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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아무리 한 치도 오차 없이 계획했다고 해도 순조롭게 흘러가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육시준은 나중에 신하균의 전화를 받아서야 릴리와 함께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우신 오빠가 데리러 와서 제가 궁금해하던 화제를 꺼내길래...”

릴리는 우물쭈물 속았던 과정을 상세하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마침 강유리가 궁금했던 것도 다른 부분이었다.

“그 사람이랑 갔는데 하균 씨가 뭐라고 안 해?”

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픽업하러 온 사람이 있어서 데리러 올 필요 없다고 문자 보냈거든요.”

“이 좋은 기회를 잡지 그랬어.”

바론 공작도 강유리의 의도를 알고 물었다.

“아니, 제가 한 말이 사실이라니까요! 관심이 없다는 데 왜 다들 안 믿는 거예요?”

릴리가 멈칫하더니 이어서 말했다.

“하균 씨도 저를 좋아하지 않아요.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서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대하고 있다니까요.”

“...”

잠깐 침묵의 시간이 다가왔다.

강유리는 그날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기 때문에 그녀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릴리는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긴 해도 마음이 식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달랐다...

강유리가 잠깐 생각하더니 물었다.

“마음이 맞는다는 그 사람이랑은 정말 남녀 사이의 관계인 거야? 만약 하균 씨가 너를 좋아한다고 해도 포기할 거야?”

릴리는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지만 딱히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더욱이 가능성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차라리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저는 진짜로 벌어질 일도 아닌 것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궁금해하지 말라고요. 다른 얘기 좀 해봐요. 어젯밤 고한빈 씨가 하는 행동을 보면 무조건 외국에 손잡은 사람이 있을 거예요. 아빠는 언제 돌아가려고요?”

총명한 릴리는 화제를 바론에게 돌렸다.

바론이 여기 남아있는 이유는 훤히 보였다. 그래서 바론과 강유리가 더는 침묵하지 말고 문제를 직시하라고 일부러 끄집어냈다.

고개 숙여 밥먹고 있던 강유리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

여느 때와 같이 이 일은 자신과 아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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