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남편은 억만장자: Bab 21 - Bab 30
1877 Bab
제21화
태윤은 예정이 고르는 것을 계속 쳐다보았다. 예정이 꽃집 사장과 하나에 만 원짜리 화분을 절반이나 깎으려고 했다. 사장이 예정에게 팔지 않으면 살 사람이 없는 것처럼 만드는 예정의 능력 때문에 매우 신선하게 쳐다봤다.사실 이 부잣집 도령은 물건 살 때 한 번도 가격을 본 적이 없어서 흥정도 해본 적이 없다.자기 아내가 이렇게 값을 잘 깎는 사람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꽃집 사장이 마치 살이라도 베인 듯, 아파하는 표정을 보자 태윤은 크게 웃고 싶었다.돈을 내고 난 후, 예정은 자신이 산 화분을 하나하나 태윤의 차로 옮겨 실었다.태윤은 처음에는 옆에서 보고만 있다가 나중에는 여자에게 화분을 옮기게 두고 자신은 차 옆에 서있는 모습이 보기에 안 좋은 것 같아, 예정이 화분 옮기는 것을 도와주었다. 화분을 다 차에 싣고 나니 태윤의 차는 화분으로 가득 찼다. 다행히 주인이 종이박스 같은 것을 주어 좌석 위에 깔았다. 좌석이 더럽혀질 일은 없었다. “또 뭐 살 거 있어?”태윤은 차에 타며 아내에게 물었다.“차가 이미 꽉 찼잖아요. 다른 물건은 실을 수 없으니까 오늘은 안 살래요. 살림 꾸리는게 하루 이틀 만에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시간 날 때 천천히 사서 꾸밀게요.”예정은 안전벨트를 맨 후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우리 일단 집으로 갈까요? 이따가 언니 집에 좀 다녀와야 해요.”태윤은 말없이 차를 움직였다.“태윤씨.”“응.”“주말에 할머니랑 당신 아버지, 어머니 모두 오신다고 했으니까, 우리 언니 불러도 돼요? 언니랑 형부 불러서 같이 밥 먹으면 어떨까 해서요. 언니랑 형부가 내 부모와 마찬가지인데... 우리 이제 혼인신고도 했으니, 우리 사이의 감정이 있든 없든 집안 어른들끼리 만나서 인사도 하고 그래야죠.”그래야 길에서 마주쳐도 모르고 지나갈 일은 없지않을까?예정의 고향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숙모, 삼촌 모두 계시는데, 이들은 모두 딸이라는 이유로 자매들을 싫어했다. 심지어 부모님 목숨과 바꾼 보상금의 일부도 가져갔다.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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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예정은 이런 고위급 회사원도 특권 같은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카드를 꺼내 태윤에게 건네며 말했다. “꽃 가게 사장이랑 흥정 좀 해요. 절반까지 깎으면 좋고.”태윤은 카드를 밀어내며 말했다.“나도 아직 돈 좀 있어.”예정은 그의 두 눈을 바라보았고,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예정은 언니 집에 가야 했다. 다시 한번 태윤에게 꽃을 살 때 제값 다 주고 사지 말고 깎아야 한다고 강조한 후 전동 오토바이 열쇠를 들고 황급히 나갔다.예정이 몰랐던 것은 그녀가 간 후, 태윤이 핸드폰으로 베란다 영상을 찍어 전 씨 가문 정원관리사 김 씨에게 보내주었다는 사실이다.김 씨는 바로 전화를 걸어왔다.“도련님!”“아저씨 영상 보셨죠? 이 베란다를 작은 정원처럼 만들어주세요. 화분이 얼마나 필요한지 보고 좀 저렴한 걸로 준비하고요. 꽃이 잘 피는 걸로. 꽃이 피면 좀 화려하고 큰 그런 종류로요. 발렌시아 아파트 B동 808호로 가져다주세요.”예정을 따라 꽃을 사러 갔던 태윤은 아내가 꽃송이가 아주 큰 꽃만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꽃잎이 많고 화려한 그런 종류. 꽃 잎이 단순한 건 안 좋아하는 것 같았다.“그리고, 영수증도 꼭 끊어야 해요.”“아, 알겠습니다.”“오늘 저녁이 되기 전에 끝내야 해요.”“네, 알겠습니다.”김씨아저씨는 전씨 가문의 도련님이 시키는 것이라면 다 한다.“화분을 집 베란다까지만 옮겨다 놓으면 돼요. 다른 것은 신경 쓸 필요 없고요.”어떻게 놓을지는 예정이 알아서 할 것이다. 