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1 - 챕터 130
382 챕터
제 121화
“세계 갑부에 군부와 정계의 수뇌라고요?”눈이 튀어나올 듯 깜짝 놀란 조명주는 하마터면 길 한복판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을 번 했다.“제 말 믿어요?”임유환이 싱글벙글 웃으며 물었다.“믿긴 개뿔! 당신이 세계 갑부에 군부, 정계의 수뇌라면 전 세계 5위 안에 드는 고수겠네요! 당신 하나 없애는 건 일도 아니고요!”조명주는 임유환을 향해 눈을 흘겼다.그녀는 이런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이 사람은 입만 열면 거짓말이야!임유환은 이런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다. 방금 망설였던 이유이기도 했다.“그러니까, 국가급 특수 요원이라서 너무 많은 걸 털어놓을 수 없다는 거네요?”이때, 조명주가 갑자기 진지하게 물었다.임유환의 실력이나 그가 정체를 일부러 감추는 걸로 미루어 보아 특수 요원이라는 신분이 가장 유력했다.“특수 요원?”임유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아니에요?”조명주도 덩달아 눈썹을 치켜뜨면서 임유환을 흘깃 쳐다봤다. “설마 진짜 밀입국한 거예요?”그녀는 갑자기 경계하는 듯했다.“밀입국이요?”임유환은 멈칫했다가 어이가 없어서 실소를 터뜨렸다. “맞아요. 요원이에요. MSS 소속 특수 요원 003입니다.”뭘 말해도 조명주가 믿질 않으니 아예 아무 말이나 지껄였다.“하,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조명주는 뿌듯해하면서 턱을 치켜들었다.역시나 임유환이 특수 요원일 줄 알았다.“엥......”임유환은 어이가 없었다.솔직하게 말할 때는 들은 척도 하지 않다가 이런 헛소리는 또 믿네?뭔 003, MSS야, 정보사령부에 이런 코드네임이 어디 있다고......“무슨 표정이에요?”임유환의 얼굴을 본 조명주가 불쾌해했다. 왜 이렇게 약 오르지?“아니, 그냥. 조 중령님이 엄청 대단하신 것 같아서요. 제 정체를 단번에 알아채시고.”임유환이 칭찬했다.“당연할 소릴!”조명주가 흐뭇해하면서 대답했다.임유환은 속으로 살짝 웃었다. 이 조 중령도 성격이 좀 불같아서 그렇지 그다지 똑똑한 사람은 아니네.“아 참, 조 중령님. 서인아를 습격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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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2화
흰 BMW 차량이었다.따라온 지는 꽤나 된 것 같았다.조명주의 표정이 살짝 심각해졌다. “우리 뒤를 밟는 사람이 있어요.”“우릴요?”임유환이 흠칫 놀랐다.왜 살기를 전혀 느끼지 못했지?“뒤에 저 흰 차 보여요? 오는 길 내내 따라왔는데.”조명주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임유환은 그제야 백미러를 들여다봤다. 확실히 흰 차가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서린이?”임유환의 눈빛이 반짝였다.누가 봐도 윤서린의 차 BMW 320i이잖아.“서린?”조명주가 멈칫했다가 말했다. “당신 여자친구요?”“음...... 아직 여자친구는 아니에요.”임유환이 잠깐 머뭇거렸다.“ ‘아직’ 이요?”조명주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이렇게 오래 따라온 걸 보면 그쪽이 많이 걱정됐나 봐요?”“중령님이 직접 오셔서 데려갔는데 누구라도 걱정되지 않을까요?”임유환이 눈썹을 올리면서 말했다.“하긴, 그렇긴 해요.”조명주가 중얼거리면서 임유환의 말에 동의했다.“그래서 말인데요, 조 중령님. 여기서 그만 내려주시죠. 궁금하신 거 다 대답해드린 것 같은데.”임유환은 윤서린을 더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알았어요. 다음에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할 테니까 번호 줘요.”조명주도 그렇게 억지스러운 사람이 아니었다.“010XXXXXXXX”임유환은 조명주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하여 번호를 알려줬다.