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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

애착 인형 같은 건가...?

임유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상념에서 빠져나와 다시 한번 사건 자료에 집중했다.

며칠 후면 이재하의 재판이 열리게 된다. 김은아 쪽은 이대로 계속 질질 끌며 배상금을 주지 않을 생각인 듯했다.

배상금으로 거의 억 단위의 돈을 주기보다 1년 형을 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임유진은 교통사고를 낸 진정한 가해자가 소지혜라는 걸 거의 90% 확신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유력 증거는 잡지 못한 상태다.

역시 사고 현장을 다시 한번 둘러보며 증거를 찾을 수밖에 없는 건가? 이거 말고는 현재로서 다른 방법이 없었다.

증거를 찾지 못하면 재판에서 이긴다고 한들 이재하 가족은 일 푼도 얻지 못하게 된다.

“뭘 그렇게 열심히 봐?”

그때 강지혁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강지혁은 어느새 화상 회의를 끝내고 그녀의 곁에 와 있었다.

그는 허리를 숙이고 한 손으로 책상을 지탱한 채 그녀가 보고 있던 사건 자료를 바라보았다.

“사건 좀 보는 중이야.”

“정말 그 작은 로펌에서 변호사 비서로 계속 일할 거야? 내가 좀 도와줄까?”

강지혁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아예 로펌을 세워줄게. 그러면 너는 변호사 자격증도 있으니까 남들 보조가 아니라 네가 직접 사건을 받을 수도 있게 돼.”

“괜찮아. 지금은 일단 경력을 쌓고 싶어.”

“그래서 거절하려고?”

그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두 사람을 감싸고 있던 공기도 덩달아 무거워진 듯했다.

임유진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더니 그를 보며 말했다.

“강지혁, 나한테 뭘 자꾸 해주지 않아도 돼. 네가 언니랑 윤이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고마우니까.”

그녀는 그에게 기댈 생각이 없다.

강지혁이 정말 로펌을 차려준다고 해도 그건 결국 그녀의 것이 아닌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신기루 같은 것일 테니까. 언젠가 그의 마음이 또 변하게 되면 그것도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된다.

강지혁은 손가락으로 그녀가 입술을 깨물지 않게 입술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왜 계속 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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