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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강하리는 마음을 추스르고 구승훈과 눈을 마주쳤다.

“속이 좀 불편한 것뿐이에요.”

그녀는 자연스럽게 머리를 숙이고 세면대에서 세수했다.

구승훈은 묵묵히 그녀를 지켜봤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등 뒤의 따가운 시선이 사라진 후에야 강하리도 숨을 조금 돌렸다.

세안을 마치고 그녀는 약을 챙겨 침실로 들어갔다.

손연지가 처방한 정량대로 일일이 먹었고 다 먹고 나니 마침 구승훈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침대 머리맡에 놓은 그녀의 약통을 보더니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서서히 다가와 약통을 들고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디서 처방한 약이야?”

“병원에서요.”

“언제?”

강하리는 잠시 침묵한 후 말을 이었다.

“한밤중에 병원 실려 간 그날이요.”

구승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

“너 위병 있는 거 왜 전에는 몰랐지? 딱 한 번 발작했는데 그 정도로 심각해?”

강하리가 웃으며 대답했다.

“쭉 달고 사는 지병이었어요. 대표님이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서 그랬겠죠.”

구승훈이 그녀를 신경 쓰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신경 쓰는 포인트가 오롯이 그녀와 딴 남자들 사이의 관계였을 뿐이다.

그녀의 건강에 관해서는 관심해본 적이 없다.

“그래?”

그도 딱히 할 말이 없었다.

“몸이 불편하면 일찍 자.”

“네.”

강하리는 잠옷을 챙기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샤워하고 나오니 구승훈은 어느덧 방에 없었다.

이제 막 머리를 다 말렸을 때 누군가가 방문을 노크했다.

문을 열자 구승훈이 즐겨 먹던 레스토랑 배달원이 문 앞에 서 있었다.

“대표님께서 사모님이 아직 저녁을 안 드셨다고 위가 불편하시다면서 친히 야채죽을 주문하셨습니다.”

강하리는 음식을 받으며 인사했다.

“고마워요.”

그녀는 죽을 들고 방 안에 들어갔다.

실은 위가 텅 비었지만 식욕이 없었다.

그래도 아이를 위해서 야채죽을 먹는 수밖에.

다 먹고 침대에 눕자 스르륵 잠들어버렸다.

갑작스러운 휴대폰 벨 소리에 눈을 떴고 확인해보니 뜻밖에도 구승재였다.

“승재 씨, 무슨 일이에요 이렇게 늦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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