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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9화 모두 잃은 승우

시윤은 어리둥절했다.

“뭐라고?”

그제야 승우의 말을 이해한 시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이를 갈았다.

“오빠! 지금 변명거리 찾으려고 도준 씨까지 모함하는 거야? 나 이제 오빠랑 말 섞기도 싫어.”

말을 마친 시윤은 고민도 없이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승우가 다급히 가로막았다.

“윤아, 너 설마 민도준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어? 원씨 가문이 왜 하필 그때 무너졌을까? 하필 민도준이 널 붙잡으려 할 때. 그리고 원혜정이 민도준의 눈을 피해 경성에서 나와 널 순조롭게 납치하고 그런 일을 벌인 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민도준이 깨어난 시기도 그래. 어떻게 하필 너와 어머니가 편지를 발견한 다음 깨어나는데? 깨어날 때가 돼서, 더 이상 의식이 없는 척할 필요 없어서 그랬던 거 아닐까?”

이 말들을 너무 오랫동안 마음속에 억누르고 있은 탓에 승우의 목소리는 격동되어 있었다.

심지어 말을 마친 뒤 시윤의 어깨를 꽉 잡았다.

“윤아, 민도준 같은 사람은 남을 모함하면 모함했지, 원혜정 같은 사람의 꾀에 당할 리 없잖아. 게다가 하필 너까지 임신하고, 이 모든 게 이렇게 딱 맞아떨어지는데 정말 의심한 적 없어?”

승우가 아무리 말해도 시윤은 여전히 동요 없는 얼굴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말 다 했어?”

승우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밀어버린 시윤은 뒷걸음치며 그와 거리를 유지하더니 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지금 그런 추측들로 도준 씨가 처음부터 계획한 거라고 나더러 믿으라는 거야?”

승우는 고개를 마구 저으며 말을 이어갔다.

“아니. 추측이 아니야. 민도준이...”

“그만!”

시윤은 화가 나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난 적어도 오빠가 아빠의 죽음에 대해, 그 편지를 숨겼다는 사실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이라도 가질 줄 알았어. 그런데 이제 보니 내가 단단히 착각했네. 도준 씨가 날 위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내가 이 두 눈으로 직접 봤어. 그런데 오빠는? 오빠는 뭘 했는데?”

“더 이상 오빠 얼굴 보고 싶지 않으니까 나가!”

시윤이 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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