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계약 해지: 놔줘요 대표님: Chapter 41 - Chapter 50
732 Chapters
제41화
임태진은 한껏 들뜬 표정으로 계약서를 들고 JS 그룹에서 나왔다.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와 당장 하얏트 호텔로 달려가 서유를 만날 생각이었다.하지만 차가 절반쯤 달렸을 때 몇십 대의 SUV가 나타나 그를 둘러쌌다.임태진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당장 차를 버린 채 도망쳤다.그러나 고작 몇 미터 달렸을 때 한정판 고급 승용차 한 대가 제어가 안 되어 급발진한 듯 곧장 그에게 돌진했다.임태진은 깜짝 놀라 펄쩍펄쩍 뛰었고, 그가 도망치려 할수록 차는 더 끈질기게 달려들어 그를 쳐 죽이려 했다.임태진을 구석으로 몰아넣은 다음, 운전석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그리고 금색 가면을 쓴 남자가 차에서 내려왔다.차 앞쪽의 극도로 눈부신 두 개의 헤드라이트 광선이 임태진의 눈을 강타했다.그 때문에 임태진은 그 남자의 얼굴을 볼 수 없었고, 캐주얼하고 헐렁한 옷을 입은 소년이라는 것만 어렴풋이 알아볼 수 있었다.그가 소년이라고 느낀 이유는 그의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이 모두 소년의 감성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임태진은 그 소년을 보고 상대방이 어느 부잣집의 도련님일 것이라고 추측했다.서울에서 임씨 가문은 이름 있는 집안이었는데, 어떻게 감히 부잣집 도련님이 그렇게 많은 차를 불러서 그를 둘러싸고 있을 수 있을까?이것은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꼬마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임태진은 상대방이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서 감히 그의 길을 막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 남자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고, 움직임은 다소 경박하고 도발적이었다.“알아.”그의 목소리는 일부러 위장한 듯 쉰 목소리였다.그가 감히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보고 임태진은 상대방이 별다른 능력이 없다는 것을 더욱 느꼈고, 그래서 전혀 두렵지 않았다.그는 땅에서 일어나 위풍당당하게 그 남자에게 다가가 삿대질하며 화를 냈다.“이놈아, 내가 누군지 알면서도 감히 여기까지 와서 나를 막아? 너 살고 싶지 않은 거지?”남자는 차갑게 웃으며 손을 살짝
Read more
제42화
지금껏 감히 그의 손가락을 자르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계약서를 수정하기 위해 서둘러 JS 그룹으로 오느라 경호원을 데려오는 것도 잊어버렸으니 그의 부주의였다.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상대방과 한바탕 싸워볼 수 있었겠지만, 지금 그는 혼자였기 때문에 가면을 쓴 남자의 포로가 될 수밖에 없었다.이 남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여기서 탈출하면 반드시 복수할 것이다.임태진은 여기서 도망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반면에 남자는 그를 당장 여기서 죽이려고 생각했다.그 남자는 턱을 치켜들었고, 임태진의 뒤를 막고 있던 경호원들은 즉시 발을 들어 임태진의 무릎 뒷부분을 찼다.방심하고 있던 임태진은 털썩 주저앉고 두 손을 바닥에 댄 채 극도로 비참한 자세로 그 남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수치심을 느낀 그는 너무 화가 나 눈앞에 뵈는 게 없었다. 고개를 들고 이를 갈며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면서 포효했다.“이 개자식, 감히 나를 이렇게 대하다니, 내가 돌아가면 반드시 널 죽여버릴 거야!”“허-”남자는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고 더 이상 말대꾸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손에 든 칼을 들고 임태진의 손목을 베었다.그렇게 하는 동안 남자는 내내 눈을 깜빡이지 않았고 끝까지 차가운 시선으로 천천히 체계적으로 임태진을 손봐줬다.“넌 서유에게 키스하고 안고 무릎에 앉히기까지 했으니 이 벌을 받아야 마땅해!”임태진은 너무 고통스러워 몇 번이나 기절할 뻔했고, 입을 뻐끔거리는 것만 보였을 뿐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이미 망가진 그의 모습을 본 남자는 손에 든 칼을 내려놓고 경호원이 건네준 손수건을 받아 손에 묻은 피를 천천히 닦아냈다.“이제 갈 시간입니다.”임태진의 손가락을 잘랐던 경호원이 앞으로 나와 그에게 말했다.그 남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임태진을 쳐다보지도 않고 곧바로 발걸음을 옮겼다.남자가 차에 타는 것을 본 택이는 재빨리 다른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그제야 수십 대의 SUV가 물러갔다.그리고 고통으로 인해 기절했던
