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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여자 때문에 가문도 마다하는 거냐?”

이승하는 아무런 감정도 없이 차갑게 말했다.

“고작 이씨 가문이 뭐라고요?”

이태석은 그의 또 다른 신분을 모르고 있었다. 단지 이승하가 연씨 가문과 박씨 가문을 인수했다는 것만 알고 그가 이 두 가문을 화젯거리로 삼았다고 생각했다.

“연씨 가문과 박씨 가문은 우리 가문에 비하면 보잘것없어. 내가 보기에 잘 생각해봐야 할 사람은 너야!”

이승하는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리고 눈 밑에는 서리가 가득했다.

“지금 이씨 가문이 당신이 권력을 잡았을 때의 그 이씨 가문이라고 생각하세요?”

줄곧 뒤에서 몰래 관찰하던 이태석은 지금의 이씨 가문은 이미 모두 이승하의 손아귀에 있고, 심지어 세계 각지의 주주들도 모두 그의 말을 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한들 이승하가 없으면 이씨 가문은 다른 후계자를 찾을 수 없겠는가?

이태석이 강하게 나오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이씨 가문의 손자들 중에서 오직 이승하만이 사람의 마음을 다스리고 가문의 판도를 넓힐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다른 손자들은 그와 전혀 비교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다면 이씨 가문은 반드시 빨리 쇠락할 것이다. 마치 그 못난 이연석이 잠시 대표를 맡은 사이에 수많은 프로젝트를 망친 것처럼...

이렇게 생각한 이태석은 더 이상 이승하와 권세를 논쟁하지 않고 화제를 바꿨다.

“승하야, 난 네 결혼 반대하지 않아. 하지만 이 아가씨는... 출신과 학벌은 그렇다 치고 아이를 낳을 수 없잖니? 이걸 집안 어르신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어?”

이태석의 말은 이승하의 정곡을 찔렀고 그의 안색을 더욱 차갑게 만들었다.

그는 천천히 서유의 가는 허리를 감은 손을 풀고 이태석 앞으로 걸어갔다. 우뚝 솟은 몸을 가득 감은 서늘한 분위기,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에 이태석도 덩달아 떨었다...

남자는 고개를 약간 숙이고 그를 내려다보았다. 차가운 눈동자와 극도로 나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서유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지 없는지가 당신들과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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