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111 - 챕터 3120
3220 챕터
3111장
설유아는 자신이 거기에 서명하면 자신의 어머니와 언니가 씻을 수 없는 죄명을 뒤집어쓸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번에 무성 영화진흥청 성원효를 만났을 때 끝까지 굴복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져야 할 강인한 기개를 보여주었다.“이것 봐. 네가 서명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 일은 이미 이렇게 흘러가게 되어 있어. 그걸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여기가 아직도 네 본거지 대구인 줄 알아?”“네가 용문의 주인이라도 되는 줄 아냐고? 황금궁 주인이야? 아니면 용 씨 가문 후계자야?”“무성 전체에 몇 사람 말고는 아무도 이 일을 막을 수 없어.”“참, 이번에 용문에 새로 부임한 집법당 당주가 있다고 들었는데 나이도 젊고 실력을 뛰어나다며? 그의 능력 정도라면 이 일을 제압할 수도 있겠지.”“그런데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너같이 하찮은 사람을 알겠느냐는 거야.”여자 조수는 무시하는 듯한 표정으로 설유아를 바라보며 얼굴 가득 빈정거리는 빛을 감추지 않았다.“설유아, 내가 너무 직설적으로 말한다고 섭섭해하지 마.”“너 같은 소위 스타들은 거물급들 눈에는 그냥 광대이자 노리개일 뿐이야.”“정말 네가 그들과 동등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성원효가 그런 조건을 제시해 널 감싸준 것만으로도 너의 체면을 충분히 세워준 거야.”“그게 네 체면이 깎이는 일이야?”“권하는 술은 마시지 않고 벌주만 벌컥벌컥 들이켜다니!”“게다가 너, 성원효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그는 무성 영화진흥청 사람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가 용문 사람이라는 거야. 용 씨 가문 외척이라고!”“그는 도끼파의 핵심 인물이야!”“도끼파를 알아?”“무성의 낮은 용문, 무성의 밤은 6대 패거리가 있어! 하지만 무성은 영원한 건 황금궁이지!”“내가 말한 도끼파는 6대 패거리 중 가장 아래를 차지해.”“하지만 가장 꼴찌라 할지라도 보통 사람들이 건드릴 수 있는 집단이 아니야.”“네가 성원효를 거절하면 그를 화나게
더 보기
3112장
”언니, 무성에는 법이라는 게 없어?”설유아가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나와 성원효가 하려던 일은 같이 공연에 참석하는 것이었어. 그뿐이었다구.”“더군다나 우리 엄마와 언니도 용천오 그놈한테 당한 거야!”“성원효가 공정한 진행을 돕지 않은 건 그렇다 쳐도 그와 잠자리를 하고 언니와 엄마가 사기를 쳤다는 데 서명하라니!”“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해? 너무 음흉하지 않아?”“언니, 내가 서명하면 우리 엄마와 언니는 평생 감옥에서 나오지 못할 거야!”최예단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유아, 아무 말도 안 해 줬다고 나중에 나 원망하지 마!”“법은 무슨 법? 뭐가 공정한 건데?”“요즘 세상에 다 자기자신을 위해 사는 거지!”“황금궁과 용 씨 집안사람들의 미움을 샀는데 살아서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해?”“순진하게 굴지 마! 지금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너 자신을 구할지 그거나 생각해!”“그냥 눈 딱 감고 서명만 하면 네 목숨은 챙길 수 있잖아?”“만약 그런 순진하고 고리타분한 생각으로 네 생각만 고수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나 원망하지 마!”“언니,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해 달라고 그 많은 돈을 들여 언니를 조수로 고용한 거 아니잖아!”설유아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난 성원효의 요구에 응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서명도 하지 않을 거야!”“그리고 내일 무성 경찰서에 가서 항의하고 언니와 엄마를 구해 낼 방법을 생각해 볼 거야!”설유아는 자신이 설은아와 최희정의 마지막 구명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절대 타협할 수가 없었다.“설유아, 왜 그렇게 어리석어?”최예단은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듣겠어?”“여기는 무성이지 대구가 아니야!”“이곳은 네가 생각하는 법이 아니라 실력과 힘으로 굴러가는 곳이야!”“대구에서야 네 입김이 먹히겠지.”“그런데 여기서는 씨알도 안 먹혀!”“도끼파, 용 씨 가문, 용문 등은 말할 것도 없어..
