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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쳇, 이럴 줄 알았더라면 처음부터 사람을 시켜 불을 지르게 하지 말고 내가 직접 남양으로 달려가서 널 죽였어야 했어!”

손성호는 이 순간 무언가를 떠올리며 섬뜩하게 말했다.

“진짜 당신이었네!”

이 말을 들은 최서준은 급격히 살기에 휩싸였다.

단지 떠본 것뿐이었다. 손항준이 수상하다고 손씨 가문 전체가 그런 건 아닐 테니까. 그런데 확인해 보니 역시나 손씨 가문 위아래가 전부 다 알고 있었다.

얼음장 같은 냉기가 이곳 전체에 퍼져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이 아닌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사람의 살기가 이토록 짙을 줄이야.

뼛속까지 사무치는 증오심이었다.

최서준의 머릿속에는 한성 보육원의 형제자매들이 떠올랐고 더 나아가 원장의 자상하고 인자한 얼굴이 떠올랐다.

이 모든 비극이 자신 때문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게 더 힘들었다.

이윽고 그는 몸을 휙 움직여 손씨 가문 사람들 곁에 나타났고 상대는 그대로 쓰러져 죽어버렸다. 또다시 휩쓸며 지나다니는 곳마다 손씨 가문 사람들이 하나둘 쓰러졌다.

“아버지, 살려주세요!”

“최서준, 난 그때 그 사건에 찬성하지 않았어!”

“네 형제들을 죽인 건 가주야!”

“나도 어렸어, 나도 어린애였다고!”

“미안해요, 최 대가.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

여기 모인 사람들은 손성운이나 손성호의 직계 후손들이었다.

최서준은 자비를 구하는 이들의 호소를 못 들은 척했다.

세상을 떠도는 사악한 악귀처럼 나타나는 곳마다 목숨을 거두어갔다.

“최서준, 죽여버릴 거야!”

손씨 가문 두 형제의 마음도 순간 분노로 가득 찼다.

두 사람은 최서준의 뒤에 따라붙었지만 그저 쫓아다닐 뿐 자신의 후손들이 연이어 학살당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절망적이야?”

손씨 가문 사람들 뒤에 최서준의 모습이 나타났다.

“화가 나?”

말하며 그는 어느새 이미 다른 곳에 나타나 있었다.

“그래, 그런 느낌이야.”

최서준의 잔영이 보일 때마다 손씨 가문 사람들의 목숨이 사라진다는 걸 의미했다.

서서히 수십 명에 달하던 손씨 가문 사람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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