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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안 봐도 돼요. 전에 손 때문에 강지혁이랑 같이 병원에 간 적 있었거든요.”

임유진은 그에게 잡힌 손을 빼내며 거절했다.

강지혁과 함께 병원에 갔었을 때 의사는 치료 가능한 최적기를 놓쳤다며 그녀에게 통증을 완화하는 약만 처방해주었다. 다만 비 오는 날만 되면 약 효과가 없는 것인지 으슬으슬 아프기는 했지만 말이다.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선생님한테 한번 보여요.”

강현수는 임유진의 손을 잡고 반강제로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안으로 들어와 보니 안은 훨씬 더 썰렁했고 진료실로 들어가니 백발에 흰 수염을 가진 노인 한 분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진료실 벽면에는 작은 티비가 걸려 있었고 거기에는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해당 드라마는 임유진도 직장 동료들이 얘기한 적 있어 알고 있었다.

감동적이고 재밌는 드라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의사가 진료시간에 이토록 열심히 보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 노인은 마치 시사 토론이라도 보는 것처럼 표정이 진지했다.

“여사님이 최근 꽂힌 드라마인가 보죠?”

강현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소영훈이 고개를 홱 돌리더니 그를 보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런 드라마 좀 안 찍을 순 없어? 마누라가 혼자 보면 될 것을 기어코 나와 함께 보겠다고 매일 밤 난리야. 안 보고 잠이라도 들면 다음 날에 재방송으로 꼭 보라고 신신당부까지 해.”

어제저녁 많이 피곤했던 터라 드라마 시작과 함께 잠이 드니 오늘 아침 식사 시간에 어떻게 보다가 잠들 수 있냐며, 오늘 내로 재방송을 보고 오라고 출근 때까지 시달렸다.

이딴 드라마가 뭐가 그렇게 재밌냐고 묻자 자고로 부부란 취미도 같이 해야 한다며, 그래야 감정이 식지 않고 오래간다고 일리 있는 말을 잔뜩 늘어놓았다.

이에 소영훈은 결국 꼬리를 내렸지만 이런 드라마가 눈에 들어올 리가 만무했고 결국 어쩔 수 없이 공부한다 생각하고 열심히 보게 된 것이다.

강현수는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이 드라마 우리 회사 작품 아니에요.”

소영훈은 혀를 차더니 티비를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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