Read more
제43화
서유는 기사를 다 읽은 후 온몸이 얼어붙었다.도대체 무슨 능력이 있길래 하룻밤 사이에 서울의 거물들을 쓰러뜨릴 수 있었던 걸까?그녀는 갑자기 어젯밤 가면을 쓴 남자가 임태진이 돌아올 수 없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임태진이 돌아오지 못한다는 걸 어떻게 미리 알았을까? 그 사람이 범인일까?만약 그가 그랬다면 가면을 쓴 남자가 임태진의 친한 친구라는 그녀의 추측은 틀린다.임태진의 친구가 이 하룻밤 사이에 태안 그룹을 무너뜨릴 수 있을 만큼 엄청난 힘을 가졌다는 건 불가능했다.임태진의 친구가 아니라면 이 ‘김 씨’는 누구일까?서유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하지만 다행히 누군가가 임태진을 호되게 혼내주었으니 다시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다만 임태진의 손에서 벗어나자마자 다른 변태의 표적이 되었다는 것이 문제였다.서유는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끝내 호텔 매니저에게 가서 감시 카메라의 영상을 요청했다.하지만 감시 카메라에는 임태진이 방에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만 찍혔을 뿐, 그 남자에 대한 정보가 담긴 영상은 모두 삭제되었다.이를 통해 서유는 그 남자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더욱 확신했다.감시 카메라 영상도 없었고 상대방이 누구인지도 몰랐기 때문에 그를 고소할 증거도 없었다.하지만 이 남자를 그냥 놓아줄 수 있을까?서유는 그 남자가 정가혜로 자신을 위협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고 과감히 신고하러 경찰서에 갔다.경찰이 사건을 접수한 후 그 남자의 휴대폰 번호, 카카오톡 아이디, 문자 메시지 전송 내역 등을 모두 경찰에 제공했다.그러나 경찰은 그의 휴대폰 번호가 본인 인증이 되어 있지 않고, 카카오톡 IP 주소도 찾을 수 없어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그리고 문자 메시지 부분은 서유가 먼저 상대방과 약속 잡은 것이기 때문에 그 남자가 임태진을 사칭했다고 해도 직접적인 증거로 사용할 수 없었다.경찰은 서유더러 병원에 가서 체액을 추출하도록 제안했다. 그러면 일부 증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서유는 그 말을 듣고 약간 실망했지만 그래도 병
Read more
제44화
“서유야, 너 이게 뭐야...”서유는 아직 자기 목에 있는 키스 마크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정가혜의 놀란 눈을 보고서야 반응했다.그녀는 부랴부랴 손으로 목을 가리고 난감해서 고개를 숙였다.“나...”“임 대표라는 사람이 강요했어?”임 대표가 서유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사냥감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어제 정가혜는 서유에게 조심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결혼식을 신경 쓰고 강은우의 친척들을 돌보느라 바빠서 서유와 이야기할 시간조차 없었다.서유가 이런 상태로 돌아온 것을 보니 임 대표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더욱 의심스러웠다.“서유야, 사실대로 말해봐. 만약 임 대표에게 강요당한 게 사실이라면 지금 당장 가서 따질 거야!”정가혜는 서유가 음란한 남자에게 강제로 당했다고 생각하자 너무 화가 나서 소매를 걷어붙이고 부엌으로 달려가 식칼을 가져오고 싶었다.서유는 황급히 그녀를 말리며 말했다.“다혜야, 임 대표님이 한 게 아니야.”정가혜는 잠시 멈칫하다가 물었다.“그럼, 누구야?”서유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정가혜는 우물쭈물하는 서유의 표정을 보고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았다.“너 이승하랑 화해했어?”전에 서유는 이승하의 집에서 돌아올 때마다 피부가 항상 멍이 들어 있었다.그래서 이번에도 이승하가 한 짓이라고 생각했다.“그 사람도 아니야.”서유는 더 이상 정가혜를 속이고 싶지 않아서 사실대로 말했다.“나... 나 어젯밤에 다른 남자와 같이 있었어.”정가혜는 서유가 이승하가 아닌 다른 남자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에 약간 충격을 받았다.감히 믿지 못했지만 서유의 난감해하는 표정을 보고는 믿을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서유의 손을 잡고 긴장해하며 물었다. “누구야? 믿을 수 있는 사람이야?”정가혜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본 서유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믿, 믿을 수 있는 사람 맞지...”정가혜는 눈썹을 찌푸렸다.“서유야, 너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거야?”그녀는 요즘 서유의 행동이 매우 이상하다고 느꼈었던
Read more
제45화