김 씨가 다 한다고 해도 예정이 좋아할 리 없을 테니까.김 씨는 정중하게 지시에 따랐다.태윤은 얼른 전화를 끊었다.이런 사정을 잘 모르는 예정은 늘 하던 것처럼 언니와 조카의 아침을 포장했다. 기분도 들떠있어 조카에게 줄 아동용 전동 오토바이도 하나 샀다.“이모!”예정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조카 주우빈의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우빈아! 오늘 일찍 일어났네? 빨리 와서 봐봐, 이모가 너 주려고 사 온 거야.”“와! 차다!”우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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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고작 이게 얼마나 한다고 그래. 언니 나도 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고.”예정의 월급은 적진 않아서 언니를 도와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자기가 가진 모든 수입을 쏟아붓진 않을 것이다. 집도 사야 하니까!“우빈이는 아침 먹었어?”예정은 우빈이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체온은 정상이었다.분유 먹었어. 죽을 좀 끓이고 있으니까 다 되면 좀 더 먹여야지. 걱정 마. 굶게 하진 않으니까.”예진은 마음을 다해 아들을 보살폈다.“언니, 남편은 이틀 뒤면 올 수 있대. 이번 주 주말에 시부모님이 오시거든. 언니랑 형부도 그날 우리 집에 가자. 서로 인사도 하고. 언니가 형부한테 말 좀 해줘.”예진은 기뻐하며 말했다. “매부 출장 갔다가 돌아왔어?”“금요일 저녁에 집에 도착할 수 있다던데?”“그래, 그럼. 내가 형부한테 말해볼게.”여동생이 갑작스레 결혼을 해버린 이유를 예진은 사실 잘 알고 있다. 동생이 거짓말을 하고 있지만 모른척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심 여동생이 나쁜 놈에게 시집간 건 아닌가 걱정됐었다.매부의 얼굴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도 모른다. 만난 적이 없으니까.언니로써 동생 시댁 식구들을 만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예정은 언니네 집에 잠깐 머물렀다가 출근했다.예진은 동생이 간 후 아들에게 죽을 먹였다. 그 후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산책 겸 쇼핑을 할 생각이었다. 새 옷 몇 벌 사서 사돈댁을 만나는 날 입고 싶었다.평소에 예진은 집에서 아이를 돌보기 때문에 항상 편한 옷만 입었다. 옷도 전부 시장 좌판에서 샀다. 결혼하기 전에는 잘 꾸미고 다녔다. 명품 브랜드는 아니어도 최소한 시장 좌판에서 산 것보다 몇 배는 비싼 옷을 입었다.지금은 결혼도 했고, 애도 낳았고, 직장도 그만뒀고, 수입도 끊겼다. 적금 해 두었던 돈도 집 인테리어하는데 다 쏟아부었다.지금 예진은 철저히 계산해서 돈을 쓴다. 대부분 생활비에 들어가는 돈이고 자신에게 쓰는 건 아주 적다.여동생 시댁 가족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예진은 큰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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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옷 가게에서 결제한 내역 다 봤어. 너 옷 샀어? 심지어 그렇게 비싸 게 주고? 어떻게 한방에 20만 원이나 쓸 수 있어? 좀 아껴 쓸 수는 없어? 돈 버는 게 그렇게 쉬운 거 같아?”“자동차랑 집 대출급 갚아야지, 우리 부모님 생활비도 드려야지, 우빈이 분유, 기저귀도 다 사야 하지. 전부 돈이잖아! 너는 벌지도 않고 나 혼자 버는데 너는 왜 절약을 몰라? 내 상황을 이해해 줄 순 없는 거야?”예진은 하던 것을 멈추고 남편의 얘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해명했다. “예정이 남편이 금요일에 돌아온데. 