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비로 환생했다니!의 모든 챕터: 챕터 151 - 챕터 160
317 챕터
151화 화내지 않기로 약속했잖아
초왕부에는 온천이 있었다. 다만 이 온천은 참으로 기이했는데 여름에는 물이 흐르지 않았고 봄, 가을, 겨울에만 물이 흘렀다.그전에는 온천에 물이 고이지 않았었다. 탕양이 이틀 전에 샘구멍에서 물이 솟기 시작하고 온천에도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고 보고했었다.전에는 원경능이 부상을 입어 우문호가 그녀를 데리고 오지 못했었다. 더욱이 이 사건 때문에 확실히 분망했었다. 오늘 이 사건이 일단락되고 두 사람이 몸에서 악취가 나니 흐르는 온천 물에 씻는 것이 가장 좋았다.온천은 바로 소월각의 뒤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샘구멍은 모두 두 개가 있었는데 거리가 매우 가까웠고 온천의 규모도 작지 않았다. 대략 방 절반만큼의 크기였다.원경능은 이 온천에게 이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귀지(鬼池)"라고 쓰여진 것을 본 원경능은 실소하였다."왜 귀지라고 하나요? 이 이름 참 분위기를 잡치네요."이 온천에 대한 기억이 조금도 없는 것을 보아 원주인도 모르는 것 같았다. 원주인은 결혼한지 한참이 되었으나 소월각에도 와보지 못했다. 그러니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이 온천 곳곳이 괴상하기 때문이지. 여름 비가 많을 때 도리어 샘구멍에서 샘이 솟지 않고, 가을과 겨울 땅이 마른 뒤에야 샘이 솟지. 그러니 귀지가 아니고 무엇이겠어?"우문호가 웃으며 말했다. 그는 시녀에게서 의복을 건네 받고는 슬쩍 문을 닫았다. 녹아와 기라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온천 곁에는 옷장 하나와 병풍이 있었는데 우문호는 깨끗한 의복을 병풍 위에 걸어놓았다. 벽에는 명주가 한 알 박혀있어 촛불이나 등롱이 없어도 조명이 충분했다.다만 빛이 밝지 않았다. 특히 온천에서 안개가 피어 오르면서 수증기에 빛이 어렸는데 더더욱 어렴풋하고 몽롱해 보였다. 매우 로맨틱하고 편안한 곳이었다.원경능은 은근슬쩍 물었다."참으로 좋은 곳이네요. 여인을 몇이나 데리고 왔었는지 모르겠네요."우문호는 그녀의 옷을 벗겼다."몇이 되는데 그대에게 자세히 들려줄까?"그는 그녀 어깨의 상처를 관찰했다. 상처가 이미 아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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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화 찻상을 입은 왕야
우문호는 손을 뻗어 그녀를 끌어올렸다. 그제야 그는 점차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화를 내는 거야? 화내지 않기로 했잖아, 거짓말쟁이야 당신."원경능은 부드럽게 그를 바라 보았다."정말 화나지 않았어요. 정말 전 화나지 않은 거예요. 빨리 씻어요, 방에서 기다릴게요."원경능은 말을 마치고는 몸을 일으켜 나갔다."다 씻었어?"우문호는 멍하니 그녀의 배시시 웃은 얼굴을 바라 보았다. 정말 화를 내지 않는 것도 같았다."다 씻었어요. 당신은 아직 머리를 감지 않았으니 빨리 씻고 오세요. 전 방에서 기다릴게요."원경능은 잠옷을 입고 허공으로 입맞춤을 보냈는데 형용할 수 없이 요염해 보였다. 우문호는 상당히 실망했다. 원래 온천에서 무언가를 하려고 했었다. 다만 방에 돌아가서 진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알겠어. 먼저 방에 가서 기다려, 내가 곧 가지." 우문호는 온천에 들어가 두 손으로 힘껏 머리를 비볐다. 원경능은 이미 몸을 돌려 깨끗한 옷과 더럽혀진 옷을 모두 가지고 나갔다. 귀지 밖에 나온 원경능은 기라와 녹아아게 말했다."왕야께서는 오늘 봉의각에서 묵지 않으시겠단다. 너희 둘은 모두 봉의각에서 시중을 들거라. 며칠 동안 비웠으니 침상을 다시 정돈해야 한다.""네, 왕비!"기라와 녹아는 원경능을 의심하지 않고 따라갔다. 원경능은 이들 바득바득 갈았다. 화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차피 지나간 일이었고 우문호가 예전에 저명취를 좋아한 일도 이미 개의치 않았다. 