서유는 너무 피곤해서 더 이상 생각할 기운이 없어 목욕하고 방으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다음 날 오후 세 시 가까이 잠을 자고 보니 기면증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았다.말기 환자의 경우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지금 그녀에게는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가 문제였다.어차피 사람들은 언젠가는 죽게 될 것이니 슬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서유는 간단한 저녁 식사를 만들기 위해 부엌으로 갔고, 약간의 야채를 곁들인 죽이면 충분했다.죽을 먹으면서 정가혜가 건 영상 통화를 받았다.이미 말레이시아에 도착한 두 사람은 해변에서 놀고 있었다.그곳의 하늘은 서울보다 훨씬 더 파랗고 바닷물도 수정처럼 맑았다.정가혜는 보헤미안 스타일의 롱스커트를 입고 해변의 모래사장을 밟으며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서유는 정가혜의 얼굴에 광채가 가득한 것을 보고 그녀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저도 모르게 함께 행복해졌다.“서유야, 여기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다음에는 꼭 너를 데리고 와서 보여 줘야겠어!”“좋아.”서유는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들이 이어서 말레이시아 음식에 관해 이야기한 후, 정가혜는 강은우의 부름에 배를 타러 갔다.서유는 안전을 조심하라고 당부한 뒤 영상 통화를 끊었다.휴대폰을 내려놓고 죽을 먹고 싶었던 서유는 이때 갑자기 김씨가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나이트 레일 로열 스위트룸으로 와.」이 메시지는 내용 그 자체로 이 남자가 그녀와 자고 싶어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서유는 휴대폰을 움켜쥐고 이를 갈며 타이핑했다.「어떻게 감히 나보고 그런 곳으로 오라고 해요?」김씨는 담담하게 여섯 글자를 보냈다.「너와 자고 싶어.」서유는 그 여섯 글자를 바라보자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당신이 어제 한 짓이 이미 범죄 행위였는데 감히 또 뻔뻔스럽게 이런 문자를 보내요?!」서유는 떨리는 손으로 메시지를 보낸 후 즉시 해당 문자를 캡처했다.비록 감시 카메라 영
Read more
제46화
「30분만 기다릴 거야.」그 말을 끝으로 남자는 더 이상 소식이 없었다.결정권을 서유에게 넘기려는 것 같았다.그녀는 핸드폰을 손에 꽉 주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경찰에 문자 내용을 넘긴 뒤 임태진을 언급했다. 호텔 룸에 임태진이 드나드는 것이 CCTV에 찍혔을 것이다.경찰은 이런 증거들을 토대로 임태진을 찾아 조사할 예정이었다.만약 이 시점에서 그 남자가 경찰에 그녀가 임태진을 죽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말하면 그녀는 분명 살인미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을 것이다.그리고 임태진도 그녀의 의도가 그에게 계약서를 전해주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죽이려는 것임을 알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기가 겪은 모든 고통을 그녀 탓으로 생각할 것이다.임씨 가문이 아직 범인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그녀가 임태진을 죽이고 싶어 한다는 이유만으로도 모두 그녀가 범인이라고 의심할 것이 뻔했다.임태진은 지금 스캔들이 터졌지만 임 회장님처럼 바로 잡혀들어가진 않았다. 그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뒤 모든 진실을 알게 된다면 절대로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여전히 임태진이 무서웠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임태진이 아무리 추락했다고 한들 그녀와 정가혜의 숨통을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서유는 죽는 것은 두렵지 않았지만 정가혜는 그녀의 유일한 약점이었다.고민 끝에 얌전히 그 남자의 프레지던트 스위트 룸으로 향했다.임태진에게 보복당하는 것보다 차라리 그를 엿먹이는 편이 나았다.나가기 전 그녀는 전기 충격기를 챙겼다.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안쪽에서 문이 바로 열렸다.자동문이라 리모컨으로 조종할 수 있었기에 문을 연 사람은 창문 앞에 서 있었다.그는 여전히 같은 스타일이었다. 얼굴은 금빛 가면 아래 숨겨져 있었고 헝클어진 머리에 캐쥬얼 룩을 입고 있었다.그는 창문 앞에 서서 한 손을 바지 주머니 안에 넣고서는 다른 한 손에는 와인잔을 들고 있었다.문 앞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그녀를 보더니 손을 저으며 말했다
Read more
제47화
