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1화 인적

신유리는 가까스로 몸을 바로 가누었다.

안색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은 서준혁을 바라보며 신유리도 화가 났다. 팔이 아플뿐더러 이런 억울함까지 당하게 되었으니.

비아냥거리며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이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늘 변함없이 부드럽고 낮은 그의 목소리.

“유리야, 무슨 일인데 그래?”

소리에 따라 신유리는 고개를 돌렸다.

“기다리고 있지 왜 왔어?”

“네가 하도 오지 않아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온 건데.”

이신은 덤덤하게 대답하고 나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서준혁과 우서진을 힐끗 보았다.

이윽고 그는 눈에 가시라도 박힌 듯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진이가 오자고 하긴 했는데, 여기 별로야. 앞으로 다시는 오지 말자.”

이신이 옴으로 하여 신유리는 더 이상 서준혁 일행과 말하고 싶지 않아 돌아가려고 했다.

“그만 돌아가자.”

이에 이신은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나란히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미처 몸을 돌리기도 전에 우서진의 음침하고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신유리, 너 딱 기억하고 있는 게 좋을 거다.”

그 소리에 신유리는 발걸음을 멈추더니 우서진을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

“개 키워 본 적 없어요?”

“주인 말대로 하지 않는 개는 맞아도 싸거든요.”

그 말에 우서진은 얼굴이 험악하게 굳어졌다.

신유리를 뚫어지게 노려보며 당장이라도 끌고 와서 죽일 모습이었다.

그의 시선을 느낀 이신은 무심코 옆으로 살짝 몸을 돌려 시선을 차단해 버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인 채 신유리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가자.”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소리였기에 옆에 있던 사람들도 똑똑히 들었다.

깊게 가라앉아 있던 서준혁의 눈동자는 약간 흔들렸고 그는 신유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고개를 살짝 숙인 신유리는 예쁘고 매끈한 목 라인을 무심결에 살짝 드러냈다.

서준혁이 자기를 지켜보고 있음을 그녀도 알아차리긴 했다. 그저 상대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이신과 함께 연우진을 찾으러 갔는데, 연우진은 두 사람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진 것을 보고 놀라며 물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