그러니 확실히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다만 화가 가슴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우문호의 말에 너무 감정이입이 되었다. 침실 안 침상 위에 얼굴과 몸매가 어여쁘고 기술이 뛰어난 교인궁녀가 있고 밖에 가르치는 어멈까지 있다니...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봉의각으로 돌아온 원경능은 즉각 녹아와 기라에게 분부하였다."봉의각의 문을 모두 닫아걸거라. 만일 왕야께서 온다면 내가 불편하여 오늘밤은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전하거라!"녹아와 기라는 서로를 바라 보았다. 그녀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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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화 그것 참 우습군
우문호가 노하였다."그래 오늘밤 낭패를 본 것이 결국 본왕의 잘못이란 말이냐?""왕야께서는 당연히 잘못하지 않으셨습니다."탕양은 헛소리를 하는 최고 경지를 발휘하였다."다만 왕비께서도 잘못하지 않으셨습니다. 잘못한 것은 이 일 자체입니다. 이 일은 꺼내지 말았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만일 왕비께서 왕야의 예전 여인들에 대해 조금도 개의치 않으시다면, 왕야께서는 기쁘게 느껴지십니까?"우문호는 잠시 생각하였다."기쁘지는 않아. 다만 오늘밤처럼 비참하지는 않을 거지.""비참한 것은 한 순간입니다. 이로 보아 왕비께서는 정말 왕야를 중히 여기시고, 마음 속에 왕야를 품고 있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소인은 왕야께서 착실히 왕비에게 사죄 하러 가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우문호는 눈을 부릅떴다."사죄를 해야 한다고? 아까만 하여도 본왕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느냐?""이것은 잘잘못과 무관한 일입니다. 부부 사이에 어디 잘잘못이 있습니까? 그저 달래고 보듬어주면서 지내는 겁니다."탕양은 계속 권고하였다. 초왕부가 안온한 생활을 한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 두 사람이 틀어지면 안되었다. 우문호는 완전히 탕양의 구슬림을 당해, 그러한 사고로 생각을 하였다."너의 말이 맞아. 왕비가 본왕을 마음에 품고 있으니 이렇게 하는 것이야. 만일 듣고 반응이 없었다면 본왕이 도리어 걱정해야 하는 것이지.""어찌 그렇지 않겠습니까?"탕양이 권고하였다."왕야, 빨리 봉의각으로 가 잘 달래십시오. 여인들은 잘 달래면 곧 괜찮아집니다."우문호는 몸을 일으켰다."넌 여기에 남거라. 본왕 절로 가면 되느니라."절대 자신이 여인에게 머리를 숙이는 모습을 탕양에게 보여줄 수 없었다. 체면이 깎이는 일이었다. 탕양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소인이 하인더러 국을 올리라고 하겠습니다. 왕비와 왕야께서 함께 마시십시오."우문호가 씩씩하게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탕양은 회랑에 서서 미소를 지었다. 이것 보라지, 생활은 여전히 아름다울 수 있다고.차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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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화 사건 해결