남자는 그녀의 옷을 벗겨낸 뒤 그녀를 안아 벽에 밀치고 키스했다.그의 움직임은 너무 위압적이었고 서유는 마치 마리오네트처럼 그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렸다.그는 그녀을 품에 안고 한동안 키스를 퍼부은 뒤 조금 지루했는지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꼬집었다.“아파요...”그의 여전히 미친 듯이 키스를 퍼부었다.그의 키스 실력이 너무 좋아서 서유는 강요당하는 느낌이 아니라 즐기는 느낌을 받았다.이런 생각을 하자 그녀는 자기 자신을 때리고 싶었다. 이 상황에 어떻게 즐길 수 있단 말인가?그녀는 남자가 만족하면 떠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는 그녀를 안고 욕실로 향했다.그녀를 깨끗이 씻겨주고서는 안아 올려 침대에 함께 누운 뒤 품속에 그녀를 안아 한 손으로 등을 토닥이며 잠들도록 달래 주었다.서유는 그의 품에 안겨 충격을 받았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그쪽...”그녀는 왜 이러는지 물으려고 했지만 그는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그냥 자자.”사랑스럽다는 듯한 키스가 꼭 여자 친구를 달래주는 것 같은 건 왜일까?그와 그녀는 강요된 관계였다. 이렇게 커플처럼 서로 안고 잠드는 것이 가능한 걸까?서유는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누군지 똑똑히 보려고 했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혹시 너무 못생겨서 다른 사람에게 진짜 얼굴을 보여줄 수 없는 거예요?”만약 정말 그녀를 좋아한다면 당당하게 그녀를 쫓아다니면 될 텐데 왜 이렇게 신비롭게 행동 하는 걸까?“얼굴에 아주 큰 흉터라도 있는 건 아니죠?”서유는 그가 아무 말도 없자 계속해서 물었다.조명을 켠다면 가면에 가려진 그를 볼 수 있었다.그는 한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아 자기 얼굴에 올려 만지게 했다.서유는 재빨르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상처가 없을 뿐만 아니라 피부도 부드러웠다.게다가 날카롭게 각진 턱선이 칼날 같은 느낌이었다.주변에 이런 얼굴형을 가진 남자는 이승하뿐이었다.그녀는 정말로 그가 아닐지 의심했다. 그녀를 만지는 손길도 목소리도 모두 이
Read more
제48화
서유는 겁이 나서 바로 입을 다물고 조금 실망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그가 화를 내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이승하가 아니라는 것을 뜻했다.그녀는 조금 기분이 나빠서 대담하게 그의 품에서 몸을 돌려 그를 등진 뒤 눈을 감았다.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남자가 이승하가 아니더라도 그녀를 해치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마음 놓고 깊은 잠이 들었다.그녀가 잠든 뒤 그는 그녀의 몸을 돌려 다시 품에 안고서는 계속해서 부드럽게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서유는 너무 피곤해서 아주 깊은 잠에 빠졌다. 꿈속에서 또다시 소년의 꿈을 꾸었다.꿈에서 그 소년은 그녀의 심장을 발로 세게 찼다. 그녀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부러트린 뒤 그녀의 뺨도 때렸다. 바닥에 쓰러진 그녀는 고통에 몸을 웅크렸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기대감을 품고 그 소년에게 손을 내밀었다.“송사월, 나 아파. 너무 아파...”그녀의 중얼거림이 미약하게 그의 귀에 들렸고 그 순간 토닥이던 손이 얼어붙었다.그는 품속에 안겨있는 그녀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녀를 밀어내고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입은 뒤 룸을 떠났다.남자가 문을 닫는 순간 서유는 조용히 중얼거렸다.“이승하...”그녀는 이승하가 잠든 그녀를 안고 아이처럼 달래주는 꿈도 꾸었는데 꿈속에서도 아주 행복했다.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녀는 이렇게 아름다운 꿈을 꾸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프레지던트 룸은 아직도 어두웠다. 서유는 옆자리를 만져보니 차가웠다.그 남자는 이미 떠난 것 같아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일어나서 커튼을 열었다.커튼을 여는 순간 햇빛이 들어왔다.서유는 그제야 이 프레지던트 룸이 얼마나 큰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거의 호텔 한 층을 다 차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수백 평은 넘을 것 같았다. 그 규모가 놀라울 정도로 컸다.침대도 흰색에 퀄리티가 뛰어난 거대한 원형 침대였다.욕실에 욕조도 엄청나게 컸고 그 외에는 주방과 서재도 있었다.모든 물건이 갖춰져 있었는데 그것들은 모두 고급스럽고 화려했다.서유
Read more
제49화