더 보기
3113장
”설유아, 이제 정말 다른 방법이 없어!”“빨리 성원효한테 머리 숙이고 사죄해! 얼른 서명하라구!”“그렇게만 하면 우리 모두 목숨을 지킬 수 있어!”“만약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몰라!”설유아는 횡설수설하는 최예단을 힐끔 쳐다보면서도 그녀의 말은 귀담아듣지 않고 운전기사를 바라보며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기사님, 가장 가까운 경찰서로 가 주세요.”이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네!”설유아의 말을 들은 운전기사는 쏜살같이 가속 페달을 밟아 인근 경찰서로 차를 몰았다.그러나 경찰서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 이미 도끼파 무리들의 차량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차창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며 비아냥거리고 있었다.분명히 그들은 설유아가 어디로 튈지 예상하고 퇴로를 막은 것 같았다.경찰서로 들어가자고?그럴 수가 없었다!순간 운전기사는 식은땀을 흘렸다.“아가씨, 경찰서는 못 들어가겠는데요. 도끼파가 쫙 깔렸어요!”말을 하는 동안에도 운전기사의 목덜미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그는 설유아가 많은 돈을 주었기 때문에 충성심에 가득 차 임무를 수행했다.하지만 그도 결국 무성 출신이었다.도끼파의 무자비함과 무시무시한 파워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사람이 많은 만큼 세력도 크고 파워도 어마어마했다.모든 사람들이 무공을 중시하는 무성에서 도끼파가 한 곳을 제패하고 무성 6대 파벌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그 무시무시한 칼과 총에 의지한 덕분이었다.간단히 말해서 무성에서 도끼파에 대적한다는 것은 결코 좋은 결말을 기대할 수 없다는 말과 같았다.하지만 돈을 받았으니 그 값어치는 해 주어야 한다.무협 소설을 좋아하는 운전기사는 자신이 일생일대의 전신이 아닌 것이 한스러울 따름이었다.만약 그가 소설 속 주인공처럼 무공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존재였다면 눈앞의 도끼파를 단숨에 쓸어버리고 영광을 쟁취한 뒤 미녀를 품에 안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끼익!”
더 보기
3114장
”부앙!”엔진 소리가 천둥처럼 울렸고 운전기사는 넋이 나갈 사이도 없이 설유아의 명령에 기계적으로 움직일 뿐이었다.설유아 일행의 차는 갑자기 빙 돌아서 도시 순환 고속도로를 타고 무성 국제공항 쪽으로 쏜살같이 달렸다.그러자 도요타 엘파에 탄 도끼파들이 얼떨떨해하다가 이내 반응하며 방향을 틀어 설유아의 차량을 쫓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설유아의 차량은 무성 국제공항 외곽 상업지구에 도착해 관광객들이 북적북적한 곳을 향해 돌진했다.사람들은 차량이 갑자기 들이닥치자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발걸음을 멈추었다.결국 차는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섰고 카페 앞에 멈춰 서야 했다.“설유아, 여긴 왜 온 거야?”“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여길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최예단은 설유아를 보며 한껏 비아냥거리며 말을 이었다.“고속도로를 타고 달리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아니 이런 막다른 골목으로 오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도끼파들을 우쭐하게 만들 뿐이야!”“무릎을 꿇을 거면 얼른 꿇고 잘 거면 얼른 성원효한테 가!”“무성에는 그런 선택을 하는 여자들이 너무 많아. 너뿐만이 아니라고! 다 그렇게 해! 부끄러운 일도 아니야!”최예단은 설유아를 걱정하는 척했지만 실상은 자신에게 불통이 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설유아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도요타 엘파 세 대가 몰려와 설유아의 차량을 포위했다.보닛 위에 난폭하게 그려진 새빨간 도끼를 본 행인들은 모두 순식간에 소스라치며 놀라 황급히 자리를 떴다.일부 관광객들은 영문을 모른 채 주위 사람들의 설명을 듣고는 오금을 저리며 얼른 그 자리를 떠났다.무성 같은 곳에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함부로 행동할 사람은 없었다.몇몇 공항 경비원들도 혼비백산한 채 얼른 구석으로 몸을 숨기고 아무것도 모른 척 눈을 감았다.마치 자신들은 이미 잠들어서 눈앞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전혀 보지도 알지도 못한다는 듯이.“도망을 쳐?”“좀 더 빨리 달리지 그랬어?”
