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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서유는 그와 이런 도박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승하도 그녀도 아이를 낳는 도구가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이태석은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독단적인 성격이 이승하와 참 많이 닮은 듯했다.

그녀는 핸드폰을 쥐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이승하에게 문자를 보냈다.

[어르신 만난 적 있었어요?]

방금 차에서 내린 이승하는 그 문자를 확인하고는 이내 답장을 보냈다.

[나와, 얼굴 좀 보게.]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니 마침 흩날리는 눈 사이로 검은 코트를 걸친 남자가 고급 차 옆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얼른 일어나 두꺼운 외투를 꺼내 몸에 두르고 별장 밖으로 나갔다.

별장 문을 열고 나서자마자 남자가 앞으로 다가와 그녀를 단숨에 품으로 끌어당겼다.

비명을 지르던 그녀가 미처 반응도 하기 전에 남자는 검은 코트를 펼치고 그녀를 품에 가두었다.

그는 그녀를 어린아이처럼 감싸 안았고 그녀는 머리만 빼꼼 내밀고 우뚝 솟은 그를 올려다보았다.

“많이 늦었는데 왜 왔어요?”

고개를 숙인 남자는 작고 하얀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눈빛이 별처럼 반짝거렸다.

“나 보고 싶었어?”

그 말에 그녀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자기가 보고 싶어서 찾아오고는 안 그런 척하기는?

“오늘 아침에 봤잖아요. 그래서 안 보고 싶었어요.”

아닌 척 시치미를 떼는 그녀의 모습이 귀여워서 그는 한없이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괜찮아, 난 당신이 보고 싶었으니까.”

보고 싶었다는 그의 말에 그녀는 꿀을 먹은 것처럼 달콤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남자의 잘록한 허리를 꼭 껴안고 뻣뻣한 가슴에 얼굴을 대고는 아무 말도 없이 포옹의 따뜻함을 느끼고 있었다.

바로 이때, 그가 그녀의 턱을 잡고 눈빛을 마주치더니 부드럽고 촉촉한 그녀의 입술을 쳐다보고는 침을 삼켰다.

“나랑 같이 집에 가자.”

정가혜의 별장에서 이제 하룻밤 묵었는데 집으로 가자니? 결혼 전의 자유가 너무 짧은 거 아니야?

욕망이 가득 찬 그의 눈빛을 쳐다보고는 그녀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싫어요, 가혜랑 같이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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