그녀는 집에 돌아와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보름 연차휴가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그녀는 이온 인터내셔널의 업무들을 인수인계해야 했기에 겨우 몸을 일으켰다.아침을 먹은 뒤 약을 챙겨 먹고서는 정신을 차렸지만 안색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그녀는 아파 보이는 안색을 가리기 위해 짙은 화장을 한 뒤 가방을 들고 이온 인터내셔널로 향했다.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원영과 최민지가 다가왔다.“서유 씨, 그만두는 거예요?”서유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만두려고요.”원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아쉬워했다.“서유 씨, 잘 다니던 회사를 왜 갑자기 그만두는 거예요?”최민지도 이해되지 않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맞아요. 이온에서 월급도 다른 회사보다 많이 주잖아요. 연봉이 거의 몇억은 되잖아요. 이렇게 그만두면 너무 아쉬워요.”서유는 웃으며 말했다.“이온의 월급이 높은 건 맞는데 전 다른 계획이 있어서요.”최민지는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설마 JS그룹으로 스카우트된 건 아니죠?”“맙소사.”원영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짝 놀랐다.“서유 씨, JS라면 연봉이 이온보다 몇 배는 높을 거야. 정말 거기로 가는 거야?”서유는 원영의 귀여운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아니요. 제 계획은 인생에 관한 거지 일과는 아무 관련도 없어요.”최민지는 서유가 JS에 스카우트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그제야 질투가 담겼던 눈빛이 흥미롭게 바뀌었다.“그럼 일은 이제 안 하려고요?”서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 일은 안 하려고요.”최민지는 아무리 물어도 서유의 계획을 알아낼 수 없자 코웃음을 쳤다.“진짜 부잣집에라도 들어가는 거 같네요.”어떤 늙은 남자에게 스폰 받게 되었길래 일도 그만두는 걸까?서유는 최민지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부잣집에 들어가든 말든 민지 씨하고는 상관없지 않아요?”원영은 서유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다. 최민지가 뒤에서 서유가 늙은 남자의 스폰을 받고 있다며 말하고 다녔기 때문이다.서유는 이 회사에서
Read more
제50화
“대표님 사무실로 가는 건가요?”정장을 입은 아름다운 연지유가 엘리베이터에 타지 않는 서유를 보고 의아해하며 물었다.서유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죄송합니다. 깜빡하고 두고 온 게 있어서요. 먼저 올라가십쇼.”그녀는 말을 마친 뒤 두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고 뒤돌아서 떠났다.연지유는 도망가는 서유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이승하에게 말했다.“저 비서 정말 이상하네. 우리가 뭐 잡아먹기라도 하나. 무서워서 엘리베이터도 안 타네.”이승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마치 주변의 모든 것에 관심이 없는 듯 무심한 눈빛에 아무런 감정도 없는 것 같았다.이를 본 연지유는 가느다란 손을 뻗어 그의 팔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승하야, 고마워. 그날 나 응급실에 데려다줘서. 몇 년 동안 해외에 있었더니 이쪽 음식에 아직 적응이 안 됐나 봐. 위염 때문에 요즘 자주 그러네. 고생했어.”그날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이씨 집안에 인사하러 갔었다. 약혼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그녀는 기분이 좋아 술을 좀 많이 마셨다. 그런데 위를 자극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다행히 이승하도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녀를 거절하지 않고 응급실에 데려다줬다.그녀는 항상 감사하다고 말할 타이밍을 찾고 있었지만 매번 이승하를 만나러 가면 비서에게서 그가 자리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 오늘 아버지가 일 때문에 이승하를 부르지 않았다면 그에게 고맙다고 말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이승하는 자기 팔을 잡은 그녀의 손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옷 구겨져.”연지유는 다급하게 손을 떼어내더니 조금 실망하며 고개를 숙였다.“너 결벽증 있었지. 아직 치료 안 했어?”이승하는 손수건으로 옷을 닦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치료가 안 돼.”연지유는 말문이 막혔다.이승하와 처음 만났을 때도 그는 연지유의 손을 잡았었다. 사무실에서 조심하지 않아 그의 다리에 앉았을 때도 아무 말도 없었다.그날 밤 급성 위장염 때문에 응급실에 갔을 때도 이승하가 그녀를 안아 차에서 내렸다.그
Read more
PREV
1
...
34567
...
74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