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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8화

고현은 한참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오늘 저녁 연회에 나와 함께 가자.”

“그래."

고빈은 거절하지 않았다.

“지금 퇴근해?”

“응.”

“그럼 나도 지금 퇴근해서 형이랑 밥 먹으러 집에 갈게.”

남매는 평소 각자의 집에서 살다가 가끔 고택으로 함께 갔다.

고빈은 종종 누나 집에 가서 밥을 얻어먹곤 했는데, 입이 까다로운 누나가 요리 솜씨가 특별히 좋은 요리사를 찾았기 때문이다.

고빈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사무실을 나선 그녀는 비서에게 물었다.

“전 대표... 혹시 회사 입구에서 지키고 있는 건 아니겠지?’

전씨 그룹은 강성 쪽에 몇 개의 호텔을 두고 있지만, 호텔이 잘 운영되고 있어 전호영이 직접 나서서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 거의 없었다.

전호영은 여유의 시간이 많았다.

고현은 전호영과 달리 고씨 그룹의 대표로서 매일 정신없이 바빴고 여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녀는 전호영의 얼굴을 떠올리기만 하면 한숨이 나왔다. 전호영이 또 회사 입구에 꽃바다를 만들고는 공개적으로 그녀에게 고백이라도 할까 봐 두려웠다.

오전에 그가 준비한 꽃바다는 기자들의 카메라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에 의해 모멘트에 올랐다. 그렇게 소문이 퍼지면서 기자들의 눈에도 띄게 됐다.

아직도 인기 검색어 기사에서 당시의 사진을 볼 수 있다.

그녀는 빨간 장미 꽃바다를 보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연예 기사가 그녀와 전호영의 가십거리를 대놓고 보도할 때, 그녀는 따로 손을 써 막지 않았다. 전호영이 행동을 멈추지 않는 한 연예 기사들이 그들의 일을 보도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숨길 수도, 억제할 수도 없는 마당에 시간을 낭비해서 뭐 할까?

고현은 자기가 낯가죽이 두꺼워 다른 사람들의 과도한 관심이 두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회사 입구에 계시지 않습니다.”

비서는 공손히 말했다.

“이미 보안팀에게 전 대표가 오는 즉시 알려달라고 분부했습니다.”

“온 오후 나타나지 않았다고?”

비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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