기왕비는 확실히 폐병에 걸렸다. 태의의 확진을 받은 것이었다. 기왕은 거금을 들여 태의더러 비밀로 붙이라고 하였다. 다만 전에 진찰한 의원이 있는지라 이 소식은 새어나갔다.기왕비는 회왕부에서 원경능에게 까밝혀진 다음날부터 기침을 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고뿔이 걸린 줄 알고 의원더러 약을 짓게 하였다. 다만 약을 마실수록 기침이 더 심해졌다.병세는 매우 급박하게 악화되었다. 병에 걸린 지 다섯째 날이 되던 날 기왕비는 고열이 나기 시작하였고 기침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한밤중에 어의를 모셨던 것이었다. 폐병에 걸렸다는 것은 죽음의 그늘이 드리워졌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다만 기왕비는 절박하지 않았다. 원경능이 회왕의 병을 고쳤으니 꼭 자신을 완치시킬 수 있는 의원이 있을 것이었다. 원경능의 의술이 천하에서 제일 일리가 없었다. 그러나 기왕비가 몰랐던 것이 있었다. 원경능은 의술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약이 있었기에 치료할 수 있었다. 어떠한 폐병은 몇 년 동안 끌 수 있었으나 급병이 난다면 갑작스럽게 악화될 수도 있었다. 기왕비는 급병이 나는 류형에 속하였다. 어의가 짓은 약은 잠시 병세를 억제할 수는 있었으나 완치할 수는 없었다. 기왕은 비록 기왕비의 병세 때문에 골머리를 알았으나 기분은 좋았다.오늘은 여섯 번째 날이었다. 사건 해결 제한 날은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기왕비는 병 때문에 비실비실하였으나 의연히 현모양처의 모습으로 기왕을 위해 계책을 내놓았다.홍수(红袖)가 기왕비를 부축하여 일으키자 기왕은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당신은 그냥 누워있어.""괜찮아요!"기왕비는 눈이 푹 파였는데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시녀가 두꺼운 면포로 만든 것이었는데 그녀가 쓴다면 기왕은 쓸 필요가 없었다. 좌우를 물린 기왕비는 기왕을 보면서 말했다."현재 사건이 최후의 시한 일에 진입하였습니다. 초왕이 죄를 입고 파면 당하기만 기다리면 됩니다. 왕야께서는 스스로 자신이 삼일 내에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십시오. 그때가 되면 부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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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화 본왕이 죄를 묻겠다
우문호는 사건을 해결한 경과를 말해주었다. 다만 원경능이 부검을 하였다는 것과 누군가가 주지의 행방을 몰래 알려주었다는 사실을 숨겼다. 원경능의 공로를 박탈하려는 것이 아니라, 기왕이 있는지라 원경능이 이 일과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또한 누군가가 밀고를 한 일은 그가 더 조사해보아야 했다. 먼저 부황에게 알리지 않았다. 기왕은 범인이 주지라는 것을 듣고 이미 표정이 굳어졌다.명원제가 우문호를 대대적으로 찬사하자 기왕은 질투에 마음이 시큰거렸지만, 표면상으로는 매우 위안을 얻은 듯이 그를 찬양하였다. 기왕은 명원제가 서예 연습 하는 것을 볼 기분이 아니었다. 그는 펄펄 뛰면서 출궁하고는 곧장 기왕비의 방으로 갔다. 기왕비는 금방 약을 마시고 침상에 누워있었다. 기왕이 노기등등하게 들어오자 이렇게 물었다."왕야, 무슨 일입니까?"기왕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우문호가 사건을 해결하고 주지가 잡혔다는 것을 그대는 아는가?"기왕비는 깜짝 놀라며 몸을 일으키고는 공포에 질려 말했다."그럴 리가 없습니다!""본왕도 원래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였다."기왕은 싸늘한 눈빛으로 천천히 다가갔다."다만 본왕은 우문호가 경과를 보고하는 것을 들었어. 교외의 한 낡은 절간에서 주지를 잡았다고 하였다. 주지도 살인을 한 일에 대해 모두 인정하였어."기왕비는 그의 섬뜩한 표정을 바라 보았다."왕야, 왜 그렇게 저를 바라 보십니까?"기왕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왕비, 주지는 왜 성밖 낡은 절간으로 갔지?"기왕비는 멍해졌다."저도 모릅니다. 병에 걸린 며칠 동안 그를 부른 적이 없었습니다."그녀의 얼굴도 천천히 싸늘해졌다. 그러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알겠습니다. 왕야께서는 저를 의심하는 것이군요. 제가 왕야를 위해 이 일을 계획하고 또 이 공로를 우문호에게 넘겼다고 생각하십니까?"기왕은 그녀를 한참 동안이나 뚫어지게 바라본 뒤에야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왕비는 당연히 그러지 않을 것이지."기왕비의 눈은 공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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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화 원인