더 보기
3115장
표 선생과 성원효는 도끼파의 4대 금강 중 하나였다.하지만 성원효는 어쨌든 용 씨 가문 외척이었기 때문에 용 씨 가문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얼굴을 내밀지 못하는 일도 더러 있었다.하지만 표 선생은 체면 따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래서 그는 내키는 대로 함부로 행동할 수 있었다.시가를 피우는 표 선생을 본 최예단은 발을 동동 굴렀다.“어떻게 해? 어떻게 하냐고?”“설유아! 표 선생이야!”“그의 손에 넘어가면 우린 끝장이야. 우릴 가두고 죽여 버릴 거라고!”“우린 이제 시체로 남을 거야...”최예단뿐만 아니라 다른 두 여자 조수들의 얼굴도 하얗게 질려 벌벌 떨었다.그들이 죽은 후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더럽혀질 것을 생각하니 미칠 것만 같았다.경호원 몇 명이 운전기사의 요청에 따라 험악한 표정으로 차 문을 막고 있었다.그러나 이 경호원들도 도끼파의 모습을 보자 간담이 서늘해지긴 마찬가지였다.설유아는 아무 말 없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창문 너머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페를 바라보았다.“어서 도망쳐 봐!”“계속 도망쳐 보라고!”“왜 도망 안 가?!”“이렇게 바로 꼬리를 내리면 재미없지.”표 선생은 담배 연기를 연신 내뿜으며 설유아의 차량을 가리켰다.“3초 줄 테니 알아서 기어 나와서 옷을 벗어. 그리고 내 형제들을 즐겁게 해 줘!”“그렇지 않으면 이따 우리가 험하게 놀아줄 거야! 그때 후회해도 아무 소용없어!”표 선생의 말을 들은 도끼파들은 하나같이 음흉한 미소를 흘리며 키득거렸다.그들은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왔다.순간 차 문이 발로 차이고 유리창이 깨졌다.두 여자 조수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최예단은 더 이상 방관자의 자세를 버리고 의자에 몸을 웅크리며 소리쳤다.“설유아, 너 때문에 우리 다 죽게 생겼어!”“내가 시집 못 가면 다 네 탓인 줄 알아! 이제 우린 망했어!”“아직도 안 나와?”이때
더 보기
3116장
설유아의 행동에 경호원들은 기고만장해서 으르렁대었다.차 안에 웅크리고 있던 경호원 몇 명은 이를 악물고 뛰쳐나와 설유아의 앞을 가로막았다.하지만 이런 경호원들의 동작을 보고 표 선생 일행은 냉소를 흘리며 비아냥거릴 뿐이었다.그들의 눈에는 예쁘고 귀여운 설유아도 좋았고 그녀를 막겠다고 앞장서는 경호원들 모습도 그저 늑대 앞에 선 어린 양처럼 느껴졌을 뿐이다.이들은 자신들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쉽게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도끼파들은 설유아 일행을 무시하는 듯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고 표 선생의 입에서는 자욱한 연기가 사람을 소름 끼치게 만들었다.운전기사는 더 이상 가만히 참고만 있을 수 없었다.그는 허리춤에서 총을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갔다.“표 선생, 사람 체면 좀 봐 주세요. 설유아는 어쨌든 대스타 아닙니까? 최고 스타잖아요, 그러니 이쯤에서 좀 봐 주시죠...”“퍽!”운전기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도끼파 패거리 중 한 명이 이미 손바닥을 휘둘렀다.운전기사가 발버둥치며 저항하기도 전에 손잡이가 짧은 도끼가 그의 이마에 부딪혔다.운전기사는 그 자리에서 숨이 멈춘 듯 아무 동작도 할 수 없었다.늘어서 있던 도끼파 일행들은 이 모습을 보며 모두 음흉한 미소를 흘렸고 앞으로 나아가서 운전기사를 향해 주먹과 발길질을 마구 퍼부어 대었다.순간 운전기사는 머리가 깨지고 여기저기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그만!”“그만!”설유아는 군중들을 밀어내고 운전기사를 가로막으며 소리쳤다.“정말 세상이 이렇게 무법천지란 말인가요?”표 선생은 야비한 표정으로 미소를 떠올리며 담배 연기를 깊숙이 빨아들였다가 후 하고 내뱉었다.“어이, 아가씨. 아직도 이해 못 하겠어? 응?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냐고?”“우리 도끼파한테 미움을 사는 것도 모자라 우리한테 지금 법이라도 가르치겠다는 거야?”“무성에서 우리한테 법을 확실히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이 있긴 하지. 예를 들면 6대 패거리라든가, 무성
더 보기
3117장
