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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승하 씨에게 알려주지 마세요. 제발요.”

“알겠어요.”

주서희는 고개를 끄덕이고 서유를 보며 물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알려주세요.”

주서희는 이승하가 여자에게 이렇게 신경을 쓰는 것을 처음 보았다. 그래서 두 사람의 관계가 무척 궁금해졌다.

서유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예전에는 승하 씨가 여신으로 여기는 그 여자의 대역 같은 거죠. 하지만... 지금은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그러자 주서희가 피식 웃으면서 되물었다.

“여신? 연지유를 말하는 거예요?”

서유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주서희는 연지유임을 확인하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별말 없이 서유에게 푹 쉬라고 말하고 돌아서서 병실을 나갔다.

주서희가 떠난 후 서유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졌다.

그렇게 한참 잠을 자고 눈을 뜨는 순간 이승하가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검은색 니트를 입었고 따스한 햇볕이 그의 얼굴을 내리쬐자 하얀 피부와 조각 같은 이목구비가 유난히 돋보였다. 그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카리스마는 사람들이 함부로 가까이할 용기가 없게 만들었다.

그는 손가락 사이에 보고서를 끼운 채 고개를 숙이고 한 페이지씩 넘기면서 열심히 읽고 있었다. 그의 표정을 보아하니 큰 감정 기복이 없는 듯했다. 주서희가 가짜 보고서를 만들어 준 것 같았다. 그녀는 약속을 지키면서 이승하에게 말하지 않았을뿐더러 가짜 보고서까지 만들어 주었다. 서유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런데 이승하는 왜 여기 있을까? 이미 떠났다고 했는데 왜 아직도 병실에 있지?

서유는 힘들게 몸을 가누면서 일어나려고 했다가 등에 난 상처를 건드렸다. 순간 뼈가 부러지는듯한 통증이 몰려왔다.

“움직이지 마.”

이승하는 서유가 움직이려고 하자 미간을 찌푸리면서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잡고 돌아누울 수 있게 부축했다.

이승하의 도움으로 서유는 가까스로 몸을 옆으로 돌렸다. 이렇게 누우면 등에 상처가 침대에 닿지 않게 된다.

서유는 목이 너무 말라서 물을 마시고 싶었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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