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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9화 살아있다

시영은 자극을 받은 듯 케빈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내가 더러워서 구역질이라도 나는 거야?”

“내가 이렇게 된 건 다 너 때문이니까 넌 나를 더럽다고 생각할 자격 없어!”

“지금 이대로 가면 오늘 당장 여기서 뛰어내릴 거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케빈은 시영의 목덜미를 잡고 세게 끌어당겼다. 그리고 입을 맞추기 직전에 작은 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시영은 그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해 사과하는 것인지, 아니면 배신에 대해 사과하는 것인지 물을 틈도 없었다. 케빈의 뜨거운 몸과 시영의 뜨거운 몸이 맞닿자 시영은 드디어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바닥에서 몸을 얽혔다. 시영은 그날 처음으로 케빈의 통제 불능인 모습을 보게 되었다. 케빈은 그녀를 꼭 껴안고 마침내 그 선을 넘었다.

육체적 쾌락이 시영을 세속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같았다. 시영은 케빈의 어깨를 깨물었지만 케빈은 그녀를 더욱 강하게 안았다.

그 후, 케빈은 시영을 씻기고 깨끗한 방으로 데려갔다. 그가 일어설 때 시영은 그의 손목을 잡고 물었다.

“어디 가?”

케빈은 어둠 속에서 시영을 바라보았다.

“저는 보디가드일 뿐이니 아가씨와 함께 잘 수 없습니다.”

“허.”

시영은 비웃 듯이 말했다.

“꺼져!”

시영은 바깥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케빈이 침대에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라 그의 속죄였음을 의미했다.

케빈은 시영을 원하지 않았고 시영을 사랑하지 않았다.

문밖.

케빈은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 사실 그가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시영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다.

그날 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왜 시영이가 도망치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왜 그 생일 선물을 주지 못했는지.

케빈은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기에 변명하지 않았다.

‘아가씨, 제발 저를 미워해 주세요. 아가씨가 저를 미워하고 괴롭혀 주셔야 제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를 썩어가는 진흙으로 보고 마음껏 짓밟아도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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