조명주는 연락처를 저장하고 길가에 차를 세웠다.흰 차도 따라서 섰다.임유환은 차에서 내려 운전석에 있는 윤서린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서린아.”“유환 씨!”윤서린도 곧바로 차에서 내려 임유환을 다정하게 쳐다봤다. “괜찮은 거예요?”“괜찮아.”임유환이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이때 조명주도 운전석에서 내려 윤서린에게 인사를 건넸다.“서린 씨,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조 중령님.”윤서린이 깍듯하게 대답했다. “유환 씨 이제 돌아가도 되는 거예요?”“네, 서린 씨. 그냥 제가 물어볼 게 좀 있어서 찾았을 뿐이에요. 사고 안 쳤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조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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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3화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서인아의 마음이 무거웠다.“아가씨, 방금 하백 집사님이 조 중령님과 연락했는데 임유환의 일이 잘 해결되었다 합니다. 임유환은 이미 집으로 돌아갔대요.”이때, 수미가 룸으로 들어와 보고했다.“그래, 알겠어.”서인아의 말투에 피곤함이 묻어있었다.“아가씨, 왜 그러세요?”수미는 서인아의 컨디션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평소의 아가씨라면 이 소식을 듣고 엄청 기뻐했어야 했다.“며칠 후에 우빈 씨가 S시로 오겠다네.”서인아가 이유를 말했다.딱히 숨길 필요가 없는 사실이기도 했고.“우빈 도련님?”수미의 눈빛이 흔들렸다. “도련님이 전장에서 돌아오신대요?”“응.”서인아가 머리를 끄덕였다.“좋은 소식 아닌가요, 아가씨?”수미는 이 말에 기분이 좋았다.“난 아직, 그 사람 별로 보고 싶지 않아.”서인아에 말투에 서먹함과 냉담함이 묻어났다.“그래도 아가씨 약혼자 시잖아요. 그리고 그분 마음도 다 아시면서...... 이번에도 아가씨 보고 싶으셔서 급하게 오시나 봐요.”수미는 정우빈을 편을 들었다.그녀는 우빈 도련님 같은 사람이야말로 아가씨에게 걸맞은 남자라고 생각했다.임유환 그 겁쟁이 같은 놈이 대체 어디가 좋다고 아가씨는 연경에서부터 여기까지 오셨는지.게다가 그 자식은 반기지도 않고!우빈 도련님이 이 일을 아신다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정우빈은 본인의 능력이 출중할 뿐만 아니라 집안 대대로 군인이었다.그의 할아버지는 연경 작전 지역의 부사령관이었고,본인은 현재 연경 작전 지역의 대장이었다!연경에서도 아주 대단한 가문이었다.서인아의 아버지인 서강인이 이 혼약을 맺은 원인이기도 했다. 두 집안이 혼인 관계를 맺는다면 S그룹은 연경에서의 입지를 100년은 더 탄탄히 할 수 있었다.해서, 서인아가 이 관계를 깨버린다면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만약 정 씨 집안의 눈에 나기라도 한다면 아무리 큰 S그룹이라 해도 아마......“우빈 씨가 훌륭한 분이란 거 알아. 또 나를 많이 아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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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4화
어둠이 깃들었다.하지만 서인아의 기분은 여전히 나아지질 않았다.이를 눈치챈 수미가 서인아를 살폈다. “아가씨, 우빈 도련님이 S시에 오시는 것 때문에 그러세요?”“응.”서인아가 머리를 살짝 끄덕였다.“그러면 예정보다 일찍 돌아가실 건가요?”수미가 물었다.그녀는 아가씨의 수행비서로서 당연히 아가씨가 행복하길 바랐다.그리고 무엇보다 우빈 도련님과 행복하길 바랐다.주제도 모르는 임유환보다는 도련님이 백배 더 낫지.임유환이라는 인간과 비교하는 자체가 누가 될 만큼 훌륭한 사람이었다.“일단 상황 보고. 최대한 끌어봐야지.”서인아가 답했다.그녀는 연경으로 일찍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이번이 임유환과의 마지막 만남이 될 테니까.