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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최연준이 묘한 웃음을 지었다.

“거기 남겨서 아버님 조수로 삼고 싶으신가 봐.”

강서연은 어리둥절했지만 얼마 안 지나 그 말을 이해했다. 전에 윤정재가 말했다. 누군가는 참지 못하고 송임월을 해치려 할 것이라고, 하지만 자신도 언제까지나 그곳에서 지켜볼 수는 없다고.

이제 서지현도 있으니 지켜보는 눈이 하나 더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서지현은 총명하고 반응이 빠른 데다 임기응변에도 능해 윤정재의 훌륭한 도우미가 될 수 있었다. 누군가 송임월을 해치려 해도 누구보다 빨리 이를 저지할 수 있을 터였다.

“우리 아빠 대단하긴 하네! 그런데 지현이도 그러겠다고 했대요?”

“맨체스터 시티에 있을 때, 지현이가 나석진 씨 호텔에서 묵었잖아? 아버님, 어머님 바로 옆 호실에서 말이야. 그때 좋게 본 모양이야. 게다가 너도 지현이에게 잘해줬고. 그게 고마웠는지 바로 승낙했대.”

“하지만 임월 전하 상태가... 지현이가 다치는 건 아닐지 걱정돼요.”

“송임월이 지현이에게 엄청나게 잘해준대. 자기 옷까지 꺼내서 입게 해주나 봐.”

“그래요?”

강서연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최연준이 핸드폰을 꺼내 윤정재가 보낸 사진을 찾았다. 서지현이 송임월의 옷을 입은 사진이었다.

송임월의 옷은 서지현의 몸에 딱 맞았다. 게다가 그녀의 연갈색 머리카락까지 더해져 언뜻 보면 젊은 시절의 송임월 같았다.

강서연이 인상을 썼다. 뭔가 이상했다.

“왜 그래, 여보?”

“우리 아빠가 이상해요. 아빠가 누구한테 사진 찍어주는 거 봤어요? 그런데 지현이의 사진을 간직하고 있다니... 뭔가 알아낸 거 아니에요?”

최연준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하지만 이 느낌은 방향을 알 수 없이 그저 마음속에 떠다니기만 했다.

“현수 씨, 지현이는 어릴 때부터 맨체스터 시티에서 살았어요. 송임월은 쭉 남양에 있었고요. 하지만 그 둘... 머리색이 같아요!”

머리색뿐만 아니라 몸매, 심지어는 미간이 주는 미묘한 인상마저도 같았다.

두 사람은 눈빛을 교환했다. 서로의 놀란 눈빛 속에서 둘은 무언가를 직감했다.

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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