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 일행은 곧 고성 호텔에 도착했다.고성 호텔 입구에는 고현 전용 주차 석이 있다. 다른 사람은 그 주차 석들을 사용할 수 없다. 다른 손님들은 어떤 신분이든 상관없이 다 지하 주차장에 주차해야 했다.전호영은 고현의 덕에 호텔 입구에 주차할 수 있게 됐다.호텔 입구에는 미녀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하나같이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호화롭게 단장을 하고 호텔 입구에 서 있어 독특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었다.전호영이 차에서 내리자 미녀들이 우르르 달려왔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전호영은 자신을 향해오는 미녀들을 보면서 생각했다.‘강성의 미녀들을 건드린 적이 없는데?’“대표님.”“도련님.”그녀들이 입을 연 후에야 전호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를 향해 온 것이 아니라 미래의 와이프를 향해 온 것이었다.‘아니지, 그럼 이 사람들 다 내 라이벌이잖아?’전호영이 수를 세어보니 십여 명은 되였다.게다가 이건 단지 강성 상류사회의 명문 규수들일 뿐이고, 스타들과 유명한 모델들, 고씨 그룹의 비즈니스 파트너나 여직원 중에도 고현을 좋아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현도 결혼 전의 전태윤처럼 차가웠지만 여전히 많은 팬을 두고 있었다. 이 방면에서는 전태윤보다 훨씬 강했다. 전태윤의 성격은 모두가 잘 알고 있었고 또 성소현이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바람에 감히 라이벌이 될 담이 없었다.그래서 전태윤을 좋아하는 사람은 고현만큼 많지 않았다.여기엔 주로 고빈의 도움이 컸다. 고현의 쌍둥이 동생인 고빈이 전호영처럼 말도 잘하고 친구도 많이 사귀었기 때문이다. 고빈은 예쁘고 기질이 좋고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기만 하면 모두 친구로 여겼다.여자들은 먼저 고빈의 친구로 된 수 고현에게 접근하는 목적을 달성했다.이때, 고현의 경호원들은 즉시 앞을 가로막으며 보호했다.고빈은 되려 웃으며 인사했다.“다들 여기서 저를 기다리는 거예요?”고빈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이었다.“저도 대표에 도련님인걸요.”“고빈 대표님은 둘째 도련님이시죠.”그녀들의 마음속에 대
그리고 전호영이 반응하기도 전에 단숨에 그를 에워쌌다.라이벌을 대할 때 그녀들은 그야말로 한마음 한뜻이라고 할 수 있다.너무 많은 여자가 고현을 좋아하는 것에 이미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 남자 라이벌까지 한 명 추가되었으니... 심지어 새로 나타난 남자 라이벌은 관성의 전씨 그룹에서 온, 전씨 일가의 셋째 도련님이다.비록 그녀들은 집안 어른들로부터 전호영에게 미움을 사는 일을 절대 하지 말라고 거듭 당부받았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전호영은 호텔에 들어가기도 전에 10여 명의 라이벌에게 포위 공격을 당했다.다행인 것은 전호영은 말솜씨가 좋고 입도 독했다.동시에 10명 이상의 라이벌에게 포위당했지만 대단한 말재주로 규수들을 말문이 막히게 반박했다.그러고는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누나를 따라 호텔에 들어가지 않은 고빈은 말싸움의 전 과정을 목격했다.심지어 전호영이 열 몇 명의 라이벌들을 상대하는 영상을 휴대폰으로 찍어 가족 단톡방에 보냈다. 단톡방의 구성원은 네 식구뿐이다.고빈은 아예 누나를 단톡방에서 부르며 말했다.[누나, 호영 대표님 얼마나 대단한지 봐. 모두 내놓으라 하는 명문가 규수들인데 호영 대표님 앞에서 다 져버렸어. 일대 십으로 이긴 거잖아? 정말 대단해. 존경할 지경이야.]고현은 아예 휴대폰을 보지 않았다.연회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그녀는 주위 사람이 자기 휴대폰 화면을 보게 될까 봐 항상 걱정했다. 여자인 신분이 드러나길 원하지 않았다.가족들만 있을 땐 부모님들은 모두 그녀를 딸이라고 불렀고 동생도 그녀를 누나라고 불렀다.그녀는 매번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가족들에게 채팅 기록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비록 가족들이 그녀의 비밀을 누설할 리는 없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특히 최근에는 부모님과 동생이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그녀를 시집보내려고 한다.이때, 고현의 경호원 중 한 명이 실수로 한 여자아이와 부딪쳤다. 상대방이 들고 있던 와인도 모조리 경호원의 몸에 다 쏟아졌다.“죄송해요.”여자
