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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하정숙은 성격이 좋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항상 거만한 표정을 지었고, 말투도 심술궂고 불쾌했다.

신유리는 이를 보고도 놀랍지 않았다.

그녀는 시선을 돌려 사무실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뜻 밖에도 하정숙이 그녀를 발견했다.

그녀의 짜증 섞인 표정은 좀 더 싸늘해졌고, 피식 비웃으며 말했다.

"역시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몰아서 일어나는가 보네.”

송지음도 신유리를 보았다. 방금 하정숙이 한 말을 신유리가 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표정이 굳어졌다

유일하게 침착한 사람은 신유리뿐이었다. 그녀는 하정숙의 말을 듣지 못한 듯 곧바로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때, 왕 선생이 그녀를 보았고, 그의 태도는 상당히 온화했다.

"지금 환자 상태가 괜찮지만 어쨌든 수술을 하면 몸이 상하기 마련이에요. 관리를 잘 해주셔야 해요. 그리고 환자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중환자실에 이주 정도 더 입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괜찮으실까요?"

중환자실 비용은 그리 저렴하지 않았기에 이를 위해서는 가족의 동의가 필요했다.

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왕 선생은 결제를 위한 청구서 몇 장을 더 주었다.

이후 신유리가 서류를 들고 사무실을 나오자 마자 다른 사람에게 가로 막혔다.

요즘 송지음은 더 이상 처음 입사했을 때처럼 촌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양복 셋업을 입고 머리에 컬을 넣어 어깨까지 내렸다. 엘리트 도시 미인처럼 보였다.

반면 신유리는 요즘 병원을 오가느라 바빠 옷을 입을 시간조차 없어 평범한 셔츠에 청바지 차림이였고, 긴 머리는 포니테일로 묶여 있었다.

송지음은 신유리를 훑어보고는 입가에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리 언니, 정말 언니였네요. 아까 슬쩍 봤을 때는 알아보지도 못했어요"

그녀는 조금 놀란 듯 말했다. "화인을 나가시고 이렇게 많이 변하실 줄은 몰랐어요."

송지음의 말 속에 담긴 비웃음을 신유리가 왜 못 느끼겠나?

그녀는 송지음보다 키가 컸지만 오늘 송지음은 하이힐을 신었고 신유리는 편의상 플랫슈즈를 신었다. 때문에 송지음이 그녀보다 머리 반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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