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나는 재벌가 사위다: Chapter 11 - Chapter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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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혜준은 세 번이나 엎드려 사과한 후, 수치심, 분노, 모멸감 여러 감정이 뒤섞여 눈물이 차 올랐다. 그는 이제 감히 경솔한 행동을 할 수 없었다.할머니가 지금 그에게 매우 실망했음을 알고 있기에, 더는 할머니의 심기를 건드려선 안 되었다.신 회장은 혜준이 고개 숙인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귀하고 소중한 내 손주가 은시후 같은 놈한테 고개 숙이길 바란 건 아니었지만, 내기에 응한 건 혜준이었다. 게다가 나까지 끌어들여서...그녀는 매우 신실한 천주교 신자였다. 한 평생 하느님의 계명을 정금같이 지켜왔는데, 손자가 거짓말로 죄를 짓는 걸 가만 보고 있을 순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혜준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혜준아, 오늘 일을 교훈 삼아 다음부터는 100% 이길 수 있는 내기가 아니면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내기하게 되거든 가족들은 끌어들이지 말고.""저도 잘 알았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혜준은 기분이 상한 듯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는 입으로는 알겠다고 말하면서 눈으로는 시후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감히 나에게 이런 치욕을 당하게 하다니... 반드시 백배 천 배로 되갚아 주마!잠시 후 신옥희가 손뼉을 ‘탁’ 치며, "자! 유나가 큰 계약을 따냈다는데 다른 사람들은 뭐 하는 거야? 어서 프로젝트 진행 준비를 해야지! 이번 기회에 엠그란드 그룹과 더욱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해!""잠시만요, 할머님. 그 전에 유나 씨가 거래를 성사시켰으니 약속하신 대로 유나 씨를 이사직에 선임해 주셔야 하지 않나요?"신 회장의 한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분명 누가 계약을 따내든 회사 이사로 추임 하겠다고 말하긴 했지만, 손녀딸도 딱히 예쁜 구석이 없는데 유나의 남편은 매번 그녀를 짜증 나게 만들었다.만약에 유나가 회사 중책을 맡게 된 후에 통제불능이 된다면?약속을 철회하고 싶어졌다. 어떡하면 좋지? 곰곰이 생각하던 중 한 가지 묘안이 떠올랐다.잘 얘기하면 약속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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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유나는 남편의 말을 단순한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넘겼다. 그녀는 회의실 한쪽 벽면으로 걸어가서 이태리 부회장의 전화번호를 눌렀다.뚜르르르. 신호음이 울렸다.잠시 후 이태리의 밝고 상냥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이태리 부회장님. 긴히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서 연락 드렸는데... 괜찮으세요…?" 유나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네, 괜찮아요. 무슨 일이에요?"유나는 심호흡을 하고, 전화 걸기 전에 몇 번이고 연습한 문장을 읽어 내렸다. "혹시 내일 저녁에 회장님께서 시간이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저희 쪽에서 엠그란드 그룹과의 협업을 공식적으로 알리기 위해 파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부디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셨으면 합니다."얼마간 침묵이 흐른 뒤, 태리가 다시 말했다. "유나 씨, 미안하지만 이건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네요. 아니면... 제가 대신 회장님께 말씀드릴 수는 있는데, 괜찮으세요?""그래 주시면 정말 너무 감사드리죠! 바쁘신데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통화가 끝난 후, 유나는 그녀의 연락을 초조하게 기다리며 휴대폰 액정만 쳐다보고 있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시후의 휴대폰이 울렸다.무음으로 바꿔 두는 걸 깜빡했구나! 시후는 당황해선, 발신자를 확인했다. 역시나 전화한 사람은 이태리였다.그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태연한 척 전화를 받았다. "네?""안녕하십니까, 회장님. WS 그룹에서 내일 점심 파티를 열 예정이라고 하는데, 회장님께 참석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시후가 대답했다. "아,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저, 지금 들어가 봐야 해서 그럼...."그는 재빨리 전화를 끊고는 중얼거렸다. "요새 이런 스팸 전화가 너무 많이 오네.... 진짜 사람 귀찮게..."