이윤미는 바삐 말했다.“괜찮아요, 다치지 않았어요. 저는 괜찮아요.”그녀는 고현을 힐끔 보고는 얼른 고개를 숙였다. 수줍은 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고현 대표님, 정말 죄송해요. 제가 길을 잘 보지 않아서 실수로 대표님의 경호원과 부딪혔네요.”“제가 사과해야죠. 연회장에 사람도 적지 않은데 제가 이렇게 많은 경호원을 데리고 온 탓에 윤미 씨가 제 경호원과 부딪치게 된 거잖아요. 무사하다니 다행입니다.”고현은 자신을 따르는 규수들과는 보통 차갑게 대했고 누구에게도 특별히 친절하지 않았다.뭔가 눈에 든 이윤미를 대할 때는 자신도 모르게 말투가 누그러졌고 얼굴의 차가운 표정도 어느 정도 녹았다.이걸 본 다른 사람들은 이씨 일가의 규수가 아주 뻔뻔한 방법으로 고씨 일가의 큰 도련님의 관심을 끈다고 생각했다.“저런 시골뜨기도 감히 고현 도련님의 관심을 끌려 들어?”“지금은 이씨 집안의 귀한 규수잖아요. 앞으로 이씨 일가의 가장이 될 사람인데... 고현 도련님에게 빠질 만도 하죠 뭐. 전씨 일가의 셋째 도련님마저도 반할 정도로 훌륭한 분이니까요.”“나도 딸이 있다면 고현 씨를 사위로 삼았으면 하는걸요.”“이씨 일가 가장이 이윤정을 데리고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누군가가 이씨 일가 가장이 수양딸 이윤정과 함께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고 작은 소리로 사람들에게 더 이상 논의하지 말라고 일깨워줬다. 하지만 청력이 좋은 이윤미는 주위 사람들의 속삭임을 모두 들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비꼬았다.‘그래, 고현 도련님을 마음에 두고 있어. 그래서 어쩔 건데? 당신들이 나에게 어떻게 할 수라도 있을 것 같아?’강성에는 젊은 인재들이 적지 않게 있지만 대부분은 이미 결혼했고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마음에 둔 사람이 따로 있어 이윤미의 눈에 들지 못했다.과거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여태까지 독신으로 살아온 것이다.양부모는 그녀가 18살이 된 후부터 항상 그녀를 시집보내고 싶어 했다. 그녀에게 주선해 준 남자들은 모두 재벌 2세였
하지만 이윤미는 이 모든 것은 양부모와 형제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피를 빨릴까 봐 두려웠다.생각하지 못한 것은 그녀가 원래는 이씨 일가의 친딸로 어마어마한 재산을 물려받을 운명이었지만 양아버지의 음모로 이윤정과 신분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윤미는 부유하게 자라는 대신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게 되었다.친부모와 세 오라버니는 비록 이윤미의 존재를 받아들였지만 가짜 딸이자 가짜 동생인 이윤정에 대한 배려를 멈출 수 없었다.잘못을 저지른 양아버지는 벌을 받았지만 이윤정이 마음에 걸린 이씨 일가는 이윤정을 이씨 일가의 둘째 아가씨로 남게 했다.이윤미와 이윤정은 같은 해 같은 달에 태어났고 이윤정이 이윤미보다 10분 빨리 태어났다.다만 이윤미는 이씨 일가의 핏줄이자 앞으로 이씨 일가 가장의 자리를 이어받아야 했기에 첫째 아가씨로 되었다.“고현 도련님.”이씨 일가의 현 가장은 70세 좌우이지만 관리를 잘해 50대 초반처럼 보였다.그녀의 곁에는 친딸처럼 아끼며 키워온 이윤정이었다. 그녀는 걸어오면서부터 시선을 고현의 몸에서 떼지를 못했다.“고현 대표님, 우리 집 윤미랑 부딪쳤다고 들었는데... 어디 다친 데는 없으신지요?”이씨 일가 가장은 고현에게 관심 있게 물었다.고현은 말했다.“제가 아니라 경호원이 실수로 윤미 아가씨와 부딪힌 겁니다. 다행히 무사해요.”그녀는 이윤미가 경호원과 부딪혔다는 것을 듣고 바로 말을 바꿨다. “윤미도 괜찮을 거예요. 우리 집 윤미는 어릴 적부터 시골에서 자란 탓에 힘든 일을 많이 해봐 몸이 든든하거든요. 부딪혀도 아프지 않을 거예요.”구경꾼들은 참지 못하고 또 술렁댔다.이윤미가 이씨 일가에 돌아온 후 현 가장의 친딸에 대한 태도는 시종일관 무덤덤했다고 했다. 하긴, 자기 곁에서 자란 아이가 아니니 아무런 애정도 없을 수 있었다. 마음이 모질고 독한 가장이 남과도 다름없는 친딸에게 특별히 잘해주길 바라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하지만 아무리 친딸과 사이가 안 좋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친딸이 몸이 든든하