그래서 주말에 가족 어른들이 모이기로 했나 봐. 만나서 같이 밥도 먹고. 나는 예정이의 유일한 가족이잖아. 한 번은 사돈 댁에 좋게 보여야 될 것 같아서. 집에 있는 옷들은 전부 몸에 맞지도 않아서 새로 살 수밖에 없었어.”“그리고 당신 꺼도 샀어. 양복 한 벌이랑 넥타이. 여보, 이번 주 주말에 우리 당신 부모님 댁 안 가도 되지?”형인은 다 듣고 난 후 혼자 중얼거렸다. “여보, 뭐라고?”“별거 아냐. 어쨋든 사돈어른들 만나야 하니까 제대로 차려입어야 하는 것 맞지만, 두벌이나 살 필요가 있어? 한 벌이면 되잖아. 그리고 말이야, 너 살이나 좀 얼른 빼. 살 빠지면 옛날에 입던 옷 다 맞을 거 아냐. 옛날 옷들도 아직 다 멀쩡한데 못 입고 버리면 얼마나 아까워.”“솔직히 생각해 봐. 하루 종일 먹고 또 먹고, 돈도 아무렇게나 쓰고, 우리 집이 돼지 키우는 곳도 아니고. 진짜 돼지면 팔아서 돈이라도 되는데, 너는 팔수도 없는 돼지인 건 알아?”주형인은 뚱뚱하게 변해버린 아내의 몸을 보고 참을 수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옛날엔 솔직히 세련되고 똑똑했다. 날씬하고 예뻤던 예진은 온대 간대 없어졌다!형인은 결혼한 지 3년 만에 아내가 저렇게 뚱뚱해질지 몰랐다. 형인의 엄마가 그에게 한 말이 맞았다. 예진이 저렇게 먹기만 하고 돈은 못 버니 패가망신할 거라고.“주 사장님.”주형인의 비서는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달달한 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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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서현주는 상사가 주는 꽃, 선물, 모두 거절하지 않고 독보적으로 상사의 총애를 누렸다. 그녀 역시 대부분은 상사가 원하는대로 다 맞춰주었다. 입에 키스하는 것까지도 괜찮았다. 그러나 최후의 방어선은 지키고 있었다. 그녀가 엄청나게 조신해서가 아니라 그녀는 형인의 애를 태우고 있는 중이다.그녀가 원하는 것은 바람피우는 애인이 아니라 주형인의 아내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주형인은 아내와 사귄 지 오래되었고, 또 대학 동창이기도 하다. 그 예진이라는 사람도 예전에 이 회사 재무 담당자였다. 그런데 서현주가 회사에 들어갔을 때 예진은 이미 사직하고 가정주부가 된 상태였다.현주는 예정을 본 적은 없지만, 회사 동료들에게 예정이 결혼 1년 후 아들 우빈이를 낳았다고 들었다. 그 후 계속 집에서 아이만 돌봤고 살이 너무 쪄서 마치 곰 같다고 했다. 현주는 사실 주형인이 자기 아내가 살이 너무 쪄서 돼지 같다고 욕하는걸 한두 번 들은 게 아니다.현주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 여잔 참 바보 같아. 아무리 결혼했다고 해도 자기 관리는 좀 해야 하는 것 아냐? 그렇게 뚱뚱해졌으니 어느 남자가 좋아하겠어?’솔직히 그녀가 주 사장과 바람난 것을 탓할 것이 아니라 예진은 자기가 몸매 관리를 실패해서 남편의 눈 밖에 난 것이다. 심지어 하루 종일 살림도 안하고 돈도 펑펑 쓰고. 예진이 돈을 적게 쓰면 주 사장이 자기에게 쓸 돈이 더 많아지겠다고 생각했다.하예진 얘기를 꺼내니 주형인은 또 흥분하며 말했다.“걘 진짜 돼지야. 걔만 보면 입맛이 사라져. 아들에게 한부모 가정 만들어주고 싶지 않아서 같이 사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벌써 이혼했지.”예정은 관리를 잘해서 예진보다 훨씬 예쁘다. 자매 둘 다 똑같이 시골 출신인데, 예정의 분위기는 예진보다 훨씬 귀티 난다.당연히, 옛날에는 예진도 꽤 괜찮았다. 지금은 살이 쪄서 변했을 뿐이다.예진은 남편이 여비서랑 바람을 피우고 있는지 모른다. 남편에게 비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고,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비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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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이때 고급 차 여러 대가 천천히 다가왔고, 그중 한대는 롤스로이스였다. 