우문호는 머리를 부여잡고 최대한 정신을 가다듬으려고 하였다. 그는 나른한 손을 휘휘 저으며 중얼거렸다."무관한 사람은 모두 나가!"기씨 어멈과 기라는 재빨리 밖으로 나가면서 문을 닫았다. 우문호는 원경능을 바라 보았는데 표정이 조금 격동되었다."그대는....그대는 화를 내서 안돼."원경능이 말했다."화내지 않았어요.""거짓말!"우문호는 어젯밤 겪은 일을 떠올렸다. 화나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지!"당신 취했네요!"우문호는 탁자를 내리쳤다."본왕은 취하지 않았어."원경능은 그의 빨개진 손바닥을 바라 보았다."됐어요. 화내지 않을 게요.""그대는 무조건 화내고 있어. 본왕은 그대를 믿지 않아."우문호는 술기운을 빌어 원경능을 원망하며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그대가 계속 물은 것이야. 본왕이 없다고 하였는데도 계속 물었잖아.""네, 제가 잘못했어요. 묻지 말아야 했어요."원경능은 그와 따지기 싫었다. 이틀 동안 그녀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우문호는 계속 종알거리기 시작했다."물을 수는 있으나 계속 물으면 안돼. 본왕이 없다고 하는데 그대는 믿지 않고 계속 물었잖아."원경능도 참을 수 없었다."제가 계속 묻지 않았다면 왕야도 말하지 않았을 것이 아닌가요?""본왕이 없다고 했잖아!"우문호의 눈에 원망의 빛이 어렸다. 아, 고집을 피우고 있는 것이었다."사실 당신은 있었잖아요!"우문호가 버럭 화를 냈다."없어. 그대가 본왕을 비웃으니 있다고 했지."원경능은 잠시 멍해졌다."무슨 뜻이에요? 제가 비웃으니 있다고 했다고요? 제가 비웃지 않으면 없는 건가요?""없어!"우문호는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 눈빛에는 여전히 원망이 어려있었다."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게요."원경능은 그를 바라 보았다. 우문호는 목을 움츠렸다. 비록 취했지만 그래도 얼굴을 뜨거워졌다."하여튼 없다니깐."원경능은 어깨를 으쓱했다."네, 없다는 걸 믿을 게요.""당신은 날 믿지 않아!"그에게서 술 냄새가 풍겼다. 우문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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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화 또 하사를 받다
원경능이 물었다."그렇다면 모비께서는 태의나 의원을 찾아 치료한 적이 있었나요?""찾았어. 그러나 내가 협력하지 않으니 모비께서 계속 화를 내셨어."우문호가 말했다. 우문호는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원래 화내지 않았어요. 어젯밤부터 화내지 않겠다고 했었잖아요."원경능은 그의 몸에서 내려오며 생글생글 웃었다. 우문호는 그녀를 몸 아래 깔았다."거짓말, 다시 여인을 믿지 않겠어."역시 탕양의 말이 맞았다. 여인에 대해서는 진실을 반만 말해야 했다. 사실의 경과가 완전히 그랬던 것도 아니었다. 그 해에 원래 궁녀 두 명을 데리고 왔다. 우문호는 한 궁녀를 골랐으나 모비는 그 궁녀가 좋지 않다면서 다른 궁녀로 바꾸었다.그때 마침 자신의 주견이 생기고 인격이 형성되던 시기라 자신의 말대로 하기를 원했다. 모비의 독단적인 행동에 불만을 품었고 잠재의식으로 인해 반항하게 되었다.그는 모비에게 반항하기 위하여 그 궁녀에게 손대지 않았다. 당연히 그 궁녀가 너무 못생긴 것도 사실이었다. 과연 모비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 후 몇 년 동안 우문호는 치료를 거절했다. 일단 치료를 진행한다면 모비에게 들킬 것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의적으로 모비를 속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안되었다. 