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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일단 둘러싸이기만 하면 돌덩어리와 진흙이 그녀 몸에 날아왔고 간간이 도마뱀과 쥐, 그리고 뱀까지 섞여 있었다.

한번은 강하리가 참다못해 송유라를 때렸는데 송동혁이 집까지 찾아와 두말없이 벨트로 그녀를 한바탕 두들겨 팼다.

그때 강하리는 울면서 송유라의 만행을 다 말했지만 송동혁한테서 돌아온 그 한마디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얘가 널 때려죽여도 참아! 넌 그래야 해.”

그리고 지금 똑같은 상황이 또다시 그녀에게 벌어졌다.

하지만 구승훈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들으니 전보다 더 가슴 아프고 뼈가 으스러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쓰디쓴 이 마음을 꾹 참으며 그에게 물었다.

“내가 왜 그래야 하죠?”

‘왜 내가 송유라를 피해야 해? 왜 나만 피해야 하냐고? 내연녀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안 했는데 왜 나만 피해?’

구승훈이 그녀를 쳐다봤다.

“왜냐하면 걔는 송유라고 넌 강하리일 뿐이니까.”

칼로 심장을 후벼 파는 느낌이 바로 이런 걸까?

강하리는 애써 담담한 척하며 말을 이었다.

“내가 싫다면요?”

구승훈의 안색이 확 짙어졌다.

“강 부장, 미리 경고할 때 말 잘 들어. 반항하지 말고 얌전히 있으면 너한테 나쁠 것 없어.”

강하리는 실소를 터트렸다.

얌전하면 어떻고 얌전하지 않으면 또 뭐가 달라질까?

어차피 다 똑같은 결과일 텐데.

“알았어요. 대표님이 그렇다고 하시면 그런 거죠.”

구승훈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차 한 잔 타와.”

구승훈은 커피를 안 마시고 차에 대한 요구도 매우 까다롭다.

강하리는 한때 이 남자를 위해 일부러 차 끓이는 법을 배웠고 매번 출장 갈 때마다 전문적인 다기 세트도 챙겼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단지 오늘은 썩 달갑지가 않았다.

“몸이 불편해서 타기 싫어요.”

구승훈은 씩 웃으며 그녀의 마음을 훤히 꿰뚫은 것만 같았다.

“강 부장 이젠 점점 더 기어오르네?”

강하리가 그를 노려봤다.

“대표님 그냥 송유라 씨한테 해달라고 하시죠. 왜요? 걔는 부려먹기 아까워요?”

구승훈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

강하리는 이미 선을 넘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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