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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넌 재능이 있으니까 강이한의 그늘을 벗어나더라도 잘살 수 있어. 여자는 남편에게만 의지하는 게 아니라 독립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해.”

“맞아.”

유영도 그 말에 공감했다.

소은지가 살아온 행보를 보면 혼자 외롭긴 해도 자유를 억압받는 적은 없었다. 유영이 그녀를 부러워하는 이유였다.

시댁과의 복잡한 관계도 신경 쓸 필요가 없었고 애는 언제 갖냐고 재촉하는 사람도 없었다.

소은지의 유일한 고민은 어떻게 하면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먼저 점하고 의뢰인의 권익을 보호하는가에 있었다.

휴가가 나면 해외로 보드 타러 가고 바닷가에 가서 자연을 감상했다.

모든 여자가 꿈꾸지만 감히 실천할 용기가 없었던 삶을 소은지는 살고 있었다.

한지음과 진영숙이 청하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걸 몰랐기에 소은지는 근처의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향했다.

그들은 들어가자마자 의사에게 가정폭력 전치 진단을 받으러 왔다고 말했고 그들을 안타깝게 생각한 의사는 신속히 상처를 확인하고 진단서를 상세하게 끊어주었다.

진단서를 건네 의사가 유영에게 말했다.

“모든 게 잘되었으면 좋겠네요. 너무 상심하지 말아요.”

“감사합니다.”

진단서를 챙긴 유영이 뒤돌아서려는데 의사가 그녀를 불러세웠다.

“어딘가 낯이 익은 것 같은데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나요?”

“자주 아픈 편은 아니라 병원에 다닌 적은 별로 없어요. 비슷하게 생긴 사람과 착각하신 것 같네요.”

유영은 대답을 던져주고 재빨리 의사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의사가 잘못 본 것은 아닐 것이다.

최근 외삼촌과의 스캔들과 한지음과의 대립에서 신문에 자주 올라왔으니 가십거리를 즐겨본 사람이라면 그녀의 사진도 봤을 것이다.

밖에서 기다리던 소은지가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떻게 됐어?”

“진단서 끊었으니까 가자.”

“이리 줘.”

소은지는 그녀의 이혼 소송 변호사로서 증거를 요구했다.

유영은 말없이 진단서를 그녀에게 건넸고 소은지는 그것을 잘 챙겨 핸드백에 넣었다.

그러는데 뒤에서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긴 어쩐 일이지?”

소리가 난 곳을 따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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