그리하여 여태껏 그의 곁에는 통방이나 첩실이 없었다.공주부의 사건이 발생한 뒤, 모비는 바로 자신이 억울함을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모비는 시종일관 그가 여인에게 흥미를 가지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우문호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원경능은 단번에 몰입된 상태에서 정신을 차렸다. 자신의 몸 위에서 괴상한 웃음을 짓는 남자를 바라 보았다. "왜 바보처럼 웃어요?""아무것도 아니야."우문호는 웃음을 거두고는 열심히 밤일을 하였다. 원경능은 우문호의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았다. 또 우문호가 말했던 과거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다만 따져볼 필요가 없었다. 원경능도 총명해졌는지라 예전의 일을 묻지 않았다. 모두 지나간 일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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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화 아이를 낳는 일
상공공이 웃으며 말했다."왕비, 빨리 가지고 가십시오. 이 비취는 매우 귀중한 것이라 평소에 얻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소요후가 이틀 전에 입궁하여 태상황께 드린 겁니다. 태상황은 비취를 매우 좋아하셨지만 남기지 않으셨습니다."원경능은 감동되기 그지 없었다. 사양하려고 하는데 태상황이 소리를 버럭 질렀다."도대체 가질 것이냐, 가지지 않을 것이냐? 가지지 않을 것이면 썩 꺼지거라!"원경능은 얼른 상자를 빼앗고는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네, 손주 며느리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참으로 늙은이들의 관심은 사양할 수 없었다. 원경능은 상자를 들고 건곤전을 떠나 명원제를 보러 갔다. 명원제는 그녀의 상자를 흘깃 몇 번 보고는 무심하게 물었다. "이것은 소요후가 태상황께 올린 비취가 아니더냐? 왜? 너에게 모두 하사하였느냐?""네."원경능은 명원제를 흘끔 보고는 재빨리 상자를 올렸다."부황도 좋아하십니까? 그렇다면 제가 태상황 것으로 인심을 써써 부황께 올리겠습니다."명원제는 손을 절레절레 저었다."태상황께서 너에게 준 물건이니 잘 간직하거라. 짐은 돌덩이에 관심이 없다. 다만 태상황께서 너를 매우 아끼시는 것 같구나."태상황은 비취를 가장 좋아했다. 이 비취들은 그도 한번 보았었는데 태상황은 재빨리 상공공더러 숨기라고 하였다. 그런데 모두 원경능에게 하사하였다니? 보아하니 태상황이 원경능에 대한 총애는 일반적인 것이 아니었다.'태상황의 뜻은....'원경능은 명원제가 홀로 사색에 잠겨있자 뻘쭘하게 손을 내렸다. 명원제는 정신을 가다듬고 말했다."여섯째의 병세는 어떠하느냐? 네가 좀 말해보거라."원경능은 치료와 진전에 대해 말하였다. 명원제는 비록 사람을 보내 병세를 계속 알아보고 있었으나, 원경능이 직접 말하자 더더욱 안심이 되었다."그 말인즉, 짐도 그를 보러 갈 수 있다는 것이냐?""네, 현재 회왕의 병은 기본상 전염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부황께서 가보셔도 됩니다."원경능이 말했다. 명원제는 그녀더러 앉으라고 명하였다. 자신도 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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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화 거리를 거닐다