보름 뒤면 그녀는 정우빈과 결혼해야 한다.그렇게 되면 아마 평생 연경을 뜨지 못할 것이다.임유환이 그렇게 귀찮은 티를 내도 그녀가 여전히 S시에 머무르는 이유이기도 했다.남은 보름 동안 서인아는 그저 임유환이 더 잘 살 수 있도록 돕고 싶을 뿐이었다.그걸로 족한다.무엇보다, 정우빈이 임유환을 만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서인아는 둘의 성격을, 특히 정우빈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만약 정우빈이 임유환에게 손을 댄다면 본인이 나서도 막기가 어렵다.아예 만남 자체를 차단하는 편이 안전했다.“네, 아가씨.”수심이 가득한 아가씨를 보니 수미도 마음이 말이 아니었다.“그리고 수미야, 내가 유환이를 만나러 온 건 우빈 씨에게 절대 말해선 안된다. 알겠지?”수미의 입이 무거운 걸 알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더 단단히 일렀다.“알아요, 아가씨. 입단속 잘 하겠습니다.”수미가 대답했다.아가씨의 비서로서 수미도 이 정도 눈치는 있었다.“그래.”“그럼 수미야, 이만 나가봐. 혼자 있고 싶어.”너무 지쳐버린 서인아가 관자놀이를 짚으며 말했다.“네, 아가씨. 나가보겠습니다. 푹 쉬세요.”수미는 조용히 방을 나갔다.텅 빈 방, 서인아는 다시 유리창으로 다가가 번화한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았다.화려한 풍경과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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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5화
편의점.점원이 수미에게로 서서히 다가갔다.그의 발걸음은 마치 유령처럼 가벼워 어떤 기척도 들리지 않았다.이때, 한창 진열대에서 좋아하는 음료들을 골라 담던 수미는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그림자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마지막 오렌지에이드를 바구니에 넣은 뒤 카운터에서 계산하려고 몸을 돌린 그때,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꺄아!”그녀의 얼굴이 하마터면 남자의 볼캡과 부딪힐 뻔했다.“무슨 짓이에요!”수미는 눈썹을 치켜뜨면서 크게 호통쳤다.“허.”남자는 입꼬리를 찢어 히죽 웃을 뿐이었다. 모자챙에 가려진 두 눈아 더러운 욕망으로 꿈틀거렸다.“뭐...... 뭐 하는거야!”점원의 검은 속내를 알아챈 수미는 목소리가 떨렸지만 단호함을 유지했다.남자는 말없이 자신의 표정을 볼 수 없도록 모자를 더 꾹 눌러썼다. 정돈되지 않은 까칠까칠한 턱수염으로 40대 좌우라고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비켜! 잘 들어, 나 바로 옆 호텔에 들었거든. 주위에 경호원이 이렇게 많은데 내가 소리 지르면 다 들릴걸!”수미는 더 크게 말하면서 상대방에게 겁을 주려 했다.하지만 남자는 말을 듣고서도 입을 더 히죽 찢을 뿐이었다.수미는 뭔가 잘못됨을 감지하고 눈썹을 찌푸렸다.생각 없이 들어온 편의점 점원이 변태라니!그녀는 입을 벌려 큰 소리로 경호원을 부르려 했다.아무래도 이 편의점은 S호텔 근처에 있었고 스물네 시간 순찰하는 경호원들이 쫙 깔려있었다.“수미 비서님, 저랑 어디 좀 가시죠.”이때, 남자가 입을 열었다.쩍쩍 갈라진 음침한 목소리였다. 마치 말라비틀어진 두 나무껍질이 마찰하는 것 같은 아주 불쾌한 소리였다.수미의 동공이 흔들렸다.이 자식이 내 이름을 알고 있다!단순히 편의점 점원이 아니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어찌할 새도 없이 남자는 주머니에서 준비해뒀던 손수건을 꺼내 수미의 얼굴에 확 덮었다.“읍, 읍!”코를 찌르는 냄새가 덮쳐왔다. 수미는 반항하려고 했지만 상대방의 힘이 너무 세 손수건을 떼낼 수가 없었다. 갑자기 머리가 핑 돌더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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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6화
