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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0화 신경 쓰이지 안는 것은 아니다

고청민은 몸을 돌리지도 않고 동문서답했다. 차분한 목소리에 조소가 섞여 있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됐는데 이런 걸 묻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어요?”

오늘 외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확실히 모르진 않는 눈치였다.

“화난 건 알겠는데요.”

심지안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중대한 사안이에요. 확실한 증거가 없을 때 할아버지께서 청민 씨를 성씨 집안에 붙들어놓는 것도 청민 씨를 보호하는 거예요.”

“증거 따위 필요 없어요. 내가 한 거니까.”

고청민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심지안과 마주 보며 한자 한자 또박또박 말했다.

“제가 김민수한테 우주 데려가라고 했어요.”

“이제 어쩔 건데요? 경찰에 신고해서 잡아갈 거예요?”

“아니면 절 성씨 가문에서 쫓아내서 아들 대신 복수할 거예요?”

심지안은 그 자리에 서서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보고 있다. 충격, 슬픔, 괴로움 등 모든 감정이 복잡하게 뒤섞여 표정 관리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비록 어리둥절한 모습이었지만 기이한 것은 심지안은 눈앞의 사람을 보면서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치 그 사람이 이럴 것이 예상안의 일인 것처럼.

이미 두 번째다. 이런 느낌은.

고청민이 한발 한발 다가오더니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가슴 깊은 곳의 아픔을 가까스로 참아내며.

“왜요, 연신 씨랑 곧 다시 합칠 것 같아 설레요?”

“청민 씨... 왜 그러는 거예요? 제가 당신과의 결혼을 번복한 것 때문에 그래요?”

“그럼요?”

고청민이 두 손으로 심지안의 어깨를 꽉 움켜쥐었다. 웃는 모습이 마치 자신을 비웃는 것 같기도, 심지안을 조롱하는 것 같기도 했다.

“저 지안 씨 곁에서 5년을 있었어요. 5년 동안 내가 줄 수 있는 것, 주어야 할 것은 다 줬어요. 별이든 달이든 지안 씨가 말만 하면 주저하지 않고 따다 주려 했어요.”

“밖에서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날 탐내하는데, 전 눈길 한번 안 주고 오로지 지안 씨 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지안 씨는 혼인날 절 난감하게 했고, 온 제경의 웃음거리가 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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