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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당신

사무실의 공기는 삽시에 얼어붙었다. 신유리는 눈꺼풀을 떨며 천천히 말했다.

“조건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을 얘기하는 거야.”

서준혁은 눈을 치켜뜨며 냉정하게 입을 열었다.

“협상? 신유리, 아까 거절했어. 벌써 잊은 거야?”

서준혁은 아무런 표정 없이 신유리를 쳐다보았다.

“나는 절대 관심 없는 것을 탐하지 않아.”

서준혁의 말에 신유리는 숨을 잠시 참았다.

‘서준혁이 관심 없는 것?’

‘버닝스타에서 서준혁이 관심 없는 것?’

신유리는 생각하며 한참이나 지나서야 손에 든 문건들을 정리했다.

“죄송하네요, 서준혁 대표님. 제가 방해했어요.”

서준혁은 여전히 입술은 다문 채 냉정하게 신유리를 쳐다보았다. 날카로운 그의 턱선은 냉기를 뿜는듯싶었다.

“이신과 같이 있다 보니 닮아 가는 거야?”

서준혁의 입에서 이신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신유리의 행동은 더욱 빨라졌다.

서준혁은 얼굴이 더욱 경직되어 경고 어린 말을 내뱉었다.

“이씨 가문은 너의 생각처럼 쉽지 않아. 이신이랑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신유리는 행동이 늦추어 지더니 천천히 서준혁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뭘 알아?”

서준혁은 이유 모를 웃음을 짓고 쭉 뻗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신이 이미 가문에서 쫓겨난 걸 알려주지 않았지. 이씨 가문은 새로 배양하는 후계자가 있다지? 그가 왜 외국으로 가서 작은 회사를 열었다고 생각해?”

“신유리, 안타깝게도 너는 사람을 잘못 택한 거야.”

이신에 관하여 신유리는 아는 게 얼마 없었다. 단지 임아중의 말로 이신과 그의 집안이 사이가 좋지 않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

서준혁은 말이 없는 신유리를 보며 얼굴이 어두워지며 입을 열려 할 때 신유리가 그를 쳐다보았다.

신유리는 최근 많이 핼쑥해졌고 피부 또한 더욱 하얘졌다. 석양빛이 창문을 넘어 그녀의 예쁜 얼굴을 비추었다.

신유리는 견결한 얼굴을 하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사람을 택한 적이 없어. 이신의 일은 당신이 말할 필요 없어. 서준혁, 당신의 오만한 태도가 역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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