“네? 수미 비서님이 납치당했다고요?”조명주의 다급한 말투에 임유환이 벌떡 일어나 앉았다. “범인이 누굽니까?”“열에 아홉은 점심에 서인아 씨를 습격했던 그놈들 같아요.”조명주가 말했다. “비서님을 납치한 사람이 아마 그 두목 아닐까요? 저도 비서님에게 드렸던 GPS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해서요.”오늘 점심, 수미가 사건 현장을 떠나기 전 조명주가 특별히 위치추적기를 줬었다. 혹시 모르니 늘 가방에 넣어두라면서.이게 이렇게 빨리 쓰일 줄은 몰랐다.이 야밤에 수미의 위치가 호텔에서부터 교외로 옮겨갔다. 무조건 납치라고 확신했다!“그놈이 벌써 나타났다고요?”가늘게 뜬 임유환의 눈빛에 한기가 들었다.놈을 어떻게 유인해야 하나 생각 중이었는데 제 발로 기어 나올 줄이야.목숨이 아깝지 않은 놈인가 보지.“어디 있는데요.”임유환이 물었다.“교외의 폐공장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어요.”조명주가 핸드폰의 빨간 점을 보다가 갑자기 말했다. “멈췄어요!”“알겠어요. 위치 보내주세요. 금방 가겠습니다.임유환이 대답했다.“네. 저도 지금 출발해요. 비서님이 지금 그들 손에 있으니까 꼭 신중히 행동하셔야 합니다. 혼자 가는 게 좋을듯해요.”조명주가 한 마디 보탰다.많은 사람이 움직였다가 상대가 알아채고 수미를 죽이기라도 한다면......“알았어요.”임유환이 대답했다. 조 중령이 영 명석하지 못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데서는 아주 프로페셔널하다고 생각했다.둘은 곧바로 교외로 향했다.같은 시각.교외의 버려진 공장에서.낡아빠진 페공장의 2층에 희미한 불빛이 비쳤다.회색 런닝에 검은 색 볼캡을 쓴 남자가 방 중앙에 서있었다.그는 고개를 숙이고 책상 위의 차가운 수술기구들을 정리하고 있었다.니들통, 메스, 가위, 실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그 옆에는 날카로운 톱까지 있었다!수미는 여전히 정신을 잃은 채 남자 뒤의 시멘트 기둥에 묶여있었다.남자가 수술도구들을 놓으면서 금속끼리 부딪히는 소리 때문이었는지, 또는 이미 약효가 지났었는지.수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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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7화
“이 미친놈!”남자의 행동에 수미의 피부에 오소소 소름이 돋아났다.이런 정신 나간 놈, 자기 스타킹 냄새를 맡다니!“이거 당장 풀어!”그녀는 거세게 반항했다.당장 여기를, 이 거지 같은 곳을 뜨고 싶었다.“비서님 몸이 참 향기롭네요.”남자가 굉장히 만족한 듯 히죽 웃었다.“이 변태!”수미는 토할 것 같아 이를 꽉 깨물었다.“제가 변태라고요? 당신 이 두 다리가 너무 완벽해서 그래요. 눈을 못 떼겠는걸요.”남자는 수미의 욕에 신경조차 쓰지 않는 듯 더 탐욕스럽게 냄새를 맡았다.“당장 꺼져! 이 변태 같은 놈아!”하얗게 질린 수미는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남자는 여전히 대꾸하지 않고 수미의 다리를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했다. 마치 완벽한 예술품을 감상하듯 했다.“퉤!”수미는 더 참지 못하고 남자에게 침을 확 뱉었다.남자가 멈칫했다.몇 초 뒤, 팔에 묻은 타액을 쓱 닦아내더니 서서히 일어섰다.수미는 너무 무서웠지만 그래도 변태 같은 행동을 그만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이런 놈이 자기 다리를 계속 쳐다보는 걸 원치 않았다!“난 누가 나한테 침 뱉는 걸 제일 싫어하는 거 몰라?”수미가 다행이라고 느끼기도 전에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수미는 흠칫 놀랐다.남자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세게 후려갈겼다.짝.손바닥 소리가 찰싹 났다.수미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윽고 얼굴에 얼얼한 아픔이 퍼졌다.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남자는 등 뒤의 탁자에서 날카로운 메스를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휘어잡고 얼굴에 칼을 들이댔다.