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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깨워야 하나? 할머니가 태윤 씨가 잘 때 전화하면 엄청나게 화낸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시간을 보니 이미 자정이 넘었다.

‘태윤 씨가 평소의 집에 오면 보통 이 시간이었으니, 아마 아직 안 자지 않을까?’

예정은 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태윤이 안 자고 있다면 일부러 문을 잠갔다는 건데, 왜 이렇게 한 것인지 예정은 알 리가 없었다.

아무튼 예정이 김진우와 함께 있었고, 둘이 또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바로 이 때문에 태윤은 꽤 불쾌한 것이 틀림없다.

‘꽃뱀한테 걸린 게 분명해. 막상 시집와서 보니 나한테서 가져갈 것이 없다고 생각되니까, 급하게 다른 남자를 찾는 거 아냐?’

할머니가 그 꽃뱀한테 속은 게 분명하다.

따지고 보면, 할머니도 예정을 안지 석 달밖에 안됐는데, 알면 얼마나 잘 알겠는가.

하필이면 할머니가 예정에게 은혜를 입어, 감사한 마음에 그녀를 믿고 태윤을 장가보낸 것인데….

핸드폰이 계속 울렸으나 태윤은 예정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자 예정은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몇분 지나지 않아 또 전화를 걸어왔다.

세 번째 전화하자 그제야 전화를 받았다.

“태윤 씨, 자요?”

“무슨 일인데?”

태윤은 차갑게 되물었다.

“당신이 문을 잠궈서 들어갈 수가 없잖아요.”

태윤은 잠시 침묵한 후, 여전히 차갑고 가시 박힌 말투로 말했다.

“나는 당신이 오늘 밤 7성급 호텔에 간 줄 알았네.”

예정은 가시 박힌 듯한 말을 듣고 어찌 된 영문인지 몰랐다. 그녀가 왜 그런 고급 호텔에 가서 잔단 말인가.

‘나한테 갑자기 왜 날을 세우는 거야?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예정은 성격이 좋아 왜 이렇게 이상하게 구는지 따지지 않았다.

태윤은 말이 없었다.

몇초간의 적막이 흐르고 예정은 말했다.

“태윤 씨, 나보고 호텔가서 자라고 해도 상관없어요. 아무튼 난 항상 당신이 준 카드를 가지고 다니니까. 그럼, 관성 호텔가서 자죠, 뭐.”

태윤은 말이 없었다.

“기다려봐!”

차갑게 한마디 던지고는 전화를 끊었다.

몇분이 지나서야 문이 열렸다.

문이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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