곧 그녀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여보세요, 유나 씨? 회장님께서 참석하겠다고 하시네요.""정말이요? 정말 뭐라고 감사드려야 할지.... 회장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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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유나는 회사 건물에서 나왔지만, 심장이 두근거림이 여전했다.할머니께서 내일 제 승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해 주실 거예요. 이제 당당히 고개 들고 다닐 수 있겠어요!그녀는 남편을 향해 몸을 돌려,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시후 씨, 정말 고마워요! 시후 씨의 격려가 없었다면 나설 생각조차 못 했을 거예요."시후는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채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아니에요. 그냥 다, 당연한 일이었어요.""오늘 같은 경사스러운 날, 축하해야 하지 않겠어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요~ 우리 뭘 할까요?""그러고 보니 우리 3주년 결혼기념일도 얼마 안 남았는데, 같이 축하합시다! 제가 다 준비할 테니까 유나 씨는 좀 쉬고 있어요.""에? 깜짝 이벤트라도 준비한 거예요?""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따뜻하게 웃었다. "깜짝 놀라게 해 줄게요!"그의 따스한 미소에 몸에 온기가 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알았어요, 그럼 자세한 건 안 물어볼게요.""저만 믿고 기다려 주세요!"시후는 특별한 결혼기념일을 위해 몇 가지 계획을 세워 뒀었다.그녀에게 보상해주고 싶었다. 이전의 자신은 너무 가난해서 아내를 위해 선물 하나 살 돈도 없었다. 사실 두 사람은 변변한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상태였다. 경제적 여유가 생긴 지금, 지금까지 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다 해 주고 싶었다. 아내와 헤어진 후, 시후는 홀로 청담동에 위치한 주얼리샵 '트라비체'로 발걸음을 옮겼다.트라비체는 청담동에서 제일 인기 있는 주얼리샵이었다.금, 백금,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에메랄드.... 세상 모든 종류의 보석과 액세서리가 있었다. 시후는 결혼식장을 예약하기 위해 호텔로 가기 전에, 너무 늦어버린 결혼식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아내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고 싶었다. 그가 매장으로 들어서자, 직원들은 그가 짝퉁 아디다스 운동화를 신고 있는 걸 보곤 따로 응대하러 가지 않았다.그런 매장 직원들의 태도에 괘념치 않고 그는 한참 동안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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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장
매니저도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깜짝 놀랐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영화에서나 보던 검은 양복 무리라니...!설마...! 저 사람이 부른 건 아니겠지?세 번째 차량에서 박 기사가 내려 매장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매니저는 재빨리 그를 맞이하기 위해 다가갔지만, 박 기사는 그녀를 무시하고 시후에게 다가갔다. "도련님, 여기, 말씀하신 돈 준비해왔습니다."그러곤 박 기사가 손짓을 취하자, 보디가드들이 가게 안으로 들어와 007 가방을 줄지어 바닥에 놓고 가방을 열어 보였다.가방 안에는 하나같이 현금이 가득 차 있었다. 사람들은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거ㅈ... 아니 저 남자가 한 말이 다 사실이었다니....!대체 이 남자 정체가 뭐야!이 와중에 몇몇 사람들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으려고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박 기사가 데려온 경호원들은 촬영을 못 하게 막고 즉시 사람들을 가게 밖으로 쫓아냈다. 덕분에 사람들은 시후의 뒤통수 정도밖에 찍을 수 없었다.시후는 현금을 가리키며 무례한 매니저에게 말했다. "당신이 아까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현금을 본 적 없다고 했죠? 그럼 지금 눈 똑바로 뜨고 잘 봐."눈이 동그래진 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웅얼거렸다. "네, 알겠어요. 이제 알겠으니까...."시후가 박 기사에게 말했다. "이 가게의 총책임자를 만나고 싶어."박 기사는 고개를 끄덕이곤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받자마자 그는 소리쳤다. "나, 박상철이다. 지금 트라비체에 있으니까 1분 안에 튀어 와!”소리치는 박 기사를 보고 겁에 질린 매니저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기 시작했다.이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야! 뭐야! 도대체 뭐냐고!트라비체의 사장은 한남동에서 알아주는 재력가이면서 '조직'과도 연결돼 있어서 모두가 그의 눈치를 보았다. 그런데 사장님을 저렇게 막 대하는 걸 처음 봤다.1분도 지나지 않아, 매장 뒤편 사무실에서 중년의 남성이 달려 나왔다. 그는 박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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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장