“이 대표.”고현이 나지막이 말했다.“저는 윤미 씨의 피부가 너무 부드러워 보여요. 우리 경호원이 윤미 씨를 아프게 했을까 봐 걱정이에요.”고현은 이윤미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항상 동생을 만날 때마다 이윤미에게 구애하라고 설득했다. 고현은 이윤미의 인격과 능력이 마음에 들었다.많은 사람은 표면에 드러난 것만 보았다. 이윤미가 가주의 역할을 감당하기 어렵고 이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이어받을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이씨 가문의 사업은 주로 이씨 가주가 직접 통제하고 관리하고 있었다.이윤미는 사람들에게 연약하고 겁이 많으며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는 인상을 주었다.그러나 고현은 이윤미의 실력을 한눈에 알아보았다.고빈은 이씨 가문 사람들의 관계가 너무 복잡해서 싫어하는 모양이었다. 이윤미와 함께 있으면 이씨 가문의 싸움에 휘말릴 것으로 생각했다.지금 이 대표가 이윤미에 대한 태도를 직접 보고 나서야 고현은 동생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대표, 우리 언니는 괜찮을 거예요”이윤정이 그들의 대화에 참견했다.이윤정은 고현이 이윤미를 관심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다.고현이 두 마디만 했을 뿐인데도 이윤정은 고현이 이윤미를 관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강성에서는 아직 고현의 차별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여자가 없었다.이윤정은 조금 전에 고현이가 이윤미에 대한 태도가 유난히 부드러운 것을 발견했다.이윤정은 그 광경을 보기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윤정은 이윤미가 고현에게 꼬리 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엄마에게 이윤미가 뻔뻔스럽게 상투적인 방법으로 고 대표에게 접근하는 거라고 욕했다.“고 대표, 아까는 정말 미안했어요. 저는 지금 괜찮아요.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이윤미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려고 핑계를 대고 서둘러 나갔다.“고 대표.”이윤미가 자리를 뜨자마자 전호영이 들어왔다.전호영의 뒤로 고현이 동생 고빈이가 따라 들어왔다.고빈은 전호영이 열 몇 명의 연적들과의 말싸움에서 이긴 일에 대해 매우 탄복했다
고현은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나중에 우리 집안 사람 될건데요. 먼저 연습해 본 거예요.”전호영은 뻔뻔하게 고현을 따라 다녔다. 그러다가 익숙한 사장님들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도 건넸다.전호영은 고현의 뒤를 따라다녔기 때문에 그 사장님들도 전호영과 더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말할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전호영은 고현의 껌딱지가 되어 고현이 떼어낼 수가 없었다.고현의 경호원들도 전호영 막을 수 없었다. 그들이 전호영을 막으려고 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전호영과 싸움으로 겨뤄야 했다. 하지만 그 경호원들은 자신이 전호영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듣자니 전씨 가문 남자들은 문무를 모두 겸비했다고 한다. 실력이란 단지 어렸을 적에 태권도를 몇 년 배운 기술로 여겨졌으나 놀랍게도 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전업적으로 권법을 배운 진정한 실력자였다.“전 대표.”고현은 전호영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고현은 걸어가던 발길을 멈추고 전호영에게 물었다.“대체 뭘 하려는 겁니까? 전 대표가 제 사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 안 들어요? 저와 다른 대표들의 교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말입니다.”전호영은 씩 웃으며 대답했다.“고 대표는 고 대표 일 봐요. 대표들과 얘기도 나누고요. 제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을게요. 제가 고 대표 사업을 가로채는 일은 없을 거예요. 저는 요식업만 책임지고 있거든요. 빼앗고 싶었으면 이미 빼앗은 지 오래일 겁니다.”고현은 분노를 억누르면서 차갑게 말했다.“전 대표가 대낮에 하신 일 덕분에 우리가 지금 연회의 주인공으로 되었거든요. 제가 누군가와 사업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도 모두의 관심은 당신에게만 쏠리고 있다는 말입니다.”전호영은 고현에게 맛있는 음식을 가져다주었다. 먼저 먹어보고 독이 없다면서 안심하고 먹으라는 말도 잊지 않고 건넸다.그리고 고현에게 배고픈지, 목마르지 않은지 자주 물어봤다.전호영은 세심한 배려와 예의 있는 태도로 고현을 대했다. 곁에서 보면 서로 사