우문호는 원경능이 멍 때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녀를 덮쳤다."이는 당신이 좌우지 할 수 없는 문제야. 이건 우리와 아이의 인연이니깐."그리고는 휘장을 닫았고 소매를 흔들어 촛불을 껐다. "오늘 휴식하면 안돼요?"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원경능이 사정하는 목소리가 들렸다."이년 뒤에 휴식하라고."우문호는 입술로 그녀의 입을 막고 더 이상 말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 방에 야릇한 분위기가 넘쳐흘렀다!다음날 아침 손왕부부가 초왕부에 왔다. 우문호는 공무를 마치고 곧 돌아왔다. 그는 손왕과 응접실에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원경능은 손왕비와 함께 정원에서 산책을 하였다. 손왕비는 수심에 찬 모습이었다."둘째 동서, 무슨 일이 있어요?"원경능이 물었다. 그리고는 허리가 시큰거리고 아파 등을 두드렸다."아무 일도 아니에요."손왕비는 담담하게 답하고 그녀를 흘끔 보았다."허리가 아픈가요? 왜 자꾸 두드려요?""아무 일도 아니에요!"원경능은 손을 내리며 손왕비처럼 담담하게 말했다. 손왕비는 웃음을 터뜨렸다."됐어요. 누가 경험해본 적이 없어요?"원경능은 조금 부끄러웠다."둘째 동서가 달리 생각했네요. 전 그저 피곤할 뿐이에요.""알겠어요."손왕비는 이렇게 말하며 앞에 있는 돌 의자를 가리켰다."잠시 앉을래요? 걷고 싶지 않아요. 걷지 못하겠네요."원경능은 그녀와 함께 돌 의자로 가서 앉았다. 손왕비가 갑자기 원경능에게 물었다."듣자 하니 전에 다섯째가 저명양을 들이지 못하게 하셨다고요?"너무도 억울했다."네, 제가 들이지 못하게 했어요."손왕비는 놀라운 듯 그녀를 바라 보았다."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어요?"원경능은 손왕비도 손왕을 위해 측실과 첩을 찾는다는 일을 기억해내고 말했다."저도 어쩔 수 없어요. 누가 다른 여인과 함께 낭군을 나누길 좋아하겠어요?""모두 그렇게 하잖아요!"손왕비가 중얼거렸다."그러나 저는 원하지 않아요."손왕비는 그녀를 바라 보았다."당신이 원하지 않는 게 무슨 쓸모가 있나요? 당신이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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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화 널 때려죽일 것이야
원경능은 우문호의 얼굴에 불안한 기색이 어린 것을 보고 물었다."왜 그래요?"우문호는 가볍게 숨을 내쉬고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무기력하다고 생각되어서 그래."그는 황실의 일원으로써 백성들의 생존환경을 개선하려고 힘 쓸 수 있었다. 다만 우문호의 힘은 너무도 약했다. 원경능은 그의 마음을 깨닫고 더더욱 이 남자가 참으로 진실되고 사랑스럽다고 여겨졌다.앞으로 가려면 억지로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끝은 의관이었는데 문 어구에는 기다란 줄이 서있었다. 어떠한 환자들은 바로 바닥에 누워있었는데 옷은 더럽고 남루했으며 파리가 꼬였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요? 다른 의관에 가면 안되나요?"원경능이 물었다. 서일은 웃음을 터뜨렸다."왕비, 이 사람들은 다른 의관을 갈 돈이 없습니다.""갈 돈이 없다고? 그렇다면 정부에서... 조정에서 다른 의관을 설치하였느냐?""혜민서의(惠民署医)라고 있어."우문호가 답하였다. 원경능이 물었다."그러면 혜민서의도 비싸나요?""경중에는 혜민서의가 두 집밖에 없어. 만일 줄을 서서 병을 보려면 적어도 삼 개월, 다섯 개월은 기다려야 해. 만일 오래 기다린다면 일년 동안 기다릴 수도 있고."원경능은 깜짝 놀랐다."혜민의서가 두 곳밖에 없다고요? 경도가 이렇게 큰데 어떻게 환자들을 감당하나요?""경중 각처마다 모두 의관이 있어. 다만 보통사람들은 다닐 수 없어."우문호는 우울하게 답했다. 원경능은 멍해졌다."그건 도대체 무슨 원인이죠? 조정에서는 왜 혜민의서를 몇 집 더 만들지 않나요?""의원이 없어."우문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인파를 비집으며 나갔다. 그리고는 천천히 설명하였다."의술을 배우고 스승을 떠난 의원들은 모두 절로 의관을 열려고 하지 어찌 혜민의서에 오기를 원하겠어? 월급이 관아의 포졸과 비슷한데 몇 년 동안 의술을 배운 이라면 자연히 그렇게 살기를 원하지 않을 터이지.""그렇다면 만일 중병에 걸린 환자가 기다리지 못한다면, 혹 돈이 없어 의관에 가지 못한다면 어떡하나요?"서일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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