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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하수영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건 강소아와 친해진 후로 그녀가 처음 거절한 일이었다.

줄곧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최군형의 눈에는 놀라움과 기쁨이 가득 찼다. 당연히 하수영이 먼저라 하수영에게 팔찌를 끼워줄 줄 알았다. 강소아의 대답은 그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그의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하수영이 작게 웃었다. 두 사람이 일심동체가 된 모습을 보고 있는 그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애써 웃으며 말했다.

“귀한 물건인 거 알아. 내가 가지겠다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래? 그럼... 그럼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가자, 그건 되지?”

하수영이 기대 어린 눈빛으로 강소아를 바라보았다. 강소아는 마음이 약했다. 이렇게 불쌍한 척하고 있으면 강소아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줄 것이었다.

게다가 그저 팔찌 하나일 뿐인데, 사진 찍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하수영은 강렬한 직감에 사로잡혔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팔찌는 분명 일반 팔찌가 아니었다.

‘육 선생님이 이걸 알아야 하는데...’

하수영은 작게 웃으며 강소아의 팔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강소아는 미소를 지으며 옆으로 피하더니 팔찌를 빼 최군형에게 쥐어주었다.

“군형 씨, 이렇게 귀한 건 넣어두는 게 좋겠어요. 이러다 망가뜨리면 큰일 나요.”

최군형은 어리둥절하게 있다가는 이내 웃음을 지으며 계단을 올라갔다.

하수영이 놀란 듯 입을 열었다.

“소아야, 너...”

최군형이 방에 들어간 뒤에야 강소아는 머쓱하게 웃으며 하수영의 팔을 잡아끌었다.

“미안해!”

하수영은 굳은 표정으로 그녀를 뿌리쳤다.

“수영아! 그거... 군형 씨가 준 거라서 다른 사람이 끼는 것도, 사진 찍는 것도 싫어. 이해해 줘.”

“사랑 얻은 지 얼마나 됐다고 우정을 잃은 거야? 팔찌 하나가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그래! 나도 남친 생기면 한가득 사달라고 할 거야!”

“응! 군형 씨 말 들어보니 그 팔찌 별로 비싼 것도 아니래. 지금도 충분히 살 수 있어!”

강소아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하수영에게 미안했기에 듣기 좋은 말만 골라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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