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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그녀를 안은 순간.

갑자기 전연우의 코끝에 하얗고 차가운 무언가가 내려와 그의 체온에 녹아내렸다.

그가 고개를 들어보니... 언제부터인지 거위 깃털 같은 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은 땅에 떨어져 한동안 머물다가 녹았다.

장소월이 여덟 살 때 전연우는 처음으로 장씨 집안에 들어왔다.

“오빠, 봐요. 눈이 내리고 있어요!”

열한 살 장소월이 말했다.

“오빠, 밖에 나가서 눈사람 만들까요? 소월이는 오빠를 제일 좋아해요!”

열여덟 살 장소월.

“오빠, 올해도 서울에 눈이 오면 오빠한테 고백할 테니, 나랑 사귀어요!”

소월아, 네가 잘못한 게 아니야!

단지 네가 장씨 가문에서 태어났다는 게 잘못된 거야.

지금 네가 겪는 고통은 시작에 불과해...

...

장소월은 얼마나 오랫동안 어둠 속에서 정처 없이 걸었는지 모른다.

영혼이 없는 꼭두각시처럼 느껴지면서 자신의 육체가 조종당하고 있다고 느낀 그녀는 눈앞에 밝은 빛이 나타나자 그것을 향해 걸어갔다.

의식이 천천히 돌아왔다.

“습~”

침대에 누워 있던 사람은 차가운 숨을 들이마셨다.

눈앞의 회색 천장을 바라보며 낯설지만 익숙한 동백꽃의 은은한 향기를 맡았다.

장소월은 침대 왼쪽에 검은 스웨터를 입은 차분한 기질의 전연우를 보았다. 그의 얼굴은 부드러운 선이 선명했고 그의 몸에서 어두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를 보고 있으니 어떤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것은 환각일까?

그는 왜 여기 있는 걸까?

“연우 도련님, 소월 아가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멀쩡했는데 어떻게 또 다치셨어요? 어제는 분명 멀쩡했는데?”

아줌마의 목소리였다.

“일어났네요...”

아줌마는 설탕물 한 그릇을 손에 들고 다가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아가씨, 괜찮아요?”

“가만히 계세요, 연우 도련님이 상처를 처리하고 계세요.”

전연우는 마취제 없이 그녀의 상처를 꿰매고 있었다.

백윤서는 그녀가 움직일까 봐 다른 한 손을 누르고 있었다.

“오빠, 우리 그냥 소월이를 병원에 데려가요.”

장소월의 손은 주먹을 꽉 쥐었다. 너무 아파서 팔의 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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