전호영의 말을 들은 순간 고현은 당황했다.전호영이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고현의 의심이 맞을 수도 있었다.전호영은 고현이가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수도 있었다.어떻게 알아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현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확고한 눈빛으로 대답했다.“저는 남자입니다! 진정한 남자예요!”고현은 20년 넘게 남자로 살았다.전호영은 고현의 허점을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전호영이 정말 허점을 말할 수 있다고 해도 고현은 돌려서 말할 계획이었다.전호영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전호영은 차 탁자를 에돌아 고현 앞에 다가가더니 고현을 내려다보았다.고현은 전호영이 자신을 내려다보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서 전호영과 눈을 수평으로 마주했다.고현의 키는 전호영의 키와 비슷했다.사실 전호영보다 조금 더 컸다.“고현 씨, 당신이 남자라면 제 앞에서 옷 벗을 담은 있어요?”전호영은 머리를 고현에게 바짝 기울였다. 조금만 더 앞으로 나오면 고현에게 뽀뽀할 수도 있었다.고현은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전호영의 이런 행동에 마음이 두근거리지도 않았다.“제가 왜 당신 앞에서 옷을 벗고 보여 줘야 하죠? 제가 미쳤어요?”전호영은 피식 웃었다.“못 벗는 것 아니고요? 당신이 남자라면 저랑 똑같이 모든 것이 다 있을 텐데 왜 못 벗는 거죠? 여기 다른 사람도 없어요. 당신이 벗는다고 해도 제가 나가서 말하지 않을게요.”고현은 여전히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제가 남자라면 남자예요. 옷까지 벗으면서 당신에게 증명할 필요 없어요. 전 대표가 저를 의심하는 것으로 보면 제가 남자라는 증거가 있는 모양이네요.”고현은 말을 할 때 일부러 소리를 깔면서 말했다. 여자처럼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목젖도 있고 가슴도 평평했고 말과 행동이 모두 남자와 다름없었다.20년 넘게 남자로 분장한 고현도 샤워할 때만이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이 생각났다.전호영의 시선은 고현의 얼굴에서부터 목으로 향했고 더 아래로 바라보다
전호영은 천천히 바지 벨트를 풀면서 입을 열었다.“고 대표, 당신이 감히 제 앞에서 옷을 벗어 남자임을 증명하지 못하시지만 저는 증명할 수 있어요. 고 대표가 제가 남자인지 아닌지를 확인해 드릴 수 있어요.”전호영이 바지를 벗으려고 하자 고현은 바로 어두운 얼굴로 소리쳤다.“전 대표. 죄송해요. 제가 방금 말을 잘못했어요. 당신은 진정한 남자 틀림없어요!”전호영도 고현을 놀리려고 한 행동이었다.고현 앞에서 진짜로 바지를 벗을 계획이 없었다.고현이 사과하자 전호영은 허리띠를 다시 매고는 말을 이었다.“제가 고 대표보다 훨씬 담이 크네요. 고 대표는 평소에 당당하고 일 처리가 깔끔하더니 바지 벗는 일에서는 저보다 담이 작네요. 여자처럼 쭈뼛쭈뼛, 시원하게 벗지 않네요.”고현은 얼굴이 새까맣게 변했다.“고 대표, 정말 여자인 건 아니죠?”“무슨 소리 하세요.”전호영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내가 만일 여자라면 더더욱 당신 뒤를 쫓아다니면서 시집갈걸요.”“전 대표, 저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어요. 이제는 껌딱지처럼 저를 따라다니지 마세요. 당신은 이미 제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고현은 부드러운 말로 전호영과 도리를 따지려고 했다.하지만 아내의 관심을 끌려는 전씨 셋째 도련님에게는 이런 도리가 먹히지 않았다.전호영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모든 사람에게 당신한테 반했다고 말했는데 이제 겨우 하루 만에 포기한다면 아무도 제가 게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을걸요.”“전 대표가 게이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거면 다른 남자를 찾으시면 되잖아요. 꼭 저를 찾아올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저는 고 대표가 너무 좋아요. 고 대표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생겼거든요. 저는 멋있는 사람이 좋더라고요.”고현은 물었다.“관성에는 젊은 인재들이 많고 심지어 저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수두룩할 텐데 전 대표는 왜 그들을 찾지 않으시는 거죠?”“저는 관성의 사람들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거든요. 너무 익숙해서 도저히 함께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