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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강서연은 이 제안을 미처 거절할 새도 없이 구현수에게 이끌려 집 문을 나섰다.

가는 길에서 그녀는 입을 꾹 다물고 머릿속엔 오직 이까짓 월급으로 무엇을 먹을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었다.

그녀는 구현수를 힐긋거리며 생각했다.

‘현수 씨는 줄곧 가난하게 살아서 강주시에 어떤 음식점들이 있는지 모를 거야! 현수 씨 소비 수준이라면 길거리 음식으로도 대충 끼니를 때울 수 있어. 그리고 어떤 음식점들은 주식이 무한 리필이라 충분히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거야.’

강서연은 고개를 숙이고 씩 웃었다.

그녀는 결혼한 이후로 줄곧 아껴 쓰며 검소하게 생활했다. 평소 끼니를 준비할 때도 저렴한 채소만 골라서 샀다. 다만 전에 강씨 일가의 연장자 도우미가 말하기를 젊은 부부는 열정이 식어가는 게 가장 두려운 일이라고 했다. 가끔 나가서 로맨틱한 데이트를 하는 것도 부부의 감정을 더 승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럼... 오늘 아예 현수 씨를 데리고 밖에서 거하게 한 끼 먹을까?’

강서연은 생각에 푹 빠져있다가 고개를 번쩍 들어보니 어느덧 구현수와 함께 가장 번화한 거리의 제인 호텔 입구에 떡하니 서 있었다!

“여기로 해.”

구현수는 마치 재래시장에서 배추 고르듯 홀가분하게 말했다.

“뭐라고요?”

강서연은 비명을 지를 뻔했다.

“여기서 먹자고.”

구현수가 실눈을 뜨고 가볍게 웃었다.

“이 호텔 괜찮은 것 같아.”

강서연은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무심코 가방을 꽉 잡았다.

이곳은 강주에서 가장 비싼 오성급 호텔이라 그녀는 평소 문 앞을 지나면서도 고개 들어 간판을 쳐다보지 못했다.

이런 곳에서 음식을 먹으면 그녀의 월급으로 아마 밑반찬 한 접시도 사지 못할 것이다!

구현수가 그녀를 이끌고 안으로 들어가자 종업원 두 명이 깍듯하게 90도 경례를 했고 매니저가 앞으로 마중 나오며 노련하게 미소 지었다.

“어서 오세요.”

“현수 씨!”

강서연은 불쑥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왜 그래?”

“우리...”

‘우린 돈이 모자란다고요. 딴 곳으로, 저렴한 곳으로 바꾸면 안 될까요? 우리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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