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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가혜 누나...”

김시후가 울먹이며 외치는 그녀의 이름에 정가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정가혜는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김시후가 아니라 송사월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래서 그가 예전처럼 자신을 불렀을 때 정가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충혈된 김시후의 눈을 차갑게 바라봤다.

예전에 정가혜는 서유를 데리고 부산으로 가서 김시후를 찾은 적이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김시후의 경호원에게 쫓겨났다.

그 후 정가혜는 서유의 권유로 서울로 돌아갔고 김씨 가문 사람들로부터 사진을 뺏겼다. 당시 셋집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어렵게 모은 돈으로 산 가구들도 모두 산산조각이 났다.

하지만 정가혜를 더욱 실망하게 한 것은 김시후가 서유를 죽이려 했다는 것이다. 정가혜는 이런 일들을 잊은 적이 없다. 그래서 지금 다시 김시후를 만났을 때 쌓여왔던 화가 치밀어 올랐다.

“죄송해요...”

그는 용기를 내어 끝내 이 말을 뱉었다. 5년 늦은 사과였다. 또한 늦은 사과 때문에 그들은 5년이란 시간을 낭비하였다.

“그 말은 서유한테나 해.”

그가 가장 미안해야 할 사람은 서유이지 정가혜가 아니었다.

“누나한테도 미안하고 서유한테도 미안해요...”

그는 중얼거리면서 무의식적으로 정가혜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울먹거리면서 말했다.

“서유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세요. 제발요. 서유에게 할 말이 있어요.”

비록 정가혜는 김시후를 수상하게 생각했지만 도대체 어디가 이상한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그의 손을 밀쳐 버렸다.

“며칠 뒤 찾아오겠다고 했으니 할 말 있으면 그때 다시 해.”

“아니에요. 서유는 이승하에게 끌려갔어요. 이승하는 서유를 돌려보내지 않을 거예요.”이승하의 이름을 언급하자 그는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서유가 몸을 팔아 자기를 구한 것을 알았지만 서유를 산 사람이 바로 이승하인 줄은 몰랐다.

만약 이승하가 그날 자기 손에서 서유를 빼앗지 않았더라면 그는 아직도 이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이승하는 김시후보다 더 많은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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