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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주지연, 너 바보냐?

분노, 같은 번개가 먹구름을 찢어버리듯 강렬한 같은 분노.

주지연은 마침내 참다못해 한진을 발로 걷어차서 날려버렸다.

한창 흥이 나던 한진은 주지연의 발길질에 얼떨떨 해졌다.

마치 찬물을 끼얹은 것 같이 아까의 그 열정은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대신에, 분노가 타올랐다.

"주지연, 너 미쳤어?"

한진은 눈시울이 붉어지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주지연은 더욱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다.

"한진, 이 개자식아."

잠시동안 한진은 뭐라 대꾸하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이 여자 미친 거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주지연, 너 무슨 뜻이야?"

"왜 자꾸 주가을을 불러?"

주지연은 "내가 네 여자친구인데 나한테 왜 주가을이라는 이름을 부르냐고!"라며 분노했다.

"빨리 대답해..."

주지연의 말투는 날카로웠고, 말할수록 화를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그녀는 미친 듯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한진, 날 사랑한다고 하면서 결혼까지 하자고 하더니."

"나를 주가을의 대체품으로 생각한 거지?"

"너...너 정말 짐승이야."

주지연은 말을 하면 할수록 더 흥분했고, 결국 그녀는 마치 악귀처럼 날카로운 손톱으로 자신의 팔을 긁어 핏자국을 냈다.

이걸 본 한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여자, 머리가 아픈 거야?

짝...

한진은 주지연의 따귀를 갈겼다.

주지연은 눈에 핏발이 선 채 한진을 노려보았다.

짝...

그는 따귀를 한 번 더 갈겼다.

한진의 본모습도 다 탄로났다. 그 점잖은 얼굴 뒤에 짐승 한 마리가 숨어져 있었다.

"하하하 주지연, 네 말이 맞아."

"난 그냥 널 가지고 노는 거야, 널 주가을 대신 가지고 논거야."

"네가 나랑 결혼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네가 뭔데 나 한진의 며느리가 될 거라 그래?"

주지연은 그 자리에 굳어 멍하니 서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너무 순진하다, 정말 너무 순진하다.

그녀는 뜻밖에도 자신이 명문가에게 시집가 청주의 여왕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한심해서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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