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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고개가 돌아가고 얼굴에서 얼얼한 느낌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차량 내부에는 삭막한 정적이 잠시 감돌았다.

강이한도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두 사람의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한참이 지난 뒤, 고개를 돌린 유영은 남자를 바라보며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 그 여자 때문에 나를 친 거야?”

머리가 웅웅거리고 귀에서 이명이 들려왔다.

강이한이 불륜녀를 위해 자신에게 폭력까지 서슴지 않았다.

예전에 그에게 실망하고 슬펐던 마음뿐이었다면 이 순간에는 일말의 기대마저 사라져 버렸다.

내려놓는 건 한순간이라고 했던가.

마음이 완전히 돌아서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더 이상 강이한이라는 남자에게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강이한도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뻘겋게 부어오른 그녀의 얼굴을 향해 떨리는 손을 뻗었다.

“유영아.”

그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나한테 손대지 마!”

유영은 매몰차게 그의 손을 뿌리치고 차에서 뛰어내리려 했지만 차 문은 안에서 단단히 잠겨 있었다.

그녀는 온몸으로 차가운 기운을 내뿜으며 말했다.

“열어!”

“내 말 좀 들어봐. 우리 얘기 좀 해.”

“우리 사이에 더 얘기할 게 남았어?”

이성을 상실한 유영은 상처 입은 맹수처럼 남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세강 대표로서의 품위는 지켜. 앞으로 무슨 일이든 변호사 통해서 얘기해. 내가 그 여자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경찰에 신고해. 내가 도와줘?”

말을 마친 유영은 핸드폰을 꺼내 112 신고버튼을 눌렀다.

강이한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핸드폰을 빼앗고 통화 종료 버튼을 눌러버렸다.

“당신 미쳤어?”

그가 울부짖었다.

이 여자는 미친 게 틀림없었다.

유영은 그런 남자를 비웃듯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떳떳하다는데 당신은 뭐가 두려운 거야?”

그랬다. 왜 두려운 거지?

증거를 받았을 때 강이한은 경찰에 바로 제출하는 대신, 증거를 들이밀며 이혼은 절대 안 된다고 협박했다.

무슨 상황이 와도 가장 먼저 떠오른 반응은 절대 이혼하기 싫다는 것이었다.

반면 유영은 어땠을까?

증거 앞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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