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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영업팀은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서 중 하나에요.”

성소원이 일부러 회사 정기 회의에서 야유 조로 비아냥거렸다.

“누구든 영업에 천부적 재능이 없으면 자리만 떡하니 차지하지 말고 다른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남겨줘야죠! 우리 회사는 노후 보내러 온 장소가 아니란 걸 다들 잘 알고 있겠죠? 오더를 한 개도 내리지 못한 채 기본 수당만 받는 사람은 앞으로의 진로를 좀 더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요!”

강서연은 줄곧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오후 내내 그녀는 구겨진 미간을 펴지 못했다.

다만 종일 지쳐있다가 집에 돌아왔는데 문을 열자마자 구현수가 양반처럼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다. 주방은 텅 비었고 목을 축일 따뜻한 물조차 없었다.

강서연은 오랫동안 참은 서러움이 그 순간 완전히 폭발하고 말았다.

“당신... 밥을 안 지었어요?”

구현수가 흠칫 놀라더니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눈앞의 그녀는 작은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었고 어깨를 들썩거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강서연은 맑고 커다란 두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다만 질문 조의 말투가 전혀 질문처럼 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서러움에 북받친 새신부가 제 남편 앞에서 애교를 부리는 것만 같았다.

구현수는 가슴이 움찔거려 그녀를 더 지그시 바라봤다.

“왜 그래?”

그는 소파에서 일어나 무고한 표정으로 물었다.

“결혼한 뒤로 줄곧 당신이 밥을 했잖아?”

강서연은 머뭇거리다가 입술을 꼭 깨물었다.

구현수의 체구에서 무언의 압박감이 느껴졌다. 그녀 앞에 서 있으니 덩치가 훨씬 더 커 보였고 순간 강서연은 마냥 연약해 보였다.

게다가 그녀의 성격이 온순하고 너그럽게 포용해주다 보니 구현수를 탓할 것도 없었다.

다만...

“그래요, 맞아요.”

강서연이 시선을 아래로 떨구며 말했다.

“줄곧 내가 밥을 했죠. 하지만 이젠 출근도 해야 하잖아요. 현수 씨가... 현수 씨가 집안일을 좀 분담하면 안 되나요? 이 집에 나만 사는 것도 아니잖아요! 내가 오늘 늦게 돌아왔는데 현수 씨가 밥을 짓지 않더라도 최소한 식자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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