수미는 너무 놀라 순간 동공이 흐릿해졌다.“내가 네 다릴 좋아해 주면 영광인 줄 알아야지, 이 개 같은 년아!”남자의 말투가 굉장히 우악스러웠다.수미의 풀린 눈에 다시 힘이 들어갔다.몸이 주체할 수없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그녀도 결국 여자였다.눈앞의 이런 상황에 점점 멘탈이 나가기 시작했다.“감히 나한테 침을 뱉어? 좋아, 선택해!”수미의 행동에 단단히 화가 난 남자의 눈에 살기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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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화
“꺄아!”가슴에 찬 공기가 닿자 수미가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흥분한 남자가 입맛을 다시면서 수미 셔츠의 단추를 다 떨어트리려고 오른손을 내밀었다. “싫어!”수미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구걸하는 모습은 남자를 더 뜨겁게 자극하기만 할 뿐이었다.그는 다만 이 눈앞의 매혹적인 여자를 차지하고 싶었다.남자의 손이 점점 가까워오자 수미는 절망스러워 두 눈을 질끈 감았다.결국, 오늘 이 자리에서 이 저질스러운 놈에게......“꼼짝 마, 손들어!”이때, 공장의 2층 계단 입구에서 한 여자의 호령이 들렸다.공장이 너무 빈 탓에 큰 소리가 메아리를 치면서 울려 퍼졌다.남자가 멈칫했다.수미는 두 눈을 번쩍 떴다. 자신을 구하러 온 사람이 조명주 중령이라는 것을 봤을 때 마음이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기쁨으로 가득 찼다.전에 조 중령이 자신과 아가씨의 안전을 염두에 두고 위치추적기를 줬던 사실이 떠올랐다.정작 본인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아무렇게나 주머니에 넣어두었었는데.그게 자신의 목숨을 살렸을 줄이야!조 중령님이 오셨으니 이제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얼른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여전히 가만히 있는 남자를 보고 조명주가 다시 한번 경고했다.“하.”하지만 조명주의 경고에도 남자는 그저 음침하게 웃을 뿐이었다.그는 서서히 돌아서 총으로 자신을 겨누고 있는 계단의 조명주를 바라보았다. 볼캡 아래의 눈은 마치 독사처럼 조명주의 몸을 진득하게 훑고 있었다.제복을 입었는데도 드러나는 그 굴곡이, 군살 하나 없는 허벅지가 계속해서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오늘 운수가 대박이네, 이런 미인을 둘씩이나 만나다니!게다가 한 사람은 작전 지역의 장교라니!장교랑 자본 적은 한 번도 없는데!조명주는 남자의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불쾌한 눈빛으로 자기의 몸을 훑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그래서 더 크게 소리쳤다. “마지막 경고다, 손들어!”“하하. 조명주 중령님, 드디어 뵙습니다.”음흉하게 웃는 남자는 손들어 항복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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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9화
