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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그날의 기억

그녀의 말에 안효주는 눈앞에 있는 여자가 윤성아의 엄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윤성아의 동생이 사고를 쳤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안효주는 아주 불쾌한 얼굴로 윤정월을 밀쳐냈다. 그리곤 차갑게 식은 눈길로 윤정월을 보며 말했다.

“미쳤어요? 제가 다시 한번 말씀해 드리죠. 전 윤성아가 아니에요! 그 뻔뻔한, 다른 사람의 내연녀 노릇이나 하는 당신 딸이 아니라고요! 운성 안씨 가문이라고 알아요?”

안효주는 거만한 태도로 이어서 말했다.

“그 병신 같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세요. 전 안씨 가문의 딸 안효주라고요! 그쪽이 찾는 딸은 영주시 베린 그룹에 있고, 여전히 뻔뻔하게 베린 그룹의 대표님을 꼬시고 있다고요. 거기로 가면 아줌마 딸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말을 마친 그녀는 질색하는 얼굴로 윤정월을 발로 차 냈다. 그리곤 이내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한정판 핸드백을 든 채 윤정월의 시야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윤정월은 놀라 그대로 굳어버렸다. 바닥에 주저앉아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만 빤히 보았다. 그녀의 걸음걸이를 보니 확실히 윤성아가 아니었다.

‘하지만 어떻게? 내가 만난 사람이 윤성아가 아니라면, 어떻게 윤성아랑 똑같이 생길 수가 있는 거지?”

그녀는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리고 더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22년 전.

윤정월은 혼전임신으로 여자아이를 낳게 되었다. 그녀가 아이를 낳은 그 날, 병원에는 또 다른 출산 임박 환자로 다른 임산부가 이송되었고 엄청 강대한 그들의 기세에 병원이 떠들썩하게 되었다.

윤정월은 병원에 있는 사람들이 쑥덕대는 소리를 듣게 되었고 옆 침대에 있던 임산부가 혀를 끌끌 차며 말을 꺼냈다.

“쯧쯧, 세상에. 듣기로는 저 집안 아내가 영주시로 친가 부모님을 만나러 왔다가 갑자기 양수가 터졌다고 하던데, 분명 집안에 돈이 많겠네요! 남편의 차림새만 봐도 비싼 정장 쫙 차려입고 있잖아요. 심지어 차까지 끌고 왔다던데요? 전 자동차를 TV에서만 봤는데!”

윤정월이 입원한 병실엔 총 세 개의 침대가 있었고 전부 임산부들이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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