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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8화 목욕

똑똑-

갑자기 울린 노크 소리가 물에 돌을 던진 듯한 파문을 일으키며 아름다운 장면을 깨뜨렸다.

“아가씨.”

케빈이 트레이를 들고 들어와 차탁 위에 놓고는 손을 늘어뜨린 채 옆에 섰다.

시영은 잠시 서 있다가 머리를 돌려 탁자 위의 야식을 보았다.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시영은 천천히 다가가 젓가락을 집었다. 그리고 케빈의 얼굴에 있는 손자국을 보며 그를 손짓으로 불렀다.

“이리 와.”

케빈이 다가가 몸을 숙여 무릎을 꿇었다. 시영은 자신의 차가운 손으로 케빈의 얼굴에 있는 손자국을 스치며 부드럽게 말했다.

“케빈 오빠, 오빠가 날 이렇게 화나게 만들었으니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많이 아팠지? 나한테 화난 건 아니지?”

케빈은 고개를 저었다.

“아가씨께서 뭘 하셔도 괜찮습니다.”

시영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내가 뭘 해도 괜찮다고? 그럼 내가 아가씨라서 날 감히 원망하지 않는다는 거야?”

케빈은 시영이가 갑작스레 화를 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사회성이 부족하고 말주변도 없어서 말이 많아지면 더 실수할까 두려워 침묵할 뿐이었다.

시영은 케빈의 가슴을 칼로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그가 지금 기억을 잃었다는 것을 생각하며 억지로 참았다. 시영은 옆자리를 두드리며 말했다.

“오빠도 저녁도 못 먹었잖아. 앉아서 같이 먹자.”

이후 시영은 방금의 불쾌함을 잊은 듯 음식을 집어 케빈에게 먹여주기 시작했다.

케빈은 익숙하지 않아 직접 먹으려 했지만 시영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지며 말했다.

“케빈 오빠, 내가 지금 오빠를 위로해 주고 있는데 나를 거절할 거야?”

케빈은 입을 벌려 음식을 먹었다. 시영은 웃으며 그의 입을 닦아주고 국을 먹여주었다.

저녁을 먹고 케빈이 일어나서 정리하려는 순간 두 팔이 그를 감쌌다.

“나 씻고 싶어.”

며칠 동안의 치근덕거림을 거쳐 시영의 접근이 쉽게 케빈의 충동을 일으켰다. 그는 애써 욕망을 억누르며 차분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욕실에는 김이 자욱했다. 케빈은 물을 채우고 고개를 돌려 시영을 부르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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