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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배여진은 순간 말문이 막혔고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말을 버벅거렸다.

“나는... 나는 그게...”

“여진아, 너는 내 생명의 은인이고 네가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은 나한테 당연한 일이야.”

강현수는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임유진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만약 임유진이 내가 가진 것을 탐내 나를 받아준다고 하면 나한테는 오히려 그게 임유진을 내 옆에 묶어둘 기회야.”

배여진의 마음속에 질투의 감정이 불타올랐다.

대체 임유진이 뭐라고, 대체 임유진의 뭐가 그렇게 좋아서 저런 말까지 하는 거지?!

“하지만 유진이는 현수 씨를 사랑하지 않아요. 그래도 괜찮아요? 아까 현수 씨도 녹음 들었잖아요!”

배여진은 다급하게 그를 향해 외쳤다.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강현수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발끝부터 서서히 몸을 감싸고 올라오는 한기에 몸이 움찔 떨렸다.

강현수는 싸늘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경고 섞인 말을 내뱉었다.

“배여진, 앞으로 다시는 내 앞에서 수 쓸 생각하지 마. 알겠어?”

배여진은 그 말에 몸이 얼음장처럼 굳어버렸다. 그의 싸늘한 두 눈동자에 모든 걸 다 간파당한 듯했다.

...

윤이가 새로운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날, 임유진과 한지영은 마침 주말이라 탁유미네 집으로 왔다. 그리고 윤이에게 지난번 약속했던 선물을 건넸다.

임유진이 준 선물은 크레파스 세트였고 한지영이 준 선물은 옷과 신발이었다.

윤이는 선물을 받고는 활짝 웃더니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한껏 쑥스러워하면서도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두 사람의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고마워요. 이모들.”

한지영은 순간 마음이 사르르 녹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윤이 너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만약 이모가 딸을 낳으면 우리 윤이 사위로 데려가야지.”

아이는 그녀가 말한 사위라는 단어가 뭔지 몰라 눈을 깜빡거리다 딸을 낳는다는 말은 알아듣고 한지영의 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지영이 이모 혹시 아가 생겼어요?”

그러자 탁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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