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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순간적인 감정에 취해 뱉은 말

송재이는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꿈을 꾼 것일까?

어쩌면 그저 환청일 수도 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고 옆을 보니 설영준은 아직 자고 있었다.

언제나 빨리 기상하던 그가 늦잠을 자는 건 꽤 의외인 일이었다.

송재이는 씻고 나온 다음 의자에 앉아 화장하기 시작했다. 립스틱 바르기에 열중한 탓에 그녀는 설영준이 언제 일어나 언제 바로 뒤까지 다가왔는지 몰랐다.

송재이가 거울로 그의 모습을 확인했을 때 그는 손에 담배를 쥐고 있었다.

연기를 한 모금 내뱉자 방 안에는 연기가 자욱이 깔렸다.

두 사람은 거울로 서로의 두 눈을 쳐다보았다.

금방이라도 타오를 것 같은 그의 눈동자에 송재이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얼굴은 어느새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그녀는 여전히 설영준을 좋아하고 있고 그에게 잔뜩 매료된 상태이다.

다만 어제 그녀가 했던 말대로 남자를 많이 만나보지 않아서, 지금까지 잠자리를 함께 한 사람이 설영준이라는 남자 하나뿐이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송재이는 함께 잠자리한 남자의 일에는 한없이 물러진다. 아무리 화가 나는 짓을 해도 어쩔 수 없이 봐주게 된다.

립스틱을 바르는 도중 그녀는 다른 생각에 정신이 팔려 손이 멈췄다.

설영준은 그 모습을 보더니 손에 든 담배를 끄고 말했다.

“도와줄게.”

그러고는 그녀의 손에 든 립스틱을 집어 들고 그녀의 몸을 옆으로 돌렸다.

그는 허리를 숙인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송재이의 입술에 립스틱을 발라주었다.

설영준의 시선은 도톰한 그녀의 입술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애초에 립스틱을 발라주겠다고 한 것도 사심이 가득 담긴 말이었다.

립스틱이 다 발려지고 난 뒤 그 사심은 곧바로 드러나고야 말았다.

그는 그녀의 입술에 거칠게 입을 부딪쳐왔다.

“읍...”

방금 다 바른 립스틱이 금세 그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설영준의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쳐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송재는 그저 고개를 든 채 그가 하는 대로 끌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떨어질 것 같지 않았던 입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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