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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그녀는 입가에 다다른 말을 꾹 참았다.

구승훈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였기에 이렇게까지 말한 건 오늘 반드시 그녀를 봐야 한다는 뜻이다.

강하리는 더이상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금방 갈게요.”

전담 비서가 웃으며 대답했다.

“서두르십시오.”

집에 도착했을 때 구승훈은 막 샤워를 마치고 걸어 나왔다.

널찍한 샤워 가운으로도 그의 완벽한 몸매를 가릴 순 없었다.

구승훈은 소파에 앉아 담뱃불을 지피고 뽀얀 담배 연기 너머로 강하리를 쳐다봤다.

잠시 후 그는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

“우리 강 부장이 이렇게 강하게 나올 때도 있었어? 난 오늘 처음 알았네.”

강하리는 제자리에 서서 꿈쩍하지 않았고 아무 말도 없었다.

오늘 그녀가 스튜디오에서 송유라를 때린 일로 비꼬고 있다는 걸 너무 잘 안다.

“나도 언제까지 괴롭힘을 당할 수만은 없잖아요. 그래서 대표님은 송유라 때문에 나한테 따져 물으려고 이러시는 거예요?”

구승훈은 그녀를 쳐다보다가 한참 후 담뱃불을 껐다.

“이리 와.”

“할 말 있으면 그냥 하세요.”

구승훈이 움직이지 않자 강하리는 마지못해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책상 위의 상자를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

“마음에 드는지 한번 열어봐.”

열어보니 안에는 목걸이가 하나 들어있었다.

완벽하게 컷팅 된 다이아몬드가 불빛 아래에서 눈부시게 빛났다.

강하리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구승훈은 그녀에게 무언가를 선물해본 적이 없다.

선물을 준다는 건 마음을 표한다는 뜻이기에 그녀에게 아무 감정도 없는 대표님이 선물을 줄 리가 있을까.

돈은 줄 수 있어도 선물은 단 한 번도 안 줬다.

전에는 강하리가 종종 그에게 옷, 신발, 넥타이 등을 선물해주었다.

그녀는 돈이 없어 명품을 사주진 못했지만 의외로 대표님이 잘 입고 다녔다.

다행히 이 남자가 잘생기고 몸매가 훤칠하여 보세 옷을 입어도 귀티가 났다.

그래서인지 강하리도 자꾸만 더 옷을 사주고 싶었다.

다만 구승훈은 그녀에게 선물을 준 적이 없다.

생각나지 않아서? 또 혹은 아예 생각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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