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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주형인은 가족들이 다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질책하지 않자 입을 열었다. "하예진은 애를 낳고 난 뒤에 몸매가 점점 더 뚱뚱해져서 마음이 점점 더 식어갔어. 제인은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데다 젊고 예쁘기까지 하잖아. 난 제인이야말로 내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해."

김은희가 따금하게 한마디 했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건 네 지위와 수입이야. 네가 만약 예전처럼 평범한 직원이었다면 누가 널 마음에 들어 하겠니?"

"하예진은 비록 독한 데다 널 이 꼴로 만들었지만 양심적으로 말하자면 너랑 결혼한 그동안 널 아주 잘 챙겨주고 집안 살림도 아주 잘해놨었지. 그 애는 고생을 해 본 애라 살림도 잘하고, 집안도 잘 꾸려. 네가 밖에서 지금 만나는 그 여자는 보니까 예진이보다 못한 것 같더구나."

김은희는 비록 아들을 편애하고 있지만 하예진에 대한 평가는 나름 중립적이었다.

"아내는 조신한 사람으로 찾아야 해. 네가 밖에서 노는 거? 엄마는 신경 쓰지 않아. 하지만 그 여자랑 결혼하려는 거면 반드시 신중해야 해. 그러다 너 나중에 후회해."

조강지처를 버리고 애인을 아내로 들였다가 생각만큼 잘 지내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던가.

김은희는 사실 아들의 지금 상황에 대해 몹시 만족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들이 행복을 잃고 대가를 치르기를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주서인은 달랐다. "하예진이 뭐가 좋다는 거야? 형인이를 이렇게 때려놓은 것만 봐도 우리 집은 저런 며느리 못 받아주지. 형인아, 나는 네가 제인 씨랑 지내는 거 지지해. 같이 살만한지 아닌지는 살아봐야 하는 거지, 보기만 한다고 어떻게 알아?"

"그때 하예진도 보기에는 예의 있고 교양 있어 보였는데, 형인이를 이 꼴이 되도록 때린 것도 모자라 길거리에서 칼을 들고 쫓아올 줄은 누가 알았겠어?"

주경진과 김은희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형인아, 요 며칠 너 집에 돌아가지도 말고 돈도 보내주지 마. 절대로 져주지 말고, 꼭 걔가 먼저 너한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더는 이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나서야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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