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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1화

소지혜가 다시 끌려간 후 임유진은 그 자리에 멈춰 움직일 수가 없었다.

소지혜가 그토록 순순히 인정한 게 강현수와 관련 있다는 건가?

한편 차 변호사는 소지혜의 말을 듣더니 잠깐 생각에 잠겼다.

법원에서 나와보니 입구 쪽에 마세라티 한 대가 세워져 있었고 그 안에서 강현수가 내리더니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차 변호사는 그를 보고는 임유진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강현수 씨한테는 유진 씨가 대신 감사 인사를 전해주세요. 아마 강현수 씨 아니었으면 이렇게 쉽게 끝나지 못했을 테니까요.”

차 변호사는 임유진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계단을 내려갔다. 그러고는 강현수와 짧게 인사를 나눈 후 차를 타고 가버렸다.

임유진은 계단 위에 멈춰선 채 시선을 내려 강현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강현수는 고개를 들어 그런 임유진을 보며 웃었다.

법원에서 나오던 사람들은 강현수의 얼굴을 알아봤는지 내려가던 걸음을 멈추고 두 사람을 바라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연예인보다 훨씬 더 얼굴이 많이 알려진 사람이라 어디로 가든지 항상 이목이 쏠렸다.

임유진은 숨을 한번 깊게 들이켜고는 계단을 내려가 천천히 그에게로 다가갔다.

“사건 무사히 해결된 거 축하해요.”

강현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임유진은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대뜸 이런 말을 내뱉는 그를 보며 잠깐 멈칫했다.

이것으로 소지혜가 태도를 바꾼 이유가 그와 연관이 있는 게 확실시되었다.

“사건 담당 변호사는 내가 아니라 차정훈 변호사예요.”

그 말에 강현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뭐가 됐든 잘된 거잖아요.”

“소지혜 씨가 죄를 인정하게 한 거 현수 씨예요?”

임유진이 물었다.

“그 여자가 그래요?”

“네.”

“나한테는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강현수는 마치 이런 건 지극히 간단한 일처럼 얘기했다.

임유진은 그가 어떤 방법을 써서 소지혜가 인정하도록 한 건지는 모른다. 다만 해당 사건으로 소지혜는 더 이상 연예계에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

“도와줘서 고마워요.”

“고마우면 지금 나랑 어디 같이 가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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