시후는 트라비체를 나선 뒤,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그가 준비 중인 결혼기념일 축하 파티에서 아내에게 깜짝 선물을 하고 싶었다.이 깜짝 선물은 다이아몬드 목걸이만 말하는 게 아니었다. 그는 아내에게 로맨틱한 결혼식을 선물해주고 싶었다.시후는 잠시 지난날을 떠올렸다. 두 사람은 유나의 할아버지 김 전 회장의 성화에 서둘러 혼인 신고를 했지만, 끝내 결혼식은 올리지 못했었다.김영식 전 회장은 결혼식을 위해 날을 잡으려 했지만, 시후와 유나가 정식으로 부부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병으로 쓰러져 입원하는 통에 결혼식은 연기되고 말았다.그리고 얼마 안 되어 김 전회장이 타계했고, 시후는 WS 그룹 일가에게 철저하게 외면 받으며 결혼 계획은 수포로 돌았다.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달라졌다. 그는 이제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부자가 되었다.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재산이 있었고, 또한 아내를 위해 결혼식을 올려야 했다. 가장 먼저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결혼식 장소는 샹그릴라 호텔의 스카이 가든이었다. 샹그릴라 호텔은 국내 최고의 호텔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샹그릴라 백화점과 연결된 호텔은 넓고 고급스럽고 화려한 인테리어를 자랑했다.스카이 가든은 호텔 최상부에 위치한 연회장이었다. 스카이 가든이란 이름대로 거대한 유리온실 안에 가득한 향기로운 꽃과 나무들이 어우러진 하늘 위의 정원이었다.그곳은 한국에서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예식장으로 손꼽혔다. 그만큼 스카이 가든에서의 결혼 예식 비용에는 적어도 수억 원이 들었다.하지만 그에게 그 정도 비용은 별거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아내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었다.그래서 결혼기념일에 스카이 가든을 예약하려고 샹그릴라 호텔에 왔다.하지만 시후는 이 호텔이 회원 전용 호텔이라는 사실을 몰랐다.식사, 숙박, 행사 등을 하려면 회원이어야 했다.게다가 멤버십 등급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완전히 달랐다.일반 회원은 로비의 레스토랑과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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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장
하연은 팔짱을 끼고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네가 역겹게 싫다고, 그래서 뭐? 이젠 남이 뭐라고 하는 것도 참지 못하겠니, 이 루저야?""졸업하고 유나랑 결혼해서 그 집 데릴사위가 된 거, 대학교 사람들 다 알고 있어! 학교 다닐 때 밥 세 끼도 못 먹고 다니던 놈이 어떻게 그런 집안에 데릴사위로 들어갔나 몰라."그에게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박상철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도련님, 샹그릴라 호텔 앤 리조트는 저희 LCS 그룹 소유입니다. 샹그릴라 서울을 포함해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지점입니다."문자를 본 시후의 눈이 동그래졌다.지금 샹그릴라가 우리 집안 소유라고?그는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허세 부리는 거 아니지?""물론 아니죠. 서울 지점 담당자는 안세진이고, 연락처는 02-755-...., 도련님께서 전화하시면, 그가 알아서 해결해 드릴 겁니다.""알았어."자기가 그렇게 조롱했는데도 시후가 핸드폰만 쳐다보고 문자를 보내자, 하연은 살짝 당황했다.이렇게 찔러 댔으니 어떤 반응이 돌아올 거라 기대했었는데, 시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시간이 지난다고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는 걸 증명했다. 대학교 다닐 때부터 그는 루저였고, 이렇게 조롱 받고도 꿈쩍도 안 하는 루저였다.그래서 그녀는 한껏 목소리를 높여 비웃었다. "은시후, 넌 그런 말 듣고도 진짜 잘도 참는구나!""아, 그건 그렇고 너랑 유나 아직도 안 했다며? 사실 유나는 재벌 회장님 세컨드이고, 넌 연막이었다 했던가? 하하하!"시후의 얼굴이 시뻘겋게 일그러졌다.날 모욕한 건 참을 수 있어도 내 아내를 모욕한 건 못 참아...!화가 난 그는 박 기사가 알려줬던 안세진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정하연을 응시하며 상대방이 전화를 받기를 기다렸다. "네 상사한테 어떻게 너같이 입이 더러운 사람이 샹그릴라에서 일할 수 있는지 물어봐야 하겠어.""뭐라고? 지금 나랑 장난해?" 하연이 미친 듯이 소리쳤다.그때 드디어 상대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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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장