설유아는 이 사람들이 돈을 받고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을 탓하지 않으며 차가운 표정으로 앞으로 나가 표 선생 일행들을 노려보았다.“도끼파들 맞지?”“아주 기고만장하군!”“이제 당신들은 죽은 목숨이야!”“조금 이따 우리 형부만 오면 아무리 무릎을 꿇고 사정을 한다고 해도 절대 봐 주지 않을 거야!”설유아의 말에 최예단 일행은 깜짝 놀라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이런 상황에서 감히 설유아가 이런 말을 입에 담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놀란 것은 그들뿐만이 아니었다.표 선생은 어리둥절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그들은 설유아가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이런 절체절명의 살 떨리는 상황에서도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고 빳빳하게 고개를 세우다니!“죽고 싶어?”표 선생의 얼굴에 사악한 미소가 떠올랐다.“그럼 죽여 주지!”“그렇지만 침대에서!”“여기 말고 침대에서 죽여 준다고!”“당신도 피를 흘리며 죽고 싶진 않을 거 아니야?”“내가 곱게 곱게 죽여 준다니까!”표 선생은 말을 하면서 박수를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이 여자의 옷을 벗기고 근처 호텔을 찾아. 내가 이 여자를 죽여 줄 테니까!”“그때도 지금처럼 이렇게 빳빳하게 고개를 세우고 말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구!”한 부하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표 선생님. 성 선생님 쪽에서는 그런 분부를 내리지 않으셨...”“퍽!”표 선생은 손바닥으로 가차없이 부하의 얼굴을 후려친 후 차갑게 말했다.“난 그가 발 씻고 남은 물만 마셔야 해?”“이런 요물은 내가 먼저 가지고 놀면 안 되는 거야?”“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입 닥쳐!”“어서 빨리 움직여!”“이따가 너희들 몫도 좀 남겨둘 테니까!”이 말에 몇몇 부하들은 흥분한 얼굴로 설유아의 손발을 잡으려고 달려들었다.설유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순간 그녀는 핸드백에서 총 한 자루를 꺼냈다.이것은 그녀가 요 며칠 지니고 다니던 호신용
더 보기
3118장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두려움에 온몸을 소스라치게 떨었고 넋이 나간 듯 어안이 벙벙해 뒷걸음질쳤다.많은 사람들은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일어날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에 심장이 벌렁벌렁했다.“고원의 지세가 좋지 않아서 제대로 통제가 안 되는 모양이야. 한 명도 죽이지 못한 걸 보면.”이때 랜드크루저 조종석 문이 벌컥 열리며 조남헌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뛰어내렸다.악당의 우두머리가 죽지 않았으니 공로고 뭐고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다.자신보다 더 건방진 모습으로 날뛰는 조남헌의 모습과 거침없는 말에 표 선생은 언짢은 듯 눈썹을 치켜세웠다.표 선생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입가의 피를 쓱 닦고는 조남헌을 노려보며 말했다.“개자식! 누구야 너!”“감히 우리 도끼파를 차로 쳐!”“당신 간덩이가 부었어?”“당신한테는 법도 없어?”“넌 이제 죽었어!”“감히 무성에서 우리 도끼파한테 덤비다니!”“넌 이제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야!”표 선생은 눈앞에 있는 조남헌을 찍어 죽이지 못해 안달이었다.현대 사회는 약육강식, 힘이 지배하는 사회다.도끼 패거리들이 횡포를 부릴 수 있었던 것은 무성에서의 두텁고 든든한 배경 때문이었다.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조남헌은 딱 봐도 외지인처럼 보였다.외지인이 감히 함부로 차를 몰아 자신을 공격하다니!아무리 날고 기는 신분을 가진 사람이라도 절대 가만히 둘 수 없는 일이었다!“당신들한테 법을 말할 때는 주먹을 휘두르더니!”“주먹으로 맞서니 이번엔 법으로 말하겠다? 흥!”바로 앞에 있던 커피숍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당신들은 이 세상 모든 것들을 다 차지해야 직성이 풀리지!”“난 평생 너희 같은 놈들이 제일 싫었어! 편하게 공짜로 얻어먹으려는 놈들 말이야!”“그래서 그를 앞세워 도끼파의 사지를 부러뜨리고 죽이라고 보냈지!”익숙한 목소리에 조건반사하듯 고개를 든 설유아는 뒷짐을 지고 서 있는 하현을 보았다.“형부...”하현을 본 순간 그제야 설유아는
더 보기
3119장
