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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두 줄.

이승연은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테스트하기 전에 만약 두 줄이라면, 그리고 이 며칠 그녀 자신의 반응으로 놓고 보면 99% 임신일 거로 생각했다. 만약 한 줄이 나온다면 내일 아침에 다시 테스트해 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녀는 임신한 게 틀림없었다.

그녀는 임신 테스트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본 그녀는 미간이 점점 좁혀왔다.

이혁재는 계속 아이를 원하고 있어 피임 조치를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매번 피임약을 먹었었다. 하긴 콘돔이든 피임약이든 백 퍼센트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왜 하필 그녀에게 이런 일이 닥치는 걸까?

이승연은 거울을 뚫어지게 보면서 자신의 눈과 마주쳤다. 그러다 더 거울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자신의 얼굴을 하나씩 뜯어보았다.

그녀는 그래도 하느님이 편애해 준 듯했다. 비록 서른 살이 되었지만, 성형과 시술을 하지 않아도 나이 들어 보이지 않았다. 눈가에는 나이를 상징하는 잔주름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 그녀가 평소에 엄숙하고 크게 웃지 않고 표정이 별로 없는 것과도 관련이 있었다.

그녀 나이에 아이를 갖는 것도 정상이고 그녀도 아이 낳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그저 이혁재가 그 계약서에 사인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사실 계약서에 사인하든 안 하든, 아이를 낳는 것과는 논리적인 상관관계는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그저 아이 낳는 일로 그를 협박하여 서명하게 할 생각이었다.

이승연은 휴지를 뽑아 손을 닦으면서 화장실을 나왔다. 그녀는 이제 이 아이를 남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고민이라고 했지만 사무실에서 엘리베이터까지, 엘리베이터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3분 사이에 그녀는 사실 이미 마음속으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덧이 비교적 심한 편이기에 우선 경험이 많은 산후조리사를 찾아 돌봐줄 수 있도록 하는 거였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임신이었기에 그녀의 손에 있는 사건은 임 4월까지 다 차 있었다. 내일 출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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