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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최연준이 피식 웃었다. 김자옥은 어떤 일이 있어도 최연준에게는 말하지 않고 강서연에게만 전화를 걸곤 했다. 김자옥에게 며느리는 친딸 같은 존재였고, 아들은 주워 온 자식이나 마찬가지였다.

최연준도 엄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김자옥의 좋은 소식은 보통 자신의 주가가 올랐다든지, 경쟁 상대의 주가가 내렸다든지, 사업을 확대했다든지, 눈엣가시가 없어졌다든지 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곧이어 김자옥이 한 말에 최연준은 머리가 하얘지는 것을 느꼈다.

“나 남자친구 생겼어... 한 번 만나봐!”

“네?”

최연준이 화면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강서연의 반응이 빨랐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액정에 얼굴을 부딪칠 뻔했다.

“뭐라고요? 남자친구? 진짜예요?”

강서연이 최연준에게 눈치를 주었다. 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최연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최연준은 고지식한 사람이 아니었다. 부모님의 이혼이 그에게 상처가 되긴 했지만, 만남과 결혼은 억지로 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인연이 아닌 두 사람을 억지로 묶어놓는 건 누구에게도 못 할 짓이었다.

더군다나 김자옥과 최문혁의 결혼은 오직 가족의 이익을 위한 정략결혼이었다. 서로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갈라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최연준은 기분이 이상했다. 그는 아버지가 딸을 혼내듯 무거운 목소리로 질문하기 시작했다.

“엄마, 어떤 사람이기에 이렇게 신났어요? 어떤 사람인지 잘 관찰해요! 혹시 다른 걸 노리고 접근한 거면 어쩌려고요?”

“이놈 자식! 내가 행복한 게 싫어?”

“그런 게 아니잖아요! 억지 부리지 마요!”

“너 다시 한번 말해봐!”

“됐어요... 어머니, 이 사람 원래 이런 거 아시잖아요. 상대하지 마세요!”

강서연이 최연준을 눌러 앉히고 웃는 얼굴로 김자옥에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김자옥이 화가 조금 풀린 듯 조금씩 진정했다.

강서연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님의 행복이 곧 저희의 행복이에요. 하지만... 연준 씨가 걱정하는 것도 이해는 돼요. 대체 어떤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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