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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신유리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녀는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국병 씨, 여긴 어쩐 일이세요?”

간호사와 의사들에 의해 제지당했던 주국병은 신유리의 목소리에 이내 고개를 돌렸다.

그의 얼굴에는 몇 군데 상처가 있었고 흐려있던 그의 눈빛에는 마치 한 줄기의 빛이 스쳐 갔다.

신유리를 본 간호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유리 씨, 계속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으셨어요.”

“이분께서 다짜고짜 병실에 들어가 어르신을 뵙겠다고 하셨어요.”

“제 장인어른을 뵙겠다는 뭐가 문젭니까?”

주국병은 원래 인상이 험한 데다가 목소리까지 컸다. 신유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흘겨보더니 말했다.

“국병 씨, 어쩐 일로 성남까지 오신 거죠?”

주국병이 할아버지를 보기 위해 성남시까지 올 리가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마음이 차가워지더니 물었다.

“엄마는 국병 씨가 여기까지 온 걸 아세요?”

주국병은 화가 나서 말을 뱉었다.

“그 재수 없는 년 얘기는 좀 작작 해.”

지금은 밤인 데다가 여긴 병원인지라 주국병의 목소리는 복도에 유난히 크게 울려 퍼졌다.

신유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려가서 얘기하시죠.”

이 층에는 환자가 매우 많았다. 심지어 어떤 병실에서는 이미 문을 열고 머리까지 내밀고 구경하고 있었다.

신유리는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려 떠났고 주국병이 자신을 찾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다.

다만 그녀는 돌아서자마자 빠르게 핸드폰을 꺼내 이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녀는 주국병에 대해 전혀 신뢰가 없는지라 만약 충돌이 일어나면 그녀 혼자서 무조건 손해를 볼 것이다.

저녁, 병원에는 인적이 드물었고 신유리는 입원병동 로비 밖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때때로 사람들이 로비 밖에서 지나갔다.

주국병이 그녀의 뒤를 따라 내려오더니 사람이 없다고 그는 더 이상 연기조차도 하지 않고 입꼬리를 치켜올리더니 직설적으로 물었다.

“말해봐, 언제 나한테 돈을 보낼 거야?”

신유리는 눈을 반쯤 감고 말했다.

“내가 왜 당신한테 돈을 줘야 하죠?”

“너 그 재수 없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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