하연은 서둘러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시후에게 상냥한 말투로 말했다. "샹그릴라 호텔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희 샹그릴라에 방문해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옛 대학 친구로서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안으로 들어오시죠..."그녀는 자신의 친절한 응대와 예의 바른 태도가 조금 전에 그에게 한 행동을 잊게 할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시후는 그녀가 생각한 것만큼 착한 사람은 못 되었다.안세진는 하연의 말을 듣고 되물었다. "정 매니저, 은시후 님과 대학친구인가요?""네, 네! 시후는 대학교 때 과 대표였는데, 친구였어요!""내일 회장님 사무실로 가 보세요. 샹그릴라 인사과 부장으로 승진될 겁니다."샹그릴라에서는 팀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한다는 것은 최소 3계급은 승진한다는 말이었다. 급여와 복지혜택이 10배 이상 될 뿐만 아니라, 호텔에 있는 대부분의 직원들을 그녀의 아래에 둘 수 있게 된다. 인사과 부장은 임원 중에서도 중역으로 꼽혔다.정하연은 그의 말을 듣고 기쁨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안 대표님, 제가 정하연 팀장님과 어떤 사이인지 아시나요?"라며 시후가 차갑게 말했다. 자신의 결정이 그를 불쾌하게 한 거라 추측한 안세진은 다시 말했다. "은시후 님께서 원하신다면 정 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킬 수도 있습니다!""회원증이 없어 도움을 청하기 위해 대학 친구였던 정하연 씨를 불렀더니, 이유도 없이 면전에 대고 사람한테 모욕을 주더니, 경비원들을 시켜 쫓아내려고 했었죠. 그런데 그런 사람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겠다고요? 지금 일부러 그러시는 건가요?"안세진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핏기가 가셨다.그가 잘 보이려고 한 행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정하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돌변했고, 그녀에게 고함쳤다."정 팀장, 어떻게 은시후 님에게 그런 결례를!!"깜짝 놀란 하연은 연거푸 고개 숙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안세진 대표님!""정 팀장이 뭘 잘못한 지는 알고 그러는 건가요?" 안 대표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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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장
유나 부부와 부모님이 저녁을 먹으러 신라호텔 라연에 간 사이, 혜준은 집에서 엠그란드 그룹의 공식 페이지의 글을 보고 완전히 풀이 죽어 있었다.그는 유나가 계약을 따내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1시간도 안 걸려서 3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어제 그녀를 무시하며 했던 말들이 자기에게 되돌아 오자 한대 제대로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혜준은 이 상황에 대해 불평하기 위해 전화를 했다. 그는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마자 "박주원, 이게 뭐야! 네가 김유나랑 잘 되라고 내가 널 위해서 있는 힘껏 도와줬더니, 네가 어떻게 내 뒤통수를 치고 유나가 엠그란드와 계약을 따내도록 도와줄 수가 있어?!"주원은 어이없어 하며 대꾸했다. "갑자기 전화해서 뭐라는 거야? 난 아무것도 안 했다고!""박주원, 솔직하게 말해. 너 유나랑 잤지?"혜준의 말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에는 너무 쪽팔렸다.그래서 그는 중얼거렸다. "미안해, 혜준아. 이번 일은 다음에 갚을게.""하아... 내가 그럴 줄 알았어!" 혜준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물었다. "주원아, 김유나 처녀였지, 그치? 그 등신과는 아직인 것 같던데 대박이네, 이 새끼!"박주원은 흥분과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김유나가 아직 버진이었다니!!그렇다면 더욱이 사람들에게 유나와 내가 잤다고 말하는 게 나을 것이다. 이걸 계기로 유나가 남편과 소원해질 가능성도 있다. 그는 킬킬거리며 웃으며 혜준에게 말했다. "맞아. 네 사촌은 버진이었습니다~ 너무 귀엽고 조여서 내가 어쩔 줄을 몰랐네! 하하하!""나중에 너한테 좋은 일이 있으면 내 공 잊지 마, 알았지?" 혜준의 씁쓸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울려 퍼졌다."걱정 마!" 박주원은 무심코 큰 소리쳤다.전화를 끊자마자, 주원의 아버지가 갑자기 그를 불렀다.아버지의 근심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 "주원아, 큰일이 생겼어... 엠그란드 그룹이 우리랑 진행하던 모든 프로젝트를 취소했어! 누가 엠그란드 그룹에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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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장