설유아의 머릿속에서 무슨 생각이 오가는지 알 길이 없는 하현은 표 선생을 향해 덤덤하게 시선을 던지며 손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그러자 멀지 않은 곳에서 이 모습을 숨어서 보고 있던 최예단은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졌다.역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일어날 모양이었다.“찰칵!”하현의 동작과 함께 조남헌은 직접 차에서 긴 수렵총 한 자루를 꺼내었다.그는 사납게 웃으며 표 선생을 향해 걸어가면서 손에 들고 있던 수렵총으로 표 선생의 허벅지를 겨누었다.“탕!”조남헌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순간 표 선생은 오른손으로 다리를 감싸고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구경꾼들은 모두 아우성을 지르며 우왕좌왕 몸을 피하기 바빴다.고래 싸움에 혹여라도 새우 등 터질까 혼비백산한 모습이었다.“아.”처절한 비명이 그치지 않았고 표 선생은 혼자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덩그러니 남았다.“너...”“네놈들...”“이게 무슨 짓이야!”“네놈들 눈에는 법도 없어?”“나 표 선생이야. 도끼파의 4대 금강 중 하나인 표 선생이라고!”표 선생은 오른손이 계속 떨렸고 간신이 끌어올린 기운도 산산조각이 되어 어디론가 빠져나갔다.그는 달리고 싶었지만 엄청난 두려움이 몰려와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벌벌 떨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우리 하현 형님께서 네 사지를 부러뜨리라고 말씀하셨어!”조남헌은 득의양양한 얼굴로 표 선생에게 다가가 그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그렇지만 걱정하지는 마. 우리 형님이 특별히 죽이지는 말라고 분부하셨거든!”“팔 다리 부러뜨리는 것뿐이야. 아주 간단하게 끝날 거야. 난 경험도 많아!”표 선생은 벌벌 떨면서도 강경한 목소리로 말했다.“난 도끼파 표 선생이야. 감히 날 건드린다면 네놈은 죽은 목숨이 될 거야...”말을 하면서 표 선생은 자신도 모르게 왼손을 뒤로 뻗으며 허리춤에 있는 도끼를 잡으려고 했다.그러나 그가 움직이기도 전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왼발이 바닥에 주저
더 보기
3120장
진주희는 어디서 난 것인지 마취제 한 병을 꺼내어 얼른 표 선생의 몸에 주사했다.그런 다음 진주희는 지혈을 하기 위해 표 선생의 몸에 붕대를 감아 끊어져 가는 그의 목숨줄을 이어 붙이고 있었다.이런 일련의 동작들은 표 선생의 얼굴을 일그러지게 만들었다.그는 잠시 후 자신의 운명이 더욱 처참해질 것이라는 걸 직감했다.평생 오만방자하게 날뛰며 남자고 여자고 할 것 없이 괴롭혀 왔던 표 선생의 얼굴에는 울분과 절망이 가득했다.그는 평생 건달의 세계에 살았지만 지금 이 사람들을 만나니 자신이 지금까지 해 온 게 모두 헛된 일 같았다.과거에 그는 죽고 싶을 만큼 사람들을 괴롭혔다.괴로움에 차라리 목숨을 끊고 싶을 만큼.살지도 죽지도 못할 지경으로 사람들을 몰아세웠다.오늘 그 모든 업보가 자신에게 돌아올 줄은 정말 몰랐다.“아직 죽지 않았잖아?”조남헌이 총으로 표 선생의 이마를 툭 건드렸다.“죽지 않았으면 어서 길을 안내해.”“이제 도끼파들을 죽이러 가야지!”말을 하는 중에 용문 자제 두 명이 급히 달려와 표 선생을 들어 휠체어에 실었다.표 선생은 상대방이 휠체어까지 준비해 놓은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개자식! 네놈들 정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사람을 뭘로 보고!”“탕!”조남헌은 망설임 없이 바로 총을 쏘았다.이번에는 표 선생의 허벅지에 맞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조남헌의 시선이 자신의 남근에 향하자 표 선생은 온몸을 떨며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십여 분 후, 도요타 밴 한 대와 랜드크루저 한 대가 도끼파 패거리들의 본거지를 향해 달렸다.표 선생은 랜드크루저의 엔진 쪽에 묶여 보기에 따라서는 위풍당당하기까지 했다.밴에서 내린 최예단도 이제야 정신을 차린 듯 뭔가 반응을 하기 시작했다.마침내 하현의 신원을 알아차린 것이다.그녀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표 선생의 모습에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제부, 지금 뭘 하려는 거야?”아까 하현이
더 보기
이전
1
...
310311312313314
...
322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