조명주의 동공이 흔들렸다.상대방이 말하는 게 뭔지 모르지 않는다.바로 최음제였다!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눈앞의 남자를 싸늘하게 쳐다봤다. “내가 이거 먹으면, 비서님을 풀어줄 건가?”“하는 거 봐서?”사악하게 입꼬리를 올린 제프가 약을 조명주에게 던졌다.약을 받은 조명주는 조금 망설이다가 단번에 삼켰다.수미는 감동했다.조 중령님이 자신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주시다니!“하하, 좋아!”이를 본 남자는 폭소를 터뜨렸다. 조명주의 몸을 훑는 눈빛도 더 거리낌이 없어졌다.이제 이 여자는 내 맘대로 할 수 있다!“이제, 비서님은 풀어드리지?”조명주가 다시 남자를 봤다.“중령님, 전 풀어준다고 한 적 없는데요?”남자는 히죽 웃으면서 입술을 핥았다.“너 이 자식!”조명주는 화가 나 얼굴이 빨개졌다. “지금 당장 죽여버릴 거야!”“움직이지 마, 이 여자 죽여버리기 전에!”남자가 든 날카로운 메스가 수미의 목을 꾹 눌렀다. 순간, 새빨간 피가 새어 나왔다.“아!”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수미는 놀라 비명을 질렀다.“멈춰!”조명주가 얼른 말렸다.이 자식, 진짜 또라이잖아!“중령님, 이제 제 말 믿으시겠어요?”남자는 하던 걸 멈추고 음침하게 웃었다.“믿어.”눈에 살기가 가득한 조명주가 이를 깨물었다. “그래서 뭐 하자는 건데?”“뭐 하긴? 방금 얘기했잖아요, 복수해야겠으니 그쪽 따먹을 거라고.”욕망으로 가득 찬 남자가 입맛을 다시면서 말했다.“머릿속에 여자밖에 없는 저질 같으니라고. 네 놈 죽은 부하들이 불쌍하다.”조명주가 비웃었다. 남자를 화나게 해서 집중력을 흩트리고 빈틈을 노릴 셈이었다.“그러게, 저 저질 맞아요.”하지만 남자는 화를 내긴커녕 입가의 웃음이 점점 더 짙어졌다. “이따가 저 같은 저질한테 따먹힐 생각하니까 엄청 수치스럽죠?”“이 쳐 죽일 놈, 넌 곱게 죽진 못할 거다!”조명주는 이를 갈았다.“하하, 내가 어떻게 죽는진 모르겠고 이따가 그쪽은 좋아죽을 거 같은데?”조명주의 몸을 뚫어져라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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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0화
“후우, 후우.”공장 안, 조명주의 숨소리가 점점 더 거칠어졌다.이마에 어느샌가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볼에도 홍조가 피어올랐다.그녀의 몸에 힘이 풀리고 있는 것 같았다.젠장!조명주는 머리를 세게 흔들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하지만 강한 약효 앞에서 그녀의 노력은 쓸모가 없었다.“중령님, 지금 남자가 막 만져줬으면 좋겠죠?”조명주의 반응을 살피던 남자의 눈에 탐욕스러움이 흘러넘쳤다.얼른 이 도도한 장교가 자기 앞에서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이 자식......”이를 깨문 조명주의 말투는 분노로 가득 찼어야 했다. 하지만 최음제의 작용하에 가벼운 숨소리와 색기가 섞여 언뜻 애교처럼 들리기도 했다.“하하.”조명주가 곧 버티지 못할 걸 예상한 남자는 입꼬리가 한껏 올라갔다.말투도 훨씬 거리낌 없이 방자 해졌다. “지금 이렇게 우겨도 곧 저한테 매달리게 될걸요!”“꿈 깨!”아득바득 버티는 조명주의 이마에 땀이 주륵 흘러내렸다.“중령님......”수미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다 나를 살리려다가......“후우... 후우...”조명주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손이 자기도 모르게 몸을 만지고 있었다.곁눈질로 아무도 없는 복도를 보니 애간장이 탔다.임유환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더 끌다간 나도 비서님도......꿀꺽.이를 본 남자의 목젖이 세게 움직였다.조명주가 더 버티지 못할 걸 알았다.그는 더 참지 못하고 다가갔다. 눈앞의 여장교를 지금 당장 쓰러뜨리고 싶었다.이때 조명주는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아 거의 반쯤 바닥에 꿇어앉아 있었다. 몸이 뜨겁게 달아올라 입에서 자꾸 신음이 새어나려고 했다.몸이 이상함을 감지한 조명주는 얼른 손으로 입을 막았다. “젠... 젠장...”눈앞이 희미해진 조명주는 자기 혀끝을 세게 깨물어 아픔으로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하지만 아픔으로 버틸 수 있는 약발이 아니었다.자신의 몸이 꼭 폭풍우 한가운데의 나뭇잎 같아 휘몰아치는 파도에 단숨에 잡아먹힐 것만 같았다.“중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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