바로 태윤의 차였다. 차들은 길가에 잠시 정차했다. 태윤은 창문을 내려 얼굴에 칼자국 흉터가 있는 남자를 쳐다본 후 큰 소리로 불렀다.“동명아! 너 여기서 뭐 해?”“잠깐 물건 좀 사려고 내렸는데 누가 내 차를 긁어버렸어.”“네 차를 긁은 사람은 어디갔어?”태윤은 본능적으로 말했다. “차 긁고 간 사람 내가 찾아줘?”“아냐, 필요 없어. 이미 번호도 받았어. 수리 다 하고 나면 청구해야지. 어차피 관성에서 이 이동명의 손아귀를 벗어날 순 없으니.”이동명은 차로 돌아가 시동을 켜면서 태윤에게 말했다. “가자.”태윤은 그의 말을 듣고 더 말을 하지 않고 창문을 닫았다. 그리고 차량 수 대가 빠르게 빠져나갔다.하루가 참 빠르게 지나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저녁이 됐다.예정은 학생들이 야자시간이 시작되면 효진과 먹을 저녁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언니의 전화를 받았다.“예정아, 내가 오늘 하루 종일 생각해봤는데, 정말로 다른 방법이 없어서, 너한테 말하는 거야.”“무슨 일인데 그래?”“오전에 쇼핑하고 나오는데 우빈이 유모차 밀고 가다가 벤츠를 살짝 박았어. 그런 차는 조금만 고쳐도 비용이 엄청나게 들잖아. 그래서 계산을 해봤는데, 내 비상금을 다 털어도 모자랄 것 같더라고. 형부한테 말했다가는 진짜 끝장날 것 같아서. 그리고 내가 저지른 일은 내가 해결하라고 할 것이 뻔해. 하나도 안 도와줄 거야.” 언니의 얘기를 다 들은 예정은 마음이 급해졌다.“언니, 진정해. 일단 차 수리비가 얼만데?”“지금은 모르지. 차주가 내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더라고. 수리 다 하고 나면 청구하겠다고 그랬어.”“언니, 언니랑 우빈이가 아무 일 없으면 됐어. 차 수리비가 얼마든지 내가 내줄게, 빌려줄 수 있어. 걱정하지 마.”예진은 목이 메는 듯했다.“예정아, 언니가 정말 너한테 도움이 안 된다. 이런 일까지 너에게 부탁하니까 말이야.”“언니,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 너무 힘들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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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전에 이동명의 차를 긁은 사람이 정말로 일면식도 없는 처형이라니.“너무 늦었어요. 저 먼저 좀 들어가 쉴게요.”솔직히 언니를 위로해 주긴 했지만, 수리비가 얼마일지 추측도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예정도 계속 신경이 쓰였다.예정이 태윤에게 말하자마자 방으로 들어가 버렸으니, 태윤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베란다에 있는 화분들은 내일 예정이 일찍 일어나서 보고 알아서 정리해 놓을 것이다.그러나 태윤은 기분이 좀 이상한 것 같았다. 마치 자신이 좋은 일을 해서 예정의 칭찬을 기다리는 사람 같았기 때문이다.“태윤씨”방문이 열리고 예정이 자신의 방문 앞에 기대어 서서 물었다.“세탁기 샀어요? 얼마에요?”“두 대 샀는데 200만 원 정도 들었어.”예정은 언니 집에 있는 세탁기와 비교해보니 태윤이 산 세탁기 가격이 꽤 합리적인 것 같아 별말 하지 않았다.“예정아.”태윤은 예정이 방문을 닫으려 할 때 그녀를 불렀다.“언니일 말이야, 해결할 수 있어. 돈이 부족하면 나한테 말해. 내가 빌려줄게.”예정은 감격하여 말했다. “태윤씨, 고마워요. 차주가 차 수리하고 나서 비용이 나오면, 그때 가서 내 돈으로 충분한지 보고 부족하면 그때는 내가 언니를 대신해 당신에게 빌릴게요.”결혼한 지 며칠 안 된 서로 잘 모르는 신혼부부라서 서로가 많이 친하지도 않은데 아내의 언니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흔쾌히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니 예정은 정말로 감격스러웠다.“응, 너무 늦었으니까 좀 가서 쉬어. 너무 생각하지 말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이야.”