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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무

발걸음 소리가 조용한 거리에서 유달리 크게 울렸다. 신유리는 고개를 들어 올렸다.

서준혁의 뒤에는 이석민과 중년 남성이 따라왔다. 그의 얼굴은 냉정했고 시선은 신유리와 여정원을 잠시 번갈아 보았다.

여정원은 갑작스러운 서준혁의 목소리에 잠시 놀랐다.

“여 매님점은 고상한 취미가 있으시네요.”

서준혁은 여전히 여정원에게 시선을 두었다. 그의 말투는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았다.

“요즘 괜찮은가 봐요?”

신유리는 정신을 차리고 옷소매를 움켜쥐고 나서야 서준혁을 바라보았다.

서준혁이 왜 이 자리에 있는지 의문이었다.

서준혁은 그녀의 시선을 느꼈다. 검은 눈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섞여 있었다.

“유리 씨, 뜻밖의 일들을 겪게 되네요.”

서준혁의 뜻밖의 일들은 결코 좋은 일들이 아니었다.

신유리는 입술을 깨물고 다시 입을 열려 할 때 여정원이 갑자기 말을 가로챘다.

여정원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서 대표님이 여기에는 어쩐 일이에요? 만난 것도 인연인데 같이 밥이라도 드실래요?”

말을 마치고 신유리를 힐끗 쳐다보며 웃었다.

“지금 저랑 유리 씨가 사적으로 할 얘기가 있어서 서 대표님이 잠시만 기다려 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사적이라는 단어에 여정원은 일부러 힘을 주었고 신유리를 바라보는 눈빛은 복잡했다.

옆의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기는 삽시에 차가워졌다. 서준혁은 눈을 치켜떴다. 그는 키가 컸기에 위에서 모든 사물을 위에서 깔보는 느낌을 주었다.

그때 여정원이 눈치 없이 다시 입을 열었다.

“서 대표님도 알다시피 제가 예전에 유리에게 많은 걸 가르쳐줬는지라...”

여정원은 웃음을 짓고 있었으나 하는 말은 사람을 불편하게 했다. 마치 그와 신유리가 예전에 불정당한 관계인 것마냥.

그러나 여정원은 일부러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여정원은 여전히 서준혁이 자신을 해고한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당시 화인 그룹은 중간 관리자들을 승진시키려 했기에 여정원도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서준혁은 이것을 빌미로 여정원을 해고했다.

신유리와 서준혁의 관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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