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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고백을 거절하다

여은진은 아주 호탕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현재 베린 그룹 비서실의 실세이기도 했다.

시끄러운 구경꾼들을 몰아내고 난 여은진은 윤성아의 곁으로 다가가서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

“다른 사람 말은 들을 것 없어요. 성아 씨만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면 돼요. 저는 원 대표님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거든요. 자, 이젠 일하러 갈까요?”

이날 결과적으로 베린 그룹의 모든 사람이 윤성아가 호진 그룹 강주환 대표의 내연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천우혁도 포함해서 말이다.

이러한 사실에도 천우혁이 윤성아에 대한 열정을 꺾지 못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절대 누군가의 내연녀일 리가 없다고 말하고 다녔다.

퇴근길, 천우혁은 급기야 999송이의 장미꽃과 깔끔한 정장을 무기 삼아 베린 그룹 아래에서 윤성아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성아 씨, 사랑해요!”

천우혁은 높은 목소리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그러고는 긴장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이어서 물었다.

“제 여자친구가 되어줄 수 있어요?”

때는 퇴근 시간이라 회사 아래에는 많은 사람이 있었다.

“사귀어라!”

“사귀어라!”

모든 사람이 한마음으로 외치고 있었다.

천우혁의 도를 넘은 행동에 윤성아는 슬슬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사람이 많을 때 거절하면 더욱 효과적일 것 같아서 입을 열려고 할 때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핸드폰 화면을 확인하고 난 윤성아는 몸을 흠칫 떨었다. 그리고 진동이 몇 번 더 울리고 난 후에야 수락 버튼을 눌렀다.

전화 건너편에서는 남자의 불쾌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회사 앞이야. 빨리 와.”

“...”

윤성아는 놀란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다가 멀지 않은 곳에 세워져 있는 차를 발견했다. 선팅이 되어 있는 관계로 차 안이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남자의 차가운 눈빛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때 전화 건너편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네가 스스로 올래? 아니면 나한테 끌려올래?”

“제가 스스로 갈게요.”

전화를 끊은 윤성아는 바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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