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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5화

소지훈은 아버지가 이미 미쳤다고 생각했다. 앞뒤를 가리지 않고 그저 힐끔 쳐다보기만 해도 그쪽으로 생각하니 말이다.

여자아이는 다시 부모의 곁으로 돌아갔고, 워낙 비밀로 한 일이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성소현도 심효진한테서 들은 이야기였다.

소균성의 미친 짓 때문에 성소현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성소현의 나이가 마침 스물몇 살이었고, 소지훈이 꽃까지 선물하고 공항에 픽업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밤새 혼담을 꺼내러 올지도 모른다.

성소현은 하예정에게 언제 돌아올 건지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하예정한테서 바로 전화가 왔다.

“예정아, 출장 끝났어?”

“네. 오늘 돌아왔어요. 어르신이랑 언제 돌아올 거예요? 그리고 우빈이는요? 우빈이 보고 싶어서 죽겠어요. 지금 옆에 있어요? 바꿔줄 수 있어요?”

성소현은 주우빈을 정말 좋아했다.

매번 이모라고 불릴 때마다 마음이 사르르 녹는 것만 같았다.

하예정이 웃으면서 말했다.

“지금 밖에서 놀고 있어. 이따 들어오면 너한테 영통 보낼게. 비즈니스는 잘 끝났어?”

원래는 하예정이 출장을 갔어야 했지만, 할머니한테 설득당해 예진 리조트로 간 것이다.

성소현은 이경혜가 자꾸만 장연준과 엮어놓아 짜증 났던 참에 출장을 핑계로 어쩌다 평온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우빈이 누구랑 그렇게 신나게 놀고 있어요? 곧 개학인데 인제 그만 놀 때도 되지 않았어요? 나중에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면 어떡해요.”

성소현은 자신도 어릴 때 이랬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놀기 좋아하는 바람에 유치원도 가기 싫어해서 아침이면 유치원에 가자고 설득하느라고 온 가족이 출동했다. 겨우 침대에서 일으켜 세우면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다.

성소현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가끔 가족들이 말을 꺼내 그녀를 놀리곤 했다.

말만 들어도 상상되는 것 같았다.

“연정 씨 아들 준호랑 놀고 있어. 나이가 비슷하거든. 둘이 맨날 즐겁게 노느라고 정신없어.”

성소현이 웃으면서 말했다.

“평소에는 혼자만 놀다 또래 친구를 만나서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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