그럼 네가 뭐라도 된다고 생각해?"주원은 시후를 흘겨보며 차갑게 말했다. "자기 아내가 다른 사람 만나고 있는 것도 모르는 등신 새끼가. 유나 씨가 너 같은 인간이랑 사는 게 아깝다, 진짜. 그만 유나 씨를 놔주는 게 어때? 너랑 달라서 난 유나 씨가 원하는 거라면 다 해 줄 수 있어!"시후의 얼굴이 서리라도 내린 듯 싸늘하게 굳어 갔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골라. 유나 씨한테 사과하고 네가 한 말 들은 사람, 한 사람 한 사람한테 가서 취소하고 오던가, 아님 너희 회사가 망하는 걸 보던가.""하하하하! 장난해? 네가 뭔데 우리 회사를 파산시키네 마네 지껄이는 거야?"주원은 경멸에 찬 눈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크게 웃었다. 그는 시후의 말은 허세나 허풍으로 치부했다."이 새끼가 드디어 맛이 갔나... 헛소리는 딴 데 가서 해. 우리 회사 순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나 해? 네가 무슨 재간으로 우리 회사를 파산시킨다는 거야? 푸하하!"시후는 마치 얼간이라도 보는 듯 무표정으로 주원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는 휴대폰을 꺼내 들어 기사 박상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현 그룹을 파산시켜서 공중분해 되는 걸 봐야겠어. 대현 그룹 회장 일가가 빚더미에 앉게. 그래, 먼저 3분 안에 대현그룹 주식을 하한가까지 내려줘! 매일 30%씩이면... 3-4일은 걸리려나?"순자산만 수십 조인 회사를 파산시키는 것도, 고작 3분 만에 주가를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것도 불가능했다."이 미친 놈이 완전히 망상에 빠져 가지고..." 박주원도 시후를 노려보았다.그리고 싸늘한 목소리로 "연기는 그쯤 해. 나도 너한테 선택권을 줄게. 무릎 꿇고 나한테 사과하고 유나 씨랑 이혼하던가, 아님 나한테 혼이 나던가. 1분 줄 테니까 선택해."시후는 시계를 힐끗 보았다. "1분 남았어. 회사가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건가?""닥쳐! 30초 남았어! 어서 골라!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해 주겠어...!""20초!""1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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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장
주원이 자리를 떠나던 때, 혜준과 그의 여동생 혜빈, 그리고 그녀의 약혼자 현우가 함께 회장을 향해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현우 옆으로 수트를 빼 입은 젊은 남자가 걸어가고 있었다. 그 둘은 얼굴이 약간 닮아 있었다.혜준은 주원과 정면으로 마주치자 급히 그에게 다가갔다. "방금 도착해서 들었는데, 너희 회사에 무슨 일이 생겼다고 들었는데 사실이야?" "다 끝났어. 다 끝났다고..." 주원은 혼자 중얼거리며 그를 밀어냈다.혜준은 걱정스레 물었다. "박주원, 너 괜찮아? 무슨 일인 거야?"주원은 고개를 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기서 입을 잘못 놀렸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그는 혜준의 손을 뿌리치고 호텔 밖으로 뛰쳐나갔다.혜준은 달려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박주원 저 녀석이랑 보는 것도 이게 마지막일지도... 멀쩡하던 회사 주식이 갑자기 폭락하다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가면 파산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거야!"그리고 나서 혜준은 시후와 유나를 발견했을 때, 문뜩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유나야, 소개해 줄게. 여기 이 신사분은 현우의 사촌인 임하성 씨야.""하성 씨, 이쪽은 제 사촌 동생인 김유나예요."사실 하성은 줄곧 유나를 보고 있었다. 혜준이 소개를 마치자 하성은 손을 내밀고 말했다. "WS 일가 분들이 미인이란 소문은 들었지만, 이렇게 아름다우신 분이 계실 줄은 몰랐네요."시후는 짜증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미인인 아내를 가진 죄인지, 벌레가 끊임없이 꼬였고 매번 쫓아내는 것도 일이었다.시후가 앞으로 나서 하성이 내민 손을 잡아 악수를 나누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나의 남편 은시후라고 합니다.""남편...? 당신이?" 하성은 시후를 위아래로 훑어보곤 맞잡았던 손을 쓰윽 빼면서 말했다. "유나 씨같은 미인이 당신 같은 사람이랑 결혼해서 살기엔 너무 아깝네요.""하성 씨, 그거 알아요? 게다가 저 인간, 얹혀 살면서 직업도 기술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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