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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서유는 가혜가 조금 걱정됬다. 강은우가 자신의 약혼녀가 집에 오는 걸 그렇게까지 막아 나서고 부모님들조차 며느리 될 사람이 집에 오는 걸 마다하는게 그리 흔한 풍경은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그 이유가 집이 너무 누추해서라니, 아무리 봐도 뭔가 숨기는 게 있어 보였다. 하지만 가혜는 그냥 강은우와 그 집안 사람들이 자신을 배려해서 그런 거라고 혹시나 그런 집을 보게 되면 강은우와의 사이가 나빠질까 봐 우려해서 그런다는 말을 믿으며 별다른 생각은 안 하는데 거기서 제3자인 서유가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그냥 이미 결혼도 한 사인데 아직도 집에 들이지 않는다는 게 의문이었다.

다행인지 가혜는 오히려 좋아하고 있었다.

"알 게 뭐야, 나도 그런 시골엔 별로 가고 싶지도 않았어. 나랑 은우는 그냥 서울에 계속 있을거고 부모님은 시골에 계신다니까 고부갈등도 없고 좋잖아."

가혜의 말을 들은 서유는 하고 싶던 말을 그냥 묻어두었다. 잘 지내고 있는 애한테 괜한 얘기를 해 긁어 부스럼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괜한 기우일 수도 있으니까. 어쨌든 시댁 사람들이 가혜한테 잘해주신다고 하고 또 결혼 한다니까 몇 년 동안 모든 적금까지 깨서 절반이나 되는 신혼집 선금도 내주시고, 그런걸로 보아 환대받으며 하는 결혼인 건 맞는 듯싶었다.

항상 시골에만 계셨던 분들이 그만한 돈을 내주시고 혼수까지 두둑이 챙겨주신 걸로 보아 할 도리는 다하신 것 같다. 정말 순수하게 누추한 집을 보고 가혜가 혹시라도 다른 생각을 하게 될까 우려했던 것일 수도 있는거니까.

서유는 깊어져가던 의심을 거두고 가혜와 팔짱을 끼고서는 마트로 향했다.

차에 앉은 서유의 핸드폰이 또 울렸다. 또 그 가면남이었다.

[너 진짜 더러워.]

[나랑 잔지 얼마나 됐다고 또 딴 남자랑 자냐. 남자가 그렇게 좋아?]

[걸레 같은 년, 죽여버리고 싶어]

계속 이어지는 험한 말들에 서유는 너무 화가 나서 몸까지 떨려왔다.

'허 진짜 제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강간범 주제에 어디서 훈계질이야'

서유는 핸드폰을 들어 분노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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