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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한지영의 도발이 먹혔던 걸까? 강지혁의 발걸음이 멈췄고 얼굴은 서서히 어두워져 갔다.

그의 옆에 있던 고이준은 강지혁이 또 무슨 짓을 벌일지 몰라 심장을 졸였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한지영의 입을 꿰매버리고 싶었다.

임유진이라는 이름은 이제 금기사항과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오늘 한지영은 그 이름을 언급한 것도 모자라 주위 사람들에게 다 들리게 큰 소리로 얘기까지 한 것이다!

레스토랑 입구의 공기는 무겁게 내려앉았다.

한지영은 말을 마친 후 만족스러운 듯 백연신의 팔짱을 끼고 유유히 자리를 벗어났다.

백연신은 마치 아이 같은 여자친구의 행동에 저절로 실소를 터트렸다.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자였다.

아까 레스토랑을 나오기 전 백연신은 강지혁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

강지혁은 정말 더는 임유진을 사랑하지 않는 걸까? 이제 질릴 대로 질려서 헤어짐을 선택한 걸까?

한지영은 강지혁의 변덕 때문이라고 씩씩거리며 얘기했지만 백연신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전에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봤을 때, 강지혁의 행동 하나하나에 임유진을 향한 사랑과 애정이 녹아있었다.

그런데 그런 여자를 이렇게나 쉽게 포기한다고?

게다가 한지영이 강지혁의 뺨을 내려쳤을 때는 술에 취한 임유진의 한마디에 그대로 발걸음을 돌렸던 그였다.

두 사람이 헤어진 이 시점에 강지혁은 대체 임유진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백연신과 한지영이 떠난 후 고이준은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대표님.”

“가지.”

강지혁은 짧게 두 글자를 내뱉고는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차에 오른 뒤 고이준이 다시 회사로 향하려고 할 때 뒷좌석에서 강지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봐.”

대상이 누군지는 얘기하지 않았지만 고이준은 강지혁이 알고 싶은 사람이 임유진이라는 걸 바로 알아챘다.

“네, 알겠습니다.”

고이준은 곧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임유진의 현재 행방에 관해 물었다.

강지혁은 지시를 내린 뒤 시트에 기대앉아 천천히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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