“태윤씨도요. 늦었으니 얼른 자요. 잘 자요.”예정은 태윤에게 잘 자라고 말한 후 방으로 들어갔다.태윤은 거실에 잠깐 앉아있다가 몸을 일으켜 방으로 들어갔다.문이 닫히자 그는 핸드폰을 꺼내 이동명에게 전화했다.“동명아, 자?”이동명은 웃으며 말했다. “자기는 무슨, 나는 보통 새벽 두세 시나 되어서야 자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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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문제가 좀 있긴 해. 귀찮아서 안 들었거든. 근데 왜 갑자기 이 일을 묻는 거야?”태윤은 잠시 침묵했다 말을 꺼냈다.오전에 네 차를 긁은 그 여자 말이야. 알고 보니 우리 할머니 목숨을 구해준 은인의 친언니더라고. 부모도 없이 자매 둘이서만 의지하고 살았나 봐. 그 사고 낸 여자는 지금 가정주부라서 수입이 없는 상태고. 네 차를 긁고 나서 보상비 때문에 파산하는 거 아닌지 걱정하더라고.“……. 진짜? 네 할머니를 구해준 은인의 언니라고? 근데 어떻게 알게 된 거야?”태윤은 거짓말을 했다.“할머니가 그 생명의 은인을 좋아하거든. 그래서 자주 그 사람 찾아가서 얘기하고 그러나 봐. 저녁에 만났는데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더래. 그래서 할머니가 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그 하 씨 여자가 말해줬나 봐. ““어, 맞아! 그 여자도 하 씨라고 하더라. 내 차 부딪힌 사람 이름이 하예진이래. 그럼, 그 할머니 은인 이름은 뭐라는데?”“하예정.”“이름만 들어도 자매인 줄 알겠다. 네 할머니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라니, 네 할머니면 내 할머니와도 마찬가진데. 그럼 굳이 돈 얘긴 안 해야겠다. 그 정도는 솔직히 쳐다도 안 보는 돈이니까. 근데 내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보상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 그 여자는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할 거야.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알아?”이동명은 이씨 가문의 넷째 아들이다. 올해 35세인데 가문의 사업을 이어받진 못했지만, 자기 힘으로 이 씨 그룹을 세웠다. 계열사도 꽤 많았다. 그는 바로 틀림없는 백만장자였다.성격도 시원시원했고, 의리가 있었다. 지금보다 더 젊고 혈기 왕성할 때는 한때 조직에 몸담기도 했었다. 얼굴에 있는 칼자국도 그때 남겨진 흉터다. 흉터 없애는 성형도 귀찮아서 안 한터라 무슨 말만 해도 얼굴의 흉터 때문에 더 무섭게 보였다.“그래, 그 사람도 이번 일을 계기로 조심하게 하는 게 좋지. 돈이 많이 드는 거 아니면 얘기해 봐. 그렇게 비싸지 않으면 나는 그냥 우리 할머니 은인이니까 할머니 얼굴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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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이날 저녁 예정은 잠들지 못하고 뒤척였다. 계속 꿈도 꿨다. 다음날 일어났을 땐 기운도 없는 듯했다.예정은 여느 때처럼 전날 입었던 옷을 빨아 베란다에 널러 갔다. 그녀는 그제야 베란다에 걸린 스테인리스로 된 빨래 봉을 발견했다. 태윤이 설치해 놓은 것이다. 그렇게 큰 베란다에 다양한 꽃들도 가득 찼다. 대부분은 이미 피었거나 꽃봉오리가 올라온 상태였다. 꽃송이가 크고 심지어 화려한 그런 꽃들이었다. 잠시 이 꽃들에 예정의 모든 정신이 빼앗겼다.예정이 옷을 다 널은 후 어제 아침에 사 온 화분 받침대를 설치하고 그 위에 화분들을 올려주었다.화분들과 한창 씨름하고 있는데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고 느꼈다. 그녀는 급히 고개를 돌려 보았다. 까맣고 검은 눈동자를 한 태윤과 마주쳤다. 그의 눈빛은 날카롭고 차가웠다. 