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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뺨을 세차게 맞은 오훈은 그대로 날아가더니 땅에 뚝 떨어져 몇 바퀴 구르기까지 했다

겨우 몸을 일으켜 보니 입가와 비강에서 피가 미친 듯이 흘러나왔다.

낭패하기 그지없는 얼굴을 가리고 그는 비분에 차 마지 못했다.

그러나 아무리 노여워도 감히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었다.

다만 눈 밑 깊은 곳에서 짙은 비애와 분노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여하튼 자신과 동생은 모두 가족을 위해 일하고 있고 전에 했던 계획이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시도는 해 보았다.

오적은 오씨 가문을 위해 오늘 목숨까지 바치고도 있다.

오로지 가문을 위해 희생한 모든 것인데 돌아오는 건 쓴소리뿐이었으니 노여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비분과 불쾌감으로 가득 찬 오훈.

고도훈 손에 죽은 오적이나 상대는 본래 오씨 가문과 적이니 별다른 ‘탓’을 할 수 없지만 가문의 어르신들은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

위안은커녕 쓴소리만 하는 어른들에게 그저 더없이 한심할 따름이다.

이때 은둔 오씨 가문의 청송 장로는 두 눈에 음험하고 차가운 억새를 반짝였다.

“고수? 고도훈?”

“특히 그 고도훈, 빌어먹을 놈!”

“이번 청황 대회가 끝나고 어디 살아서 돌아갈 수 있나 한번 보자.”

“이번에 자격을 지켰다고 한들 다음에도 순순히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이 말을 듣고 오산은 얼굴이 으스스해졌다.

“청송 장로, 지금 하신 그 말의 뜻은...”

청송 장로는 콧방귀를 뀌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이곳을 떠났다.

이때 오훈은 머리를 숙이고 땅바닥에 앉아 청송 장로의 말을 듣고 눈빛이 한동안 반짝였다.

무엇인가 계획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나 알 수 없었다.

한편, 어느 정원 안.

흑월교라는 고대 무술 문파의 한 인원이 점심에 임시로 이곳에 배치되어 휴식하게 되었다.

방 안에는 세 사람이 단독으로 여기에 모였다.

“개인 랭킹 시련이라 하란파의 신약 계곡에 가서 각종 비약을 채집해야 하는 거였어?”

“허허, 나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 아니야?”

검은 옷을 입은 한 청년의 얼굴에 흥분된 웃음기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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