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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하예진은 냉소를 흘렸다. "계속 더치페이를 하겠다면서요. 전 그저 저 사람 말대로 한 거예요. 자기가 화가 났으면 날 때려도 된다는 거예요? 자기 아들이 저 꼴이 됐다고 속상해하면서, 내가 당신들 아들에게 맞아서 무슨 꼴이 됐는지는 안 보여요?"

"당신 아들은 부모가 낳아주고 키워줬겠죠. 그럼 저는 뭐 부모가 없어요? 예, 저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어요. 설령 내가 부모가 없는 애라고 해도, 당신들이 함부로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하나씩 덤빌래요, 아니면 같이 덤빌래요? 어디 한번 해 봐요. 저 오늘 미리 말해두겠는데, 나랑 이혼하고 싶으면 그냥 말로 해. 주먹이나 휘두르지 말고. 나 그렇게 만만한 사람 아니야! 어디 날 더 괴롭히고 때리기만 해도,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혼자 죽지 않을 거야!"

"주형인, 내가 전부터 말했지. 감히 날 때릴 거면 그 자리에서 날 때려죽이라고. 그렇지 않으면 평생 잘 생각하지마, 그 틈에 널 다져버릴 거니까!"

하예진은 독기 어린 눈으로 시댁 식구들을 노려봤다.

그들이 감히 덤벼든다면 하예진은 그들과 함께 죽을 작정이었다.

주 씨 집안사람들은 그만 할 말을 잃었다.

"미친년, 못돼먹은 년, 정말 어처구니가 없구나!"

주경진은 하예진에게 욕설을 퍼부은 뒤 아들에게 말했다. "형인아, 가자. 엄마아빠랑 집으로 가자."

주형인도 오늘은 하예진에게 놀랐다.

하예진을 알게 된 뒤로 벌써 12년이 되었는데,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이런 독기가 있는 줄은 몰랐다.

사납던 하예진의 모습을 떠올리면 주형인은 아직도 다리가 덜덜 떨렸다. 이내 주형인은 가족들과 떠나며 직장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며칠 간의 휴가를 신청했다.

며칠간은 집에서 푹 쉬어야 할 것 같았다.

일가족 네 명은 주서인이 몰고 온 차에 탔고, 다들 차에 타자 주서인이 입을 열었다.

"형인아, 너 하예진이과 이혼하고 우빈이를 데리고 와. 우빈이를 절대로 주지 마. 어디 그러고도 저렇게 나오나 두고 보자고."

주형인은 입가의 피를 닦으며 부모님에게 물었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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