결혼한 지 며칠은 됐으니 이런 차가운 모습은 이미 적응이 된 듯했다.“태윤씨, 좋은 아침이에요.”예정은 인사하며 태윤을 칭찬했다.“태윤씨, 당신이 사 온 꽃들 다 너무 예뻐요. 일은 참 잘하네요.”태윤은 자신에게 맡겨질 일은 빈틈없이 잘 처리할 수 있다.태윤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으면, 나한테 또 얘기해.”사실 예정이 태윤에게 부탁한 일은 태윤에게는 아주 사소한 일에 불과했다. “알겠어요.”예정은 웃으면서 계속 화분을 정리했다.“근데, 어느 꽃집에서 산 거예요? 정말 잘 키워진 꽃들이에요.”태윤은 거짓말을 했다.“꽃가게가 한두 군데 아니야. 사실 그 꽃집 이름을 잊어버렸거든.”태윤이 짧게 대답 하자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가 한 일이 자기 마음에 들기만 하면 되니까.“아침 뭐 사 왔어?”태윤이 물으니까 아침거리를 깜빡한 게 생각났다. 그녀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아, 벌써 7시가 넘었네.’그녀는 몸을 일으켜 미안하다고 말했다. “태윤씨, 오늘 아침 사 오는 걸 깜빡했어요. 지금 가서 사도 늦지 않으니까 얼른 다녀올게요. 당신 먼저 씻으세요. 내려가서 얼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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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태윤씨, 저 불렀어요?”예정은 베란다에서 대답했다.태윤은 꽈배기를 씹으면서 베란다로 걸어갔다.“당신 언니 일 말이야,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그 차주가 우리 회사 VIP 고객 중 한 명이더라고. 어제 저녁 늦게 생각났어. 이 대표한테 연락했더니 수리비가 한 이백만 원쯤 나올 것 같데.”예정은 꽃들을 다듬고 있었지만, 태윤의 말에 집중했다. 태윤은 여전히 예정의 표정이 그다지 밝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어젯밤 뒤척이던 이유가 바로 언니의 수리비 때문인 것이 분명했다.예정은 고개를 돌려 태윤을 바라보았다. 태윤은 자연스럽게 꽈배기를 씹고 있었다.‘뭐야, 음식 안 가리고 다 잘 먹잖아?’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입으로는 다른 말을 꺼냈다.“당신이 어떻게 고객 차인지 알았어요?”예정의 언니조차도 그 차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고, 알고 있는 건 겨우 거친 포스가 느껴지고 얼굴에 칼자국 흉터가 있어서 보는 사람이 쉽게 놀랄 수 있다는 것이다. 아, 우빈이도 그 사람을 매우 무서워한다.“어제 늦게 이 대표가 우리 회사에 왔었어. 내가 직접 일을 처리해드렸거든. 그때 이 대표차 가 좀 긁힌 걸 보고 내가 물었지. 어떤 여자가 애가 탄 유모차로 자기 차를 쳐서 긁었다고 하더라고.”“어젯밤에 당신이 나한테 말할 때, 생각나긴 했었어. 설마 그 분차인가 싶더라고. 그래서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그 여자 이름이 예진이라던가. 어, 하예진. 처형 이름이 하예진 맞지? 이 대표가 언니한테 연락처를 달라고 그랬나 봐. 수리비 청구한다고.”예정은 화분 정리를 마치고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맞아요. 내 언니 이름이 하예진 이예요. 와, 진짜 신기하네. 근데 이 대표가 정말로 이백만 원이면 된데요?”그 정도면 언니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내가 물어봤는데, 그렇게 말하더라고.”예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다행이네요. 태윤씨. 고마워요.”자매는 큰 돈을 보상해줘야 하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 수리비가 이